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blueyes (魂夢向逸脫) 날 짜 (Date): 2009년 12월 26일 (토) 오전 09시 29분 08초 제 목(Title): 모텔 복도의 비명 작은 어나니에서 모텔 복도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대한 얘기가 있어서.. (원래 다른 보드에서 읽고 작어에다 쓰는게 키즈 룰인가?) 내 오랜 경험에 따른 결론부터 말하자면.. 방음처리를 한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모텔은 방음은 잘 안되는 편이고 불륜들이 많이 가는 모텔은 방음이 잘 되는 편인거 같다. 오히려 호텔이 방-방 간의 방음은 좋은 반면 복도로 흘러나오는 소리는 취약하다. 아침에 작어의 글을 읽으며 곰곰 생각해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모텔은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도 장사가 된다. - 젊은이들은 아직 비명이 많거나 크지 않다. - 불륜들은 모텔이라도 고급스런데를 선호한다. 모텔에서 비명소리를 들으려면 차라리 여름에 창문을 열어놓으면 쉽다. 옆에 건물이 있다면 그 건물의 벽에 다른 방의 소음이 반사되어 들리니까. (요새는 에어컨이 하도 빵빵해서 창문을 열어놓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으나, 나는 에어컨 바람을 싫어해서 에어컨을 틀더라도 창문을 열어놓는 편이다.) 반면에 호텔은 다들 아시겠지만 방문 밑으로 신문도 넣을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떠있다. 바닥이 카펫이라 소음이 반사되는 정도는 무척 약하지만 문틈으로 직접 나오는 소음은 막을 수 없다. --- 글 쓰는 분위기를 바꿔서 --- 호텔 방문을 그렇게 설계한 놈도 사실 바보같긴 마찬가지이다. 비명소리를 서로 듣게끔 해서 경쟁심을 유발하여 호객을 하려는 천재적인 발상이 아니라면 말이다. 사실 내가 호텔에 묵을 때마다 방문 밑의 그 틈새에 대해서는 소리가 새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물론 비명소리가 새 나가는 것을 걱정한건 아니고 청력이 좋지 않은 내가 TV를 크게 틀어놓아 다른 손님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이유이다. ^_^ 하지만 호텔마다 그렇게 설계된 것으로 보아 내가 괜한 기우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 수많은 호텔이 모두 바보는 아닐진대 하나같이 그렇게 생긴 방문을 보면 왠지 안심해도 될 것 같은 근거없는 신뢰가 생기지 않는가. 게다가 소음이 새 나가는지 바깥에서 확인할 방법도 없지 않은가. (이 대목에서 내가 TV 소음을 걱정했다는 것이 구라가 되어 버렸다. TV 소음이 걱정되었다면 TV를 켜놓고 밖에 나가서 들어보면 되니까. 즉, 내가 걱정했던 소음은 내가 나가서 듣지 못하는 상황의 소음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흠냐.) 어쨌거나.. 이 문틈이 소음에 취약하다고 확신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엊그제 크리스마스 새벽의 일이다. 아침까지 잠을 못들고 있던 나는 담배를 피우러 옷을 입고 로비로 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시간까지 들려오는 방방마다의 비명소리. 그다지 크게 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어렴풋이 들리는 고주파음을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내 취약한 청력을 감안하면 누구라도 모르긴 어려울 정도. 그래서 갑자기 화가 났다. "난 이게 뭐야?" 아, 그게 아니라 여지껏 근거없는 신뢰를 했던 내 자신의 바보스러움에 대해 화가 났다. 사실 일부러 만들어 놨다고 보기에 문틈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기껏해야 신문이나 빌을 넣어두는 용도랄까? 그에 반해 그 틈을 저렴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도대체 얘네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넓은 틈을 만들어 둔걸까? 바닥에 납짝 붙어서 방안을 엿보라고? 바닥에 찰싹 붙는 행위를 엿보기보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엿보는 용도의 구멍이라면 다른 위치에 만드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래야 엿보다 들키더라도 얼른 얼버무릴 수 있지 않은가. 엿보는 구멍을 방문의 다른 위치에 배치하는 경우의 유일한 단점은 이거다. 구멍의 높이에 따라 "luser"와 "winer"가 갈린다는 것. (노파심에.. 철자는 일부터 틀린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