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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 in KIDS
글 쓴 이(By): mariah (<')333><)
날 짜 (Date): 2002년 4월 10일 수요일 오후 11시 35분 44초
제 목(Title): [대본] 명랑소녀 성공기 (5)


#1 / 야구장(밤) 
라이트를 환하게 밝힌 야구장. 
내야를 돌아서 홈인하는 기태. 
홈플래이트 앞에 서있는 양순. 

기태 (득점한 선수인양 두 손 들고 뛰며) 
와. 와. 야구 안봤냐? 홈런 치고 들어오면 손바닥으로 
이렇게 해주는거다. 
자 다시 홈인한다. 와 와. 
양순 (하는 수 없이 하이파이브 해주고) 
기태 기쁘게 해야될거 아니냐 기쁘게. 
너 우리 편 맞냐? 
양순 내가 공모 떨어진 것이 그렇게도 기분 좋아유? 
워뜨게 그렇게 좋아할 수가 있어유? 
기태 야. 
양순 왜유? 
기태 (망설이다가) 진짜 얘기해줘? 
양순 또 뭘유? 
기태 너 있잖냐. 1등이다. 
양순 (제대로 듣지 못하고 귀찮다는 듯) 그만 놀려먹어유. 
기태 진짜다. 떨어졌다는거는 거짓말이고. 
차양순이 스노이 공모전 1등이다. 
양순 야? 정말이유? 정말 내가 1등이유? 
기태 그래. 
양순 (껑충껑충 뛴다) 음마! 세상에! 
세상에 이런 일도 다 있구먼.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아이구 고마워유. 참말 고마워유. 
기태 (기뻐하는 양순을 보니 기분이 좋다) 
(표정 감추고) 너 상금 받아서 그렇지? 
돈이 그렇게도 좋으냐? 쯧쯧. 
양순 (기뻐서 흥분한 상태) 왜냐면유, 그 상금 타면 빚을 
갚을 수 있거든유. 빚 갚으면 가정부 생활 안해두 된단 
말이예유! (하며 기태가 했던 것처럼 1루를 향해 
내야를 돌기 시작한다) 
기태 (뭔가에 세게 한 반 맞은 얼굴이다) 

내야를 껑충껑충 뛰고있는 양순 위로 

양순(e) 빚 갚으면 가정부 생활 안해도 된단 말이예유. 
기태 (뒤통수를 얻어맞은 충격에 멍하니 서 있다) 

양순, 3루를 돌아 홈인한다. 

양순 (기뻐 어쩔줄 모르고) 홈런! 홈런! 
(기태가 했던 것처럼 하이파이브 손 드는데) 
기태 (갑자기 뒤로 획 돌아서 간다) 
양순 (머쓱한 표정으로 뒤에서 기태를 본다) 
기태 (굳은 표정으로 가는데) 

#2 / 거리(밤) 
화나서 성큼성큼 앞서 걸어가는 기태. 
뒤에서 쫓아가는 양순. 

양순 이봐유. 아저씨. 아저씨! 
(팔 잡으며) 아저씨! 
잠깐만 서봐유! 
기태 놔 이거. 
양순 워째 또 그런데유? 변덕 변덕 
해도 아저씨같은 변덕은 없을거구만유. 
기태 (다시 걸어가며) 조용히 해. 
양순 좋다구 야구장에서 겅중겅중 뛰어다닐 때는 언제고, 
웃다가 갑자기 볼때기 맞은 사람마냥 그러니께 그렇지유. 
뭔 일인지 말을 해야 알아먹지유. 
옆에 있는 사람도 생각해야지 워째 자기 기분만 부린데유? 

기태, 뛰어가서 택시를 타고 문을 닫는다. 

양순 이봐유 아저씨. 

택시 떠난다. 

양순 (뛰어간다) 아저씨. 
잠깐만유. 아저씨. 

택시 저만치 가다가 선다. 
양순, 화가 나서 뛰어가 탄다. 

#3 / 카페(밤) 
나희 (깜짝 놀란다) 뭐야? 뭐라구 오빠? 
그게 정말이야? 
준태 (끄덕인다) 
나희 우리 엄마가 양순이 그림을 뽑아줬다구? 
우리 엄마 왜그래? 챙피해 정말. 기가 막혀. 
준태 거기까지는 나희 너랑 양순이랑 비기고 있었어. 
나희 누구야? 마지막에 양순이 편 든 사람이 누구야? 
준태 기태 형이야. 
나희 (깜짝 놀란다) 
준태 기태형, 너 작품인줄 알고 있었지만 양순이 편 들어준거야. 
나희 (분해서 입술을 떤다) 
준태 기태형, 양순이 뽑아주고 나서 기분 좋아하는것 같던데? 
나희 (박차고 나간다) 
준태 나희야. 나희야. 
(다시 앉으며 빙긋이 웃는다) 

#4 / 기태집 앞(밤) 
택시에서 내리는 기태 양순. 

