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ou ] in KIDS 글 쓴 이(By): com4ys (주전자) 날 짜 (Date): 2001년 3월 8일 목요일 오전 12시 41분 35초 제 목(Title): 일본 여행기2 - "기타큐슈" 2월 16일(금). 출항은 늦었지만, 예정대로 시모노세키 항에 도착했다. 일본은 남쪽나라라서 따뜻할 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꽤 추웠다. --; 뿐만 아니라... 눈까지... 부산에도 안 내리는 눈이, 이 남쪽 나라에서 내리다니... 바다를 북쪽에 끼고 있어서 그런가? 전철(덴테츠)를 타기 위해 시모노세키 역으로 향했다. 배에서 내리기 전에는 그저그런 작은 항구처럼 보였지만, 육교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일본에서는 별일 아닌 것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깨닫긴 했지만 처음엔 놀라기만 했다. (음냐, 촌티...) 그리고, 무인운전으로 착각하기도 했던... 자동차들은 역시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었고, 왼쪽으로 가고 있었다. 여기가 일본이군. 이 동네(규슈 지방)의 철도는 거의 전철화 되어 있는데, 북쪽 지방의 중심도시 중에 하나인 기타큐슈(北九州)가 첫 여행지였다. 시모노세키에서 기타큐슈 시의 중심인 고쿠라 역까지는 두 정거장인데, 전철비가 270円이었다. 뜨아... 역시 살벌한 물가로군... 기타큐슈라는 도시는, 인구 100만이 갖넘는, 우리의 광주 정도 규모의 도시이다. 그런데, 깔끔히 정비된 거리와 거의 모든 계단이 있는 곳에 같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유치하지만, 솔직히 부러웠다.^^; 어쨌든 이동네도 눈은 안 왔지만 날씨가 너무 추웠다. 바람도 많이 불고... 고쿠라역의 information center에 가서 이런저런 관광 팜플렛을 구하고, 코인락커(コイン ロッカ-)에 배낭을 넣었다. 그리고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역 앞에 있는 막꾸도나루도(--; マックドナルド)에 가서 199円짜리 치킨 카즈버거를 사먹었다. 이 동네는 써있는대로 가격을 받지 않고 세금 5%를 꼭 붙이는 게 맘에 안 든다. --; 다른 일행 몇은 시장쪽으로 가서 김밥이나 초밥을 먹고 왔다고 한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모여서 같이 일단 서일본종합전시장이라는 곳으로 같다. 도중엔 moving walk가 설치되어 있다. North American fare라는 걸 한다고 한다. 뭔지는 모르지만, 짧은 영어로 거기에 있는 사람에게 이게 뭐하는 거냐고 물었건만, 모두들 "스미마셍"뿐이었다. 전시장이라는 데서 영어를 조금이나마 할 줄, 아니 알아듣는 사람은 절대 만날 수 없었다. 일본 사람들 영어 못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발음뿐 아니라 진짜 못한다는 말이 사실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쩌업. 어쨌든 당황스러웠다. 서일본전시장엔 1000円shop이 있었다. 늘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던 나는, 당연히 휴대전화를 안 가져왔으니, 시계를 사야했다. 맘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샀다. 말이 천 엔이지 어김없이 5%의 세금이 붙는다. 결국 1050円. 그 곳에서 좀 있다가 그 옆의 기타큐슈 국제 회의장이라는 곳을 갔지만, 진짜 볼 것이 없었다. 바람이 무척 세게 불었다고 기억된다. 실망하고는 그냥 다시 역(えき)으로 왔다. 음... 역시 길이 움직이니까 편하다. 얘들은 진짜 게으른가보군. 역에선 다른 사람들과 갈라졌다. 나는 고쿠라 성이라는 곳으로 갔다. 350円이라는 입장료에 비하면, 정말 볼 것이 없는 곳이었다. 다만, 한가지 열받는 것이, 조선통신사 - 이 동네는 조선통신사 행렬의 길목이었다. -의 행렬 미니어처에 朝鮮通信士라고 써놓고, 영어로 Chinese Procession이라고 달아놓은 것이었다. 무슨 의도인지... 나쁜~... 분명 조선=China가 아니라는 점은 알 터인데... 한국인이 그래도 꽤 오는지, 기타큐슈의 과거와 오늘을 설명하는 비디오엔 한국어 가이드가 달린 헤드폰이 있었다.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나와서 시립중앙도서관을 갔다. 책이 꽤 되는 편이었지만, 심지어 만화책까지 모두 세로쓰기인 점은 정말 맘에 안 들었다. 그림 감상에도 방해가.... --; 볼 만한 것도 없구... 그 옆의 역사박물관도 100円 내고 들어갔지만, 별 볼일이 없었다. 이 도시는 계속 별 볼일 없다! 단가 시장으로 돌아와서 지겹게 걸었다. 참, 같이 여행한 일행 대부분이 누나들이었는데, 정말 여자들은 쇼핑을 좋아하는 것 같다. 사지도 않으면서... 쩝. 백화점 같은 곳을 들락거리다가, 고쿠라 역 옆의 PLAZA라는 곳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다른 일행이 올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지. 너무 춥다. 6시에 다른 일행이 와서 코인락커에서 배낭을 꺼내고, 또 배를 타기 위해 모지역으로 갔다. 불과 한 정거장인데, 전철비가 200円이나 한다. 윽... 전철 의자가 기차처럼 되어 있는 것은 맘에 들었다. 모지역에 온 이유는 오사카까지 세토나이카이를 배를 타고 가기 위해서이다. 모지역에서 신모지항까지는 셔틀버스가 있다. 여기서는 커피중독인 내가 결국 참지 못하고 120円짜리 캔커피를 사먹고 말았다. 전화카드(1000円)도 샀구... 으음, 돈을 아껴야 하는데... 집에 처음으로 전화를 하는데, 금새 300円이나 떨어지고 말았다. 윽.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국 부산에 친구가 있다는 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한국어가 들리니 말을 걸었나보다. 제주도, 서울, 부산, 목포 등을 가보았다고 하는 것 같았다. 영어를 조금 한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ship을 '시뿌'라고만 발음한다. --; 배의 이름은 명문대양훼리였고, 배에 타자마자 컵라멩~으로 저녁을 때웠다. 어제 서울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비행기를 타고 합류하기로 한 누나가 느즈막히 왔다. 보기와는 달리 26이라고 했다. 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