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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02일(월) 07시43분47초 ROK
제 목(Title): Re: 동생을 훈련소에.....



글을 읽으니까 옜날 생각이 짠~~~~~~~ 나는 군요. 연병장에 선착순 집합해서
8열 종대로 관중석(? 가족들 앉아 있는데)을 한바퀴 돌고 분류하는데로 들어
갑니다. 여기서 부터 군기를 잡기 시작하는 데, 뭐 별거 이나죠 마음만 굳게
먹고 있으면.... 여기서 입소대대 중대와 번호를 분배합니다. 곧 막사로 
들어가서 전투복 및 세면도구를 지급받고... 갈아입고, 사회에서 입었던 옷
과 신발을, 사회에서 가졌던 안일한 생각들을 종이에 둘둘 싸서 겉에 주소를
적고 밖으로 나옵니다(약 일주일 후면 받아 보시겠죠. 부모님, 특히 어머님은
이거 받으시고 또 눈물이 글썽글썽). 집합해서 잠시 앉아있다가 저녁을 위해
식당으로 갑니다. 충격적이죠. 냄새나는 밥, 반찬은 달랑 깍두기와 된장국(
군대에서 똥국이라고 부르는), 전 이거 먹으면서 (처음으로) 가슴속으로 
울었습니다. 앞으로 보내게 될 기간이 솔직히 걱정스러웠죠. 

식사 후, 별 일없이 모였있다가, 내무반에 들어와서 그냥 침상에 앉아서(눕진
못하게하고) 주위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불침번 당번 정하고 그냥
잡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선 청소하고 밥먹고 신검대에가서 신체검사
다시 받습니다. 이튿날은 평가대에가서 특기와 관련된 주특기를 받게 되는데
이것은 훈련이 끝날때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날 오후부터 사람들이 불려
나가는데, 불려나간 사람들은 훈련소로 들어갑니다.(입소대대는 훈련소는
아니죠) 비로소 훈련이 시작되는 거죠. 이기간중, 괴롭긴 하지만 마음과
몸이 단련되는 기간이죠. 저 같은 경우는 굉장히 건강해졌죠. 술, 담배 없이
운동만 하니까요. 그리고 6주가 끝나면 자대 배치 받습니다. 순전히 학력과도
무관하고 재수로 볼 수 있는데, 제 생각으로는 전방이 훨씬 좋은것 같습니다.
군대가 더 편하고 덜 편한데는 대개 없는 편인데, 설사 더 힘들다고 하더라도
전방에서 군복무 하는것이 더 군인 답다고 할까요?

자대 처음 배치 받은 날, 군대에서 두번째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슴속으로 
울었습니다. 저도 철책 근무를 하게 됐는데, 전방이라서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서죠. 군대는 적응하기 나름이고 적응하기가 다소
어려울 뿐, 일단 적응되면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전 불행히 나중에 차출되
어 전방의 모부대에서 전산실에서 근무했는데, 소총수로 근무했더라면 훨씬
보람스러웠다고 생각됩니다.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동생분이 이제 시작한 군생활 건강하게 무사히
전역하기를, 그리고 사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시각을 갖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동생은 여느 군인들처럼, 그렇게 맑은 정신으로 살아갈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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