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Jou ] in KIDS 글 쓴 이(By): leehs (젠틀이) 날 짜 (Date): 1999년 5월 3일 월요일 오후 05시 23분 53초 제 목(Title): 영남 알프스 III 너덜지대가 지나고 정상 봉우리가 보이는 능선에 올라서 뒤에 오르는 후발대에게 야호를 외치고 어디쯤 왔나를 확인하는데 반응이 없어 잠시 기다리다 정상에서 기다리자며 다시 정상 방향을 향해 한걸음씩 전진... 능선을 타고 오르며 앞쪽에 정상의 사자봉이보이는데 이만큼 가면 되지 하고 가도 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조금은 힘들게 느껴지게 하는 곳이었다... 어쩌면 열심히 앞만 보고 열심히 노력하다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게 정상을 밟았을 때 느끼는 것보다 정상만을 바라보며 가다보면 오히려 지치고 힘들어 지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런지... 후에 알았지만 우리가 처음에 정했던 코스보다 사장봉을 통한 사자평쪽으로 선택한 코스가 가장 어려운 코스였다고 한다... 그래도 지난 설악산에 비하면 별로... 능선을 따라 관목들을 지나다 보니 지난번 예년보다 20여일 먼저 내린 첫눈이 아직도 음지에 쌓여 있었고 정상에 다다를수록 바람이 심하게 불어왔다... 이렇게 오른지 2시간여 만에 1189미터의 천왕산 사자봉에 도착하여 정상아래 펼쳐지는 경관을 감상... 우리나라 등줄기에 해당하는 태백산맥 자락의 아래부분의 이루는 산줄기를..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밀양시의 시가지... 붉은 단풍들은 아니지만 가을이 깊어 가며 노랗게 물들어 가는 낙엽송과 푸른 소나무들이 이루고 있는 주변 산들의 경치를 잠시 느긋하게 감상하였다... 우리가 오른 능선에 사람들이 보여 우리 일행들에게 야호로 우리의 정상에 있음을 알리고 손을 흔들었는데 응답이 없어서.. 정상에 부른 강한 바람에 안들리는줄 알고 자리를 옮겨가며 야호를 지르고 바람이 잦으며 지르고.. 계속 야호 외치다가 목이 쉴뻔함... 진짜로.. 정상에서 후발대를 기다리려다가 거친 산바람이 매서워 문선임이 메모를 남기고 제약산 방향으로 향해 내려왔다... 제약산쪽으로 내려가다 분지를 이루는 곳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억새풀밭의 시작.. 누렇게 마른 억새풀 군상들을 보며 갑자기 어린시절로 돌아가 조그만 나무를 총으로 삼아 가슴까지 올라오는 억새풀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전쟁놀이를 하고픈 생각이 문득 떠오르며... 잠시 동안 주위를 둘러 보이며 그곳의 경치를 감상하였다.. 그곳에 있는 간이 매점에서 따뜻한 국물이 일품인 오뎅을 먹고 생수를 사고 천천히 제약산으로 올라가며 문선임으로부터 예전에 산에서 만났던 아가씨이야기며 우리나라의 불교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영광(?)을 맞이하고.. 실은 내가 지나친 아가씨들을 보고 운을 띠었걸랑... 히히.. 억새풀밭을 뒤로하고 조그만 능선을 오른지 얼마 안되고 아래 표충사에서 출발한지 3시간여만에 제약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준비했던 사과, 귤을 먹으며 후발대를 기다리며 땀을 식히며 아래에 펼쳐지는 150만평을 자랑하는 사자평의 억새밭을 감상... 10월말부터 11월초에 노랗게 변해가면서 군락을 이루는 억새풀들의 전경...산바람에 씨앗이 날렸지만 새로운 모습들로 바람에 따라 흔들리면서 아늑함을 느끼게해주는 억새풀들의 군락들... 반대편으로 우리가 올라온 표충사에서 금강폭포쪽의 계곡.. 이렇게 감상하며 기다리다가 땀이 식으면서 조금은 추위도 느끼고 바람이 세지 않은 곳에서 뒤늦게 오시는 일행을 만나 황대장님이 준비하신 정상등반주인 꼬냑을 한잔씩 돌아가며 무사 등정을 자축하고 정상봉앞에서 기념 사진 찍음... 근데 역시 우리는 한글 세대인가보다. 제약산 정상에 한문으로 봉우리 이름과 해발 몇 미터라고 써있는데 우리들은 몇미터인지는 정확히 읽었지만(숫자니까) 봉우리이름은 각기 달라 수미봉, 세미봉, 또 무슨미봉... 결국은 나중에 하산하여 입구 표지판에 나온 한글로된 표지판을 보고 알았다... 우리는 여기서 한문도 알아야 우리가 올라간 봉우리 이름도 알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 엄청난(?) 진리를 깨달았다.. 근데 이건 나만 깨달았나? 당신은 특별하기를 원합니다. 누구나 다 그렇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아주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이미 특별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누구와도 다른 유일한 존재이니까요.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은 있었던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 First thing first... 젠틀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