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WeddingMarch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Mountain (머언 산)
날 짜 (Date): 2002년 1월  2일 수요일 오전 06시 03분 02초
제 목(Title): 부부란


무엇때문에 함께 사는것일까...하는 생각이 새벽잠을 설치게 한다.
예전 모교에서 근무할때, 과 지도교수님께 전북지방에서의 일자리를
부탁하러 갈때 그분께서 나에게 물으셨다. 부부가 무엇때문에 함께
사는지 아느냐고...그냥 웃고만 있던 내게 '부부는 추억때문에
산다'고 하셨던 기억이 새롭다. 아마도 결혼 후 줄곧 주말부부로
지냈던 내게 남편과 함쳐 살아보겠다는 생각이 매우 바람직한 결정
이라는 것과 함께,빨리 합쳐서 오래도록 함께살 추억거리를 만들어
가라는 말씀임을 알긴 했지만.

그런 독려에도 불구하고 난 그후로도 일년동안을 여전히 주말부부 생활을
청산하지 못했다. 그때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사표까지 던져두고
연고지가 전북쪽인 교수님께 일자리도 부탁드렸건만,결국엔 다시
여기서 직장을 잡게되고 그냥저냥 여기서 눌러앉게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그때 내려가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것은 아니다. 그땐 그럴만한 이유와
사정들이 있었으니깐...그렇지만.

남편과의 신경전이 생길때마다 그때 차라리 내려갔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항상 떠나질 않는다. 내려갔다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겠지만, 이런 신경전의
원인들은 크게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말부부인 내게 더없이 금쪽같은 3일 연휴를 남편과 거의 몇마디
말도 없이 얼굴 피한채 지내고 나니,나중엔 내가 왜 화가 났었는지는
생각도 않나고, 이런 상활을 초래한 남편에 대한 미움과 원망 자체만
더 커지고 말았다. 나나 내 친정식구들 보다는 자기네 식구들(내겐 시집식구)을
더 끔찍해 한다는 것,한해의 마지막 눈오는 오후에 뒤뚱거리며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홀로 차를 마시며 내리는 눈과,드나드는 연인들을
바라보며 청승맞은 시간을 보내게 만든것,그리고 이렇게 추운 신새벽엔
말도없이 내려가버려 해결의 실마리조차 놓치게 된 이 모든것이 다 남편때문
이라는 생각에 더욱더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남편에서 나 하나만을 위해주고,더 생각해달라는 요구가 너무 내 욕심만
차리는거라는것을 알면서도,그래도 지금 이때만큼은 그가 그래주었으면
하는 강한 마음엔 더더욱 그를 이해하며,내 이기심을 반성하려는 노력을 포기
하게 된다. 머지않아 곧 태어날 나의 아기를 생각하면 이런 나의 마음가짐이
아기에게 해가 된다는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자꾸 마음은 모질어지기만
해서 나도 날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