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7년09월17일(수) 17시13분18초 ROK 제 목(Title): 사랑하기... 키즈에서 사람을 만나본 건.. 그가 세 번째 남자이다. 그도 물론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가끔 이런 내 성격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고, 가끔은 엄마에게 투정도 부린다. 좀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키워주시지 그랬어요...... 난 지금.. 하나 밖에 모른다. 그 하나가 떠나있을 땐 허전함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마음 속에 기억으로 남는 다른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 나는 모든 것을 그에게 속한 일부로 만들어 버렸다. 난 처음에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데 그가 어떻게 내 마음 속에 들어오겠냐고.. 그렇지만, 그저 자리지킴 그 자체만으로도 나를 이렇게 무능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나 자신을 그에게 맡겨버린 것이다. 어쩌면 나라는 사랑은 위험할 수도 있다. 그가 잠시 나를 내버려두는 사이에 내 곁에 있어줄 다른 사람에게 또 다시 나를 의지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벌써 3년을 흘렸다.. 문득 그와 지내온 시간을 세어본 건 얼마 전 들은 친구의 결혼 이야기로부터이다.. 최근에 인터넷 통신에 맛을 들인 그 친구는 몇 달(?)간 통신하고 겨우 두 번 만나본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 친구는 거의 직장에서 기숙하기 때문에 통신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인데 말이다.. 난... 그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을 느끼는데도 3년이 걸렸다.. 이제 겨우 진지한 대화를 해보려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결혼이란다.. 그가 나더러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뜻일까.. 요즘 들어 세대차이를 많이 느낀다.. 옳지 않다고 뿌리친 길을 감히 삼년이나 아래 후배는 타협하라고 한다. 가치관의 차이이며.. 삶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그런 가치관이라는 것을 모를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후배의 말을 듣고 분개한 것은.. 지금 내가 살아가는 것도 이미 타협을 했기 때문인데.. 선배의 가치관을 더 포기하라는 권유.. 나는 어느 새 후배의 말에 젖어들어 넋두리를 하는 초라한 선배가 되었다.. 그는 나를 초라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와 함께 바깥 세상에 설 때면 가끔 부끄럽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를 위해 버릴 것들이 있기 때문에.. 수치일 수도 있지만, 죄의식일 수도 있다.. 그의 안에서 만큼은... 난 초라하지 않다... 기승전결이 전혀 맞지 않는 논설문 덩어리였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