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evian (philo) 날 짜 (Date): 2010년 12월 14일 (화) 오전 02시 26분 38초 제 목(Title): Re: 희생이란 사실 애들을 키우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것이 희생인가 아닌가를 생각하고 가치를 판단할 여유조차 없다는게 육아의 현실 아니겠습니까 희생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육아의 과정중에는 아이를 키움으로서 하고 싶은걸 참아야 하는 고통(?)도 있지만, 제 경우엔 순간순간 너무 하기 싫은걸 해야 하는 상황도 만만치 않게 많았습니다. 작게는 자다가 새벽에 깨기, 졸면서 기저귀 갈기, 크게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을 꾹~~ 참기... 하고 싶은걸 참는다는 수준도 아이패드 사기 이런 수준이 아니라 성인과 대화하기, 하루종일 누워있기, 극장 가기...예컨데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제 애들이 어느정도 커서 이 단계의 욕구충족은 어느정도 되네요) 각설하고 저는 엄마입장에서, 어느 누구도 아이에게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것에 그것이 희생이나 아니다를 논해줄 자격(죄송합니다. 마땅한 부드러운 단어가 생각나지 않네요)은 없다고 생각해요. 산에 오르는 과정을 즐기라...고 하는 것은 글쎄요... 너무나 그저 이론적인 얘기라서...엄마에겐 잘 와닿지가 않네요... 희생이라고 말할 용기는 감히 나진 않는데, 저는 결국 육아의 과정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일을 포기한 경우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란 것은 제가 20대 초반부터 꿈꿔오던 일이었고, 아이가 없었다면 어느정도 성취할 수 있었을테지요. 제 결정에 감히 '내 인생의 희생'이라고 말할 용기는 없는데, 육아가 아니었다면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므로, 이것을 딱히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육아의 과정을 즐기기 보다는, 제 경우엔 늘 포기해야했던 일에 대한 미련때문에 힘들었지요. 아무튼간에... 매일매일 아이를 데리고 나가 경험을 하게 하는 상황이, 결과적으로 누구에게 도움이 되었던 간에, 그 순간 엄마는 분명히 '하기 싫은일을 해야 했던'순간이거나 '다른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 했던' 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단순히 옆에서 너의 욕심이고 아이는 피곤하다. 라고 단정하면 엄마는 너무 가슴아플것 같은데요. 어차피 희생이란 개념은 받는 쪽이 아니라 주는 쪽에서 결정하는 거니까요. 어쨌든 저는... 제 힘든 육아기간을 희생이라고 생각하진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중에 정말 괴로운 시츄에이션이 발생할 거 같아서... 여담하나, 친구 시어머니가 늘 '니 남편땜에 내가 얼마나 희생하고 살았는지 모를거다' '뭘 그렇게 희생하셨는데요(솔직히 등록금 한푼을 대주셨어요, 도시락 한번을 정성껏 싸셨어요--;;;)' '내가 니 시애비랑 이혼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니 남편땜에 이날 이때까지 참고 살았다' -_-;;;;; 정말 최고의 희생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