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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7년09월16일(화) 00시25분31초 ROK
제 목(Title): 또.. 





그의 삐삐 비밀번호를 눌러버렸다. 

바보같이 왜 생일을 비밀번호로 만들었을까? 

처음에는 가슴이 콩당 콩당 뛰고, 찔리고, 죄지은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음성 사서함을 듣는것을 즐기고 있는것 같다. 

이젠 정말 죄의식도 못느낀다. 

무섭다. 

그의 사서함에 녹음된 내 목소리, 벌써 일주일전 녹음인데, 

다른 메세지는 몇시간 후 혹은 며칠 후 지워지는데, 

내 목소리는 계속 남아있다. 

우연일까? 

아니면 그가 아직도 나를 좋아하고 있는걸까? 
그가 비밀번호를 바꾸기 전까지는 나의 이 '나쁜 버릇'은 계속될 것 같다. 

나 역시 아직도 그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관음증'의 한 형태일까? 


나도 내 삐삐 비밀번호를 바꿨다. 

나처럼 내 생일을 아는 누군가가 내 사서함을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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