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ou ] in KIDS 글 쓴 이(By): com4ys (주전자) 날 짜 (Date): 2001년 3월 8일 목요일 오전 12시 40분 33초 제 목(Title): 일본 여행기1 - "부산에서" 2월 15일(목). 부산항 국제 여객 터미널에서 부관페리(캄푸훼리)를 탔다. 오늘은 대한해협에 파도가 심하다. 3m나 된다는군... 그래서 출항이 꽤 늦어졌다. 원래 계획은 8시경이었는데, 12시에 출항한단다. 일행들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내가 제일 막내였다. 훔... 하지만, 여러 나이대가 섞였을 때는 제일 나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편하다. :) 내가 일본에 가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지난 여름이었다. 원래 인도에 가보려는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아두고 있었지만, 같이 다니는 어떤 친구의 꾀임에 넘어가서(^^;) 일본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 친구-집이 부산임- 말에 의하면, 배타고 일본에 가서 세이쥰쥬하찌(靑春18) 패스를 끊어서 여행하면, 싸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물가 비싼 나라를, 물론 고생이야 하겠지만, 배낭여행 한다는 것은 꽤 솔깃한 생각이었다. 나중에 보니 그런 여행자가 굉장히 많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 친구는 같이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같이 겨울에 학교에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같이 덤비기도 했지만, 여행은 나 혼자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나에게도 몇몇 문제가 있었기에 도망간다는 생각으로 떠난 것이기도 했다. 아무리 배낭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이 게으른 내가) 혼자서 훌쩍 대책도 없이 떠난다는 것이 정말 무리였다. 그래서 인터넷 여행사인 M사의 여행 상품에 쫓아가기로 했다. 이동과 숙박은 같이 하지만, 개개 여행은 자유여행 식으로 한다는 것이 게으른 나로서는 매력적인 조건이었지.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여권(군미필은 여권 받기 위해 꽤 고생을 해줘야 한다.)을 얻었고, 일본 비자도 얻어서 15일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부산이야 전에도 종종 와봤지만, 부산항에 가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설마 그럴리야... 했지만, 부산 사람들도 페리 터미널의 위치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부두에 있다는 사실은 나도 지도를 보고 확인하긴 했지만, 1부두가 좀 큰 동네인가? --;; 누군가의 말처럼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기사 아저씨들은, 그냥 걸어가라고 할 뿐이었다. 그 근방을 한참 헤매다가 겨우 터미널을 찾았고, 전에 한번 본 얼굴들을 다시 볼 수 있었다. :) 여기 직원들도 공무원인지라, 그들의 퇴근 시간에 맞추기 위해선 일찌감치 배를 타야했다. 출항은 여덟 시지만, 배엔 다섯 시 쯤 타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병무 사무소에 출국 신고를 하고, 배에 올랐다. 이 배는 유명한 '부관페리', 보다 정확히 말하면 '캄푸훼리'다. 물론 '부'와 '관'은 부산(釜山)과 시모노세키(下關)을 딴 것인데, 한국 배는 부관페리, 일본 배는 캄푸훼리다. 물론... 일본 배가 시설이 좀 더 좋다. 하마유(はまゆう)라는 이름의 이 배는 꽤 큰데, 안에 목욕탕(!)이 있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듣던 대로 음료 자판기에 써있는 가격은 120円이었다--; 아직은 돈을 쓸 수 없지. 흠... 아껴야해... 한국을 떴다는 설레임을 묻어두고 첫날 밤을 배에서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