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aileron (지 은) 날 짜 (Date): 1999년 2월 5일 금요일 오전 05시 16분 36초 제 목(Title): Re: 아기를 낳긴 낳아야 할텐데... 제가 그냥 넘어갈수 없는 문제라서...:) 전 석사 끝날즈음 저희 신랑 만나 결혼하구 바로 아기를 가졌었어요. 어쩌나 많이 고민도 했지만, 배부른 상태로 석사 끝냈지요. 제 경우는 입덧도 없고 해서, 아이 가졌을때는 학교 다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요. 그냥 힘이 더 들다 뿐이었죠. 그런데, 계속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아이는 태어났구, 시어머니나 저희 엄마나 아이를 봐주실 생각이 없으셨어요. 요즘 다들 그러시잖아요. 제가 생각해도 그런거 부탁드리는거 너무 염치없는거 같구요. 뒤늦게 그 고생을 또 누가 하시구 싶으시겠어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전 퀄리 공부하다 포기하구 학교를 그만두었지요. 2년반을 그냥 집에서 있는데, 공부나 일하시던 분들. 그거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모르실거에요. 도저히 못참겠어서 중간에 한번 같이 해보자구 시작했었어요.아이 돌 지나서. 근데, 신랑이 자기가 공부를 그만두거나 내가 그만두거나 둘중 하나 하자구 손을 들더군요. 어쩔수없이 제가 또 포기했죠. 여긴 미국이라 아이가 두살이 되면 pre-school이라는데 갈수가 있어요. 그래서, 두살이 되자마자 학교를 보냈어요. 근데, 문제가 2살엔 일주일에 세번 그것도 오전만 갈수가 있다는거에요. 그러니, 오후에 수업이 있으면 제가 아이를 데리고 갈수밖에 없었지요. 미리 교수한테 얘기를 하고 맨 뒷자리 앉아서 아이랑 수업을 듣는데, 그거 못할 짓이더라구요. 결국은 수업 끝까지 못듣고, 어영부영 학기를 마쳤어요. 제대로 학교 시작한건 아이가 3살이 되어 매일 학교를 갈수 있을ㅤㄸㅒㅤ였어요. 물론, 눈에 넣어도 안아프게 제눈엔 이쁜 딸이 있지만, 저보다 늦게 와서 일찍 끝내는 사람들 보면 정말 속 쓰리더군요. 제가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쓰는건, 이 다음 얘기가 하고싶어서에요. 박사 수료했다 하시면 수업은 일단 다 끝나신거니 시간은 좀 플렉서블하시겠네요. 얼마나 남으셨는지는 모르겠는데요, 1년정도면 끝나신다면, 지금 가지셔두 되지 않겠어요. 그럼, 임신 기간엔 사람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얼마든지 학교 다니시며 일 하실수 있으실거 같아요. 근데, 만약 더 많이 남으셨다면, 끝날때까지 절대 아이 낳지 마세요. 한국에 계신거 같은데, 누가 도와주시겠다면 모를까요. 친정이나 시댁 가까이 이사가셔서 낮동안만 누가 봐주시면 안될지 한번 여쭤보세요. 저녁때는 엄마랑 아빠가 같이 있을테니, 상관없잖아요. 아무도 그렇게 해줄 의사가 없으시다면, 박사 끝날때까지 절대 낳지 마세요. 갓난 아이 데리고 혼자서 졸업 못하십니다. 그리고, 나이 말씀 하셨는데요. 저 아는 선배언니는 서른 넘어 첫 아이 낳았는데, 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산모는 처음 봤어요. 남편 되시는 분이 더 미룰수 없다고 하신다면, 아이 낳은 다음 방안도 생각해보셨는지 한번 말씀해보세요. 거의 다 끝나가는 공부 이제와 그만두고 아이 낳고 집에만 있으라고는 안하시지 않겠어요. 시부모님들은 대부분 다 같으실거에요. 며느리 그냥 집에서 아이보며 살림 잘해주길 바라시는거요. 그런 마음도 이해는 하지만, 당사자가 그걸 행복하다고 생각지 않으면 누구도 강요할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남편되시는 분도 그런걸 알고 결혼하셨을테구요. 사람마다 원하는것도 다르고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도 다르겠지만, 그만큼 해오셨다는걸 보면 저랑 비슷한 분이 아닐까 싶거든요. 그렇다면, 이제와서 마음 약해지시고 포기하시면 나중에 정말 엄청나게 후회하실거 같아요. 알아서 하시겠지만, 맘 약해지시지 말고, 끝까지 원하는 일 밀고 나가셨음 해요. 일단은 부모님께 말씀 드려보세요. 우리나라에서 놀이방이란거 있다죠. 그거 몇살부터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갈 동안만 아침부터 오후까지 봐주십사 하구요. 안되면 공부 끝나실때까지 아이 낳으실 생각 하지 않는게 좋을거 같아요.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셨음 해서 올려봅니다. **행복이란 사랑이며, 결코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들 영혼 속에서 스스로 터득하고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강렬한 움직임이 바로 사랑이다. 많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그만큼 행복하다. ** 얼마나 살아야 이 말들에 공감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