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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31일(화) 19시39분27초 ROK
제 목(Title): 0123



 오전에 친구랑 영화를 봤다.
 강변역에 생긴 거대한 테크노 마트라는 곳에 있는 CGV라는 극장에서.
 새로 생겨서인가 깔끔하고 스크린이 높이 달려 있어 앞 사람에 가리지 않아 좋았다.
 
 마르셀의 여름이라는 이미 지나간 영화를 초대권을 이용해 보게 되었다.
 학교 선생님인 마르셀의 아버지가 학생들에게 20세기의 희망에 대해
 확신에 차서 얘기하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과학이 발전하고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고 모든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될 거라는 얘기를...
 20세기의 시작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희망에 들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14년 후, 그리고 41년 후, 그후로도 오랫동안.
 그 희망이 비참하게 짓밟히는 것을 목격했어야 됐겠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어쩌면 나 역시 세기말 증후군이라는 것에 시달리고 있는 걸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21세기에 대해 그리 큰 희망을 갖지 않는다면 오히려 실망도 적을까.
 단지 그뿐이라면. 
 사람들이 실려가는 그 길에 서있기 때문에 느끼느 감정이라면, 생각이라면.
 그리 걱정할 바가 아니겠지.
 단지 그뿐이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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