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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Seri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
날 짜 (Date): 1998년03월23일(월) 14시58분24초 ROK
제 목(Title):  


바닷가에 갔다.
바람이 무척 세게 불었다.
바다를 향해 돌을 던졌다.
바다에 채 닿지도 못하고
모래 위로 힘없이 내린다.
바다를 향해 섰다.
저 바다가 네가 있는 곳이라면
잘 지내고 있냐고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잘 지내고 있냐고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그렇게 외쳤을 텐데...라고
아주 조금 아쉬워했다.

이제는 며느리가 보고 싶다고
집에 갈 때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면서 또 하시는 말씀은 언제나 같다.
이런 여자는 이래서 안 된다,
저런 여자는 저래서 안 된다...
여자들에게 너무 잘 대해주지 말아라,
자기를 좋아하는 걸로 오해하게 된다...
그냥 웃어버리고 말거나,
저도 잘 알아요 아버지.라고 대답하고 만다.

이제는 더이상 내 가슴을 멍들게 하고 싶지 않다.
실컷 좋아하게 사랑하게 된 여자 가슴에도
부모님이 갖고 계신 조건들 때문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그런데 자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미치겠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난 이것밖에 안 된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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