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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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아아빠)
날 짜 (Date): 2009년 12월 25일 (금) 오전 05시 30분 09초
제 목(Title): Re:   고역



 음.. 제가 깨들은 것 한 가지 풀겠습니다.

 인간관계란 것이 한 번 굳어지면 좀처럼 달라지지 않더군요.
 예를들면, 어떤 친구는 만나면 항상 밥을 사고, 어떤 친구는 만나면 항상 제가 
밥을 사게 됩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물어보면 거의 항상... 그냥 그렇다... 
저 친구가 돈이 나보다 훨씬 많으니까, 혹은 저 친구보다 내가 더 많이 
버니까.. 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다들 가난하던 학창시절 때부터 그래왔던 
것이죠. 어느 순간 그 틀을 깨보고 싶어서 일탈을 해보면 다들 상당히 불편해 
하더군요. 어린왕자에 나온 여우가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길을 들인다"고..

 집사람과 저와의 관계도 이미 길이 들어있어서 제가 뭔가 바꿀라치면 
부부싸움으로 직행하게 되더군요. 가령, 쓰레기 치우기와 금붕어, 햄스터 집 
치우기는 언제나 제 몫인데 주말에 할라치면 귀찮아질 때도 있는데, 이걸 끝내 
안하고 넘어가도 집사람은 "제가 할 일"이라서 안하더군요.

 우리 집은 놀러갈 때, 집사람이 운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가 제가 
길눈이 어두워서 몇 번 헤매는 걸 본 집사람이 참다못해 운전대를 잡은 것이 
화근이었죠. 그 이후로 부부싸움 시에 불평은 늘었지만 놀러갈 때 운전하는 
것은 "집사람이 할 일" 목록에 등록되었습니다.

 blueyes님도 인간관계가 굳어지신 것일 따름입니다. 사모님이 특별히 사악한 
것이 아니고, 처음 길을 잘못 들이신 것이죠. 글을 보니 직장에서도 너무 
유능하셔서 항상 시달림을 받으시는 듯한데, 저처럼 살짝살짝 사고치고 꼭 하고 싶은 일만 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스타일을 바꿔보세요. 적당한 게으름뱅이로 사는 게 편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습니다. 

 저도 시스템 혹은 조직이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의 역할은 미미하다고 
보는 편이라, 되도록 내가 유능하더라도 꾹 참고 직접 일은 하지 
말고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드니까
어느 정도 중간관리자가 되었는데, 사고치는 놈들 수습을 
해보니 맨날 같은 일이 반복되더군요. 
그래서 아예 대형사고만 막고 사고치는 
걸 예방하여 미리 조금씩 도와주니까 일이 더 잘 되더군요. 
어느 정도 시간이 있는 조직이라 남들을 길들일 시간이 있고, 사람의 
능력을 보고 일을 주면 대형사고는 터지지 않는 상태까지 오니까 
편해지고 직접 뛰면서 일할 때보다 유능하단 평가를 받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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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리는 단순하고 진실은 소박하다.         |.-o|
^                                        ㄴ[ L ]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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