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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1월27일(화) 18시48분23초 ROK
제 목(Title): 성격...


이건 악몽이다. 벗어날 수 없는 악몽.

결혼한지 일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내의 욱하는 성질은 변함없다.

그녀도 자신의 성격을 잘 알고있다. 하지만 화낼때 화내고 뒤끝이 없다고 자랑스레

말한다. 하지만 그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변명일뿐.. 한번 화가나면 수년전의 

일부터 트집을 잡아 끝도 없는 독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점점 더 증폭

되어서 손에 잡히는 물건을 닥치는대로 집어 던진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씩씩거리면서.. 이때의 일그러진 아내의 얼굴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 쳐진다.

그 자리를 난 피할 수 없다. 피하려 하면 일이 너무나 커져버린다. 그녀는 

미친듯이 달려들며 그 자리를 피하려는 날 할퀴고 밀치고... 

결혼초엔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도 욱하는 성질이 

있고 고집도 있었다. 아내의 이런 성질을 처음보자 정말 너무 황당하고 흥분한 

나머지 손찌검을 하고 말았다. 이 사건은 내 일생의 최대의 실수였다.

장인 장모님은 말할것도 없고 나를 25년도 넘게 키워주신 부모님께서도 날 짐승 

취급하셨었다.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었다. " 니 아버지가 니 엄마 때리는구나 

넌 그걸 배웠냐?"는 아내의 독설에 난 부모님께 너무나도 죄송했다.

아무도 아내의 이런 성질을 탓하는 사람은 없었다. 난 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교회다니는 놈이 더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그리고 아내를 진정 이해해보려고...

너무나도 힘들다. 평상시의 아내와 화났을때의 아내는 너무나도 달라서 어느것이 

진짜인지 분간하기도 어렵다. 아내와 대화를 나눌때도 너무나 조심스럽다.

사소한 농담도 나중에 화가나면 난 기억도 나지않지만 끄집어내어 독설을 퍼붓기 

때문이다. 아내는 자신의 생각을 너무 나도 분명하게 얘기한다. 남들의 반응은 

생각 안한다. 하지만 난 나의 생각을 아내에게 얘기할땐 주저하게 된다. 

아내의 생각과 다르면 아내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난 겁이 난다.

아내가 화낼때 정말 무섭다. 피하고 싶다. 나도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말 하며 

살고 싶다. 아내가 던지고 부숴버린 것들의 잔해를 치울땐 정말 너무나도 

처량해진다. 하소연할 사람도 없다. 남들은 아내를 시원 시원하다느니 또는 

천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말을 들을때면 씁쓸한 마음을 금할길이 없다.

아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싫은 소리를 못한다. 그들이 하는 부탁을 거절하지도 

못한다. 자신의 시간을 소비해가며 남의 일을 한다. 남의 얘기는 잘 들어준다.

그래서인지 남들은 아내에게 이것 저것 부탁한다. 아내는 나에게 이 스트레스를 

퍼붓는다. 입에 담기도 힘든 그들에 대한 험담 그리고 이어지는 자신의 분을 

못이기는 집기의 파손. 거의 공식이 되어버렸다.

피곤하다. 지친다. 정말 이해하고 싶지만 이런 아내가 점점 무섭기만 하다.

아내의 화가 풀린후에 조심스럽게 화 내는 것도 좋지만 어느정도 자제하는게 

좋을것같다는 말을 하곤한다. 하지만 아내는 자신의 이런 성격을 당연시 하는데다가 

남의 말을 절대 귀담아 듣지 않기 때문에 똑같은 일이 반복될 뿐이다.

벗어 나고 싶을때가 많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란 생각이 앞선다.

물론 이럴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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