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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28일(토) 22시36분23초 ROK
제 목(Title):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며..5


 여자는 원래 변덕이 심하다던데 나도 마찬가지..
 가끔 편지를 주고받고 하다가..왠일인지 나는 다시 그를 불렀다.
 내 말 한마디면 다시 온다는걸 알기에..다시 하이텔로 오라고 말했다. 그는
 유보시켰던 아이디를 다시 살렸고 다시 전처럼 매일 편지를 주고받고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참 이상하게도...만날때나 만나지 않을 때도 항상 함께 있다는
 느낌...내가 다시 부르면 내 곁으로 오는 사람...
 
 우리가 많은 시간을 알고 지냈지만 직접 만난적은 한번도 없었다.
 아마 못믿을 지도 모르지만....사실이다.
 전에 그가 기숙사 오픈 하우스에 오라고 초대를 했는데 그때 난 남자친랑 거의
 깨질 무렵이었고 남자친구와 함께 오라는 그의 편지를 받고 그냥 무시해버렸다.
 그는 '이소라의 프로포즈 같이 갈 사람이 없어 걱정이에요' 라고 말했지
 '이소라의 프로포즈 같이 가실래요'라고 말하지 않았다.
 '잉글리쉬페이션트는 누나랑 볼거에요..'라고 말했지만 같이 가자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아마 만나길 거부한 쪽은 그가 아니라 내쪽이었을 것이다. 그는
 항상 내 의사가 우선이었다. 내가 만나자고 말을 꺼냈으면..네 그러죠. 라고
 대답할건 뻔한 일이니까...

 나는 편지에 접속을 꼭 보라고...그리고 꼭 피카디리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 편지를 쓴 다음날 그는 혼자서 피카디리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사실 접속을 같이 보자는 편지를 써야했는데...그도 너무 원했을테구..
 그는 접속을 보고와서 쓴 일기를 보내주었다. 영화감상과 나의 이야기가 있는..
 내가 놀란건 그는 일기에 나를 이름 그대로 부르고 있었다. 님자도 붙이지 않고
 누나라고 하지도 않고..그냥 oo이라고....그냥 그대로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은
 그대로의 이름으로 부르고 싶었다구....

 난 왜 그와 만나지 않았을까....상상이 깨질까봐? 아니면?
 어쩌면 무서워서 인지도...실제로 만나면 통신에서의 우리의 만남이 깨져버릴것
 같았다. 깨지지 않는다해도 달라질것 같아서...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만났다고해도
 달라질건 없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정말 좋아하기때문에..
 겁이 났다. 모든게 다 사라져버릴까봐....그래서 난 그를 떠나보냈다.
 마지막편지를 그에게 보냈다. 다시는 편지를 쓸 수 없을거라고...이젠 정말  
  안녕이라고...없는 영어 실력으로 영어로 쓴 편지였다.
 우린 가끔 하기 힘든 말을 할때는 영어로 얘기를 했었기때문에...영어로 보냈다.
 한글로는 말하지 못했을 I love you란 말도...

 난 이제 그를 만나지 못한다. 영원히....
 접속에서 만날 사람은 언젠가 꼭 만난다고 했지만...내 생각은 다르다.
 세상엔 만나지 않아도 좋은 사람이 있다...라고.....그리고 헤어질 사람은
 만나지 않는게 더 좋다는 그의 말에도 동감한다. 난 철저히 그 말에 따랐으니까..

 그가 이 글을 읽을 수 있을가?
 그가 비비할 확율은 80퍼센트 정도...비비를 해도 키즈할 확율은 반정도..
 키즈를 해도 이보드에 올 확율은 반정도..그리고 이 보드에 와도 이 글을 읽을
 확율도 반정도....그렇다면 못읽을 확율이 더 높은 것 같다.
 그래도 그는 어디선가 이 글을 읽을거라고 난 생각한다. 아니 읽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다 알고 있을거라고....
 그리고 어쩌면 시간이 흐른 뒤에 내가 다시 그를 부르면...그는 다시 내 곁으로
 오겠지...너무 보고싶고 그리워지면 텔레파시를 보내야지 잘있냐고...
 내 목소리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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