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27일(금) 00시14분02초 ROK 제 목(Title):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며..4 짧은 이별... 그가 방학동안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처음엔..헤어지는게 믿기지 않았다. 믿고 싶지도 않았고...이메일을 보내겠다고 약속하고 갔는데 이메일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세달....나는 그없이 사는 법에 익숙해진 것 같다. 조금씩 중독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세달이 고맙게 느껴진다. 세달후에...그는 돌아왔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그 모습 그대로..열심히 수다를 떨고 어리광 부리고 얘기해달라고 졸라대고...하지만 난 변해있었다. 그가 없는 동안 그로부터 벗어나겠다고 다짐했고 연습했다. 그래서...매일 쓰던 편지의 수가 점점 줄어갔다. 일주일에 3통..2통..그리고 1통... 하이텔에 들어왔다가 내 편지가 없는걸 확인하고 실망해서 나가는 그를 알면서도.. 결국 그는 아이디를 유보시켰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었다. 나는 편지지를 사서 편지를 썼다. 전자우편이 아닌 진짜 편지를.... 그는 캐나다에서 찍어온 사진을 같이 보내주었다. 딱 한장 밖에 없다는 그 사진도. 그는 나보다 두살이 많은데도 항상 날 누나라고 불렀다. 언젠가 내가 오빠라고 부르겠다고 하니까 무척 놀라면서 그러지 말라고 펄펄 뛰었다 사실은...난 정말 오빠라고 부르고 싶었다. 그는 일기도 가끔 보내주곤 했다. 에이 플러스를 받은 레포트도...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 이유를 물으니까 하루하루가 지나면 다 사라져버리는게 아쉬워서라고 했다. 나중에 일기를 보면 그때 무얼 했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난 정말 그에 관해 많은걸 아는 것 같다. 친한 친구, 여자친구, 학교, 공부, 부모님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우리는 항상 대화할때 91.9를 틀어놓고 함께 같은 노래를 들었다. 노래도 따라 부르고....그와 이야기하면 언제나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1시간이 1분처럼...다섯시간이 5분처럼...그러다 날이 하얗게 밝아면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지곤 했다. 이렇게 늦은 밤 심심하고 할일 없을땐...더욱 생각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