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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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10년 03월 16일 (화) 오후 09시 42분 09초
제 목(Title):   마중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내 친구 녀석은 꼭! 강아지를 키우라고 권유를 한다.
그 이유가 밤늦게 귀가를 하면 유일하게 길길이 날뛰면서 반기는 녀석이 
강아지밖에 없다는 것이다.
만일 그런 이유에서 강아지를 키워야 한다면, 나는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왜냐면 다빈이가 그런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상기를 하는 의미에서 밝히자면, 다빈이는 이제 38개월차이다.
한참 에너지가 넘치는 중이고, 달리기와 덤블링과 점프에 취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아이보다 잠이 많은 엄마는 (애를 재우고 아침 먹이는 일은 내 
몫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려서 몸을 움직여서 놀아주는 일은 다 
소화를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현관문을 여는 소리를 들으면 다빈이는 득달처럼 달려 나와서 
점프점프를 하며 깔깔대고 웃고는 "아빠! 보고 싶었어"라고 얘기를 해 준다.
(아마도 진심으로 보고 싶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하루종일 같이 놀아주는 주말에도 함께 TV를 보고 있다가 문득 옆에 
앉은 나를 보며 "아빠! 보고 싶었어"라고 말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집에 들어갈 때에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무척 조심하는 편이다.
왜냐면 한달에 한두번은 다빈이가 잠이 들어있기 때문인데, 귀가해서 아이가 
자고 있으면 문득 서글퍼지지만 그래도 잠이 많지 않은 아이라 잘 때에 깨우는 
것은 극히 피하고자 함이다.

어제도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번에는 다빈이가 뛰어 나오지 않는다.
시계를 보니 10시 30분.
혹시 자나 싶어 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들어갔다.
그런데 다빈이는 늦은 저녁을 먹는 중이다.
장난기가 돌아서 살짝 다가간 다음에 눈을 가리며 "누구게?"를 해줬다.

그랬더니 다빈이가 휙 돌아보며 금세 눈물이 돋더니 입안 가득히 들어있는 
밥풀을 튀기며 "아빠~ 너무 슬퍼" 그러면서 울기 시작한다.
나는 가슴이 철렁해서 "뭐가 그렇게 슬퍼?" 물어봤더니..
"오늘 하루 종일 엄마한테 혼났어요. 맴매도 맞았어요."라고 이른다.

아.. 차라리 잠 자느라 섭섭하게 만들었을 때가 나았다.
얼굴을 보자 마자 울기 시작하니까 (내가 놀아주면 금방 분위기를 바꿀 수 
있지만) 나도 가슴이 시리다.

(이날 결국은 다빈이가 2시에야 잠이 들었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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