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WeddingMarch ] in KIDS 글 쓴 이(By): valery (비너스) 날 짜 (Date): 1998년 6월 18일 목요일 오전 04시 58분 55초 제 목(Title): 결혼 둘이 생글생글 웃으며 칼트를 밀고 슈퍼마켓을 이리저리 휘젓고 나갔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세일 상품들. 여기 저기 세일하는 빵, 과일, 햄을 별 생각없이 집어들어 넣고...남편이 집어넣는 야채 과일들은 "왜 이렇케 많이 사.. 별로 안 먹는 건데.."하며 도로 선반대에 올려 놓고 장을 보고 집으로 왔다. 집에서 남편 왈."넌 왜 이렇케 싼 것만 즐기니? 니가 산 건 다 유효기간이 내일되면 지나 다 못먹는 거야! 그리고 내가 사면 얼마나 산다고 집었던 물건 도로 집어 넣어?" 하며 내게 불평을 토로했다. 내심 찔리는 데가 있어.. "왜 그래?"하며 아양을 떨어 봤지만 "그래.. 됐어. 이제."하는 말을 하면서도 기가 상당히 죽어 있음에 틀림이 없었다. "결혼 전엔 하고 사고 싶은 것 다 샀는데.. 결혼하고 나니.. 뭐 내마음대로 하나 사지도 못하고"하며 한숨 섞인 푸념을 듣는 순간.. 왜 그리.. 그이가 불쌍해 보이는지. 수박을 썰어 갖다주고 어깨를 주물로줘도 풀죽은 말소리와 힘없는 어깨가 여전히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차라리.. 내게 소리라도 지르고 화라도 내면 내 속이 더 편할텐데.. 아무 말도 없이 있는 모습에 내가 더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화가 나면 나한테 따져!!! 왜 그렇케 기가 죽어 있어.. 남자가!" 하며 내가 되려 소리를 치니.. 남편은 드라이브하러 밖에 나가잰다. 차안에 있으면서 둘이 아무말도 없이 왔던 길 또 가구하며 한시간을 그렇케 헤매고 다녔다. 돌아와서기분이 많이 풀렸는지.. "너 때문에 그런게 아니라... 그냥....******* ". 그제서야 난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원래 내가 엄마랑 장보러 다닐때.. 우리 엄마가 워낙 손이 커서 사다가 남주는 게 더 많아서 습관이 되서 그런거야~~ 담 부터 안 그럴께.."하며 미안한 표정짓자.. 그제서야 남편 얼굴이 환해지더라.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턴 난 세일하는 음식보단.. 남편이 무얼 좋아하는 지에 더 관심이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쓸데 없이 간섭하는 일도 없어지고.. 둘이 함꼐 살아가는 것은 때로는 큰 힘이되고 재미있을 때가 있지만 한편으론 나의 어떤 모난 부분을 가지를 쳐야 하는 고통도 따를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런 고통이 있음에 내가 더욱 성숙되는 것이겠지만. "나"로서의 내가 죽어야 "우리"로서의 가족이 더 행복해 질수 있다는 걸 난 느꼈다. 결혼이란 "내"가 "우리"가 되는 신의 선물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