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노란컵) <math1.kaist.ac.> 날 짜 (Date): 1998년 9월 17일 목요일 오전 09시 11분 22초 제 목(Title): 짐을 꾸리며 낼 모레면 이사를 가야 한다. 짐을 꾸리다 보니 그 사이에 살림이 제법 늘었다. 낯선 땅에서 처음 갖게 된 우리 보금자리. 이곳에 처음 도착하던 저녁 우리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양손에 든 무거운 이민용 가방을 제외하곤. 이곳에서의 첫날 밤 우리는 카펫 바닥위에서 꽉 부둥켜 안고 잤다. 그날 6월의 새벽은 몹시도 춥게 느껴졌다. 그 후로 매트리스를 사고, 며칠간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밥을 먹다 식탁을 사고, 책꽂이를 사고, 책상을 사고.. 사람이 사는데는 이것 저것 필요한 모양이어서 한동안 주말마다 우리는 무언가를 열심히 사 날랐다. 이곳에서의 석 달. 상자에 집어 넣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여전히 가난하긴 하지만 그것들을 바라보니 행복해진다. 석 달. 생활의 흔적, 시간의 흔적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