기태 (말도 안하고 대문을 연다) 
양순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따라들어간다) 
기태 왜 따라와? 가. 
양순 아까 널어논 빨래는 걷어야지유. 
(하늘 쳐다보고) 저기 달무리 진거 봐유. 비온다니께유. 
기태 (버럭) 인제 내 집에 안올건데 빨래는 뭐하러 걷어? 
양순 (깜짝 놀라서) .... 
기태 필요 없으니까 가.(대문 닫고 간다) 
양순 참말로 요상스런 사람이여. 
(안에다 대고) 빨리 꼭 걷어유. (간다) 

#6 / 기태 거실(밤) 
들어오는 기태. 
소파에 독을 쓰고 앉아있는 나희. 

기태 왔냐? 
나희 오빠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수가 있어? 
기태 내가 뭘? 
나희 오빠 양순이 그림 뽑아줬다면서? 
기태 (신경질적으로) 그게 왜? 
나희 그게... 왜냐구? 
기태 왜? 
나희 오빠 양순이 좋아해? 
기태 무슨 소리하는거야 지금! 
나희 양순이 좋아하는거야 아니면 가지고 노는거야? 
기태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마! 
나희 지금까지 양순이랑 같이 
어디 있다가 오는건데? 
기태 (말 못한다) 
나희 웃겨 정말. 
오빠 지금 웃기는거 알아? 
기태 말도 안돼는 소리 하지말라니까. 
쓸데없는 소리 할거면 가. 
(2층으로 올라간다) 
나희 (분해서 보다가 획 돌아선다) 

#7 / 기태 마당(밤) 
현관 문 쾅 닫고 나오는 나희. 
뭔가 벼르듯 독기를 품었다. 

#8 / 나희 거실(밤) 

문사장 양순아. 잘했다. 축하한다. 
너한테 그런 재주가 있는줄은 몰랐다. 
양순 감사해유 사장님. 운이 억세게 좋았어유. 
안성댁 밤잠 안자고 부지런을 떨더니 잘됐네. 
문사장 내일 시상식 있으니까 준비하고. 들어가 쉬어라. 
(방으로 들어간다) 
양순 야. 안녕히 주무셔유. 
안성댁 양순아 너 상 타면 내 몫도 좀 줘야된다. 
내가 너 뽀시락거리는 소리에 잠도 잘 못자고 얘. 
양순 걱정마셔유. 지가 한턱 단단히 낼게유. 

양순 안성댁 웃는데 이때 독쓰며 들어오는 나희. 

나희 (웃는 양순을 노려본다) 
즐거운 모양이지? 
양순 .... 
나희 재수없어 정말.(2층으로 간다) 
양순 (쳐다보다가 무시하고) 
(안성댁에게 웃으며) 아짐니 뭐 드시고 싶으세유? 

#9 / 나희 집 앞(밤) 
나와서 심호흡하고 하늘 보는 양순. 
계단에 앉으며 생각한다. 

(제 4부 61씬 빌딩 옥상) 
양순 점박이 무늬가 한마리 있었는데 안보이데유? 
워뜨케 된거유? 
기태 (하는 수 없이 당당하게 큰소리로) 
그건 말이야! 
선수교체된거야! 선수교체! 

(제 4부 60씬 기태 마당) 
기태 니 불행은 내 행복이니까. 
너 공모 떨어진 축하하자는거지. 

(제 4부 62씬 야구장) 
기태 너 있잖냐. 1등이다. 

(제 5부 4씬 기태집 앞) 
기태 (버럭) 인제 내 집에 안올건데 빨래는 뭐하러 걷어? 

양순, 기태마음 알 수 없다는 표정. 

양순 참말로 헛갈리는 사람이여. 
앞뒤가 맞덜 안어. 

양순, 일어나서 다시 하늘 본다. 

#10 / 기태 거실-몽따쥬(밤) 
-어항 속 물고기 보고있는 기태. 쓸쓸한 표정이다. 
-거실을 불안한 듯 서성이는 기태. 
-불이 켜진 채로 소파에 엎어져 자는 기태. 

#11 / 가정부 방(밤) 
자고 있는 양순 안성댁. 
후둑 후두둑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는 소리 들린다. 
잠깨는 양순. 

양순 (창밖 보며) 뭐여... 비오는개벼... 빨래는 걷었나 모르겠네.... 
(벌떡 일어나며) 빨래 걷을 사람이 아니여 그 사람이. 

#12 / 기태 집 앞(밤) 
환하게 불켜진 집. 
우산 쓰고 뛰어오는 양순. 
열쇠를 찾아서 문을 연다. 

#13 / 기태 마당(밤) 
양순, 비에 젖는 빨래를 보고 우산을 팽개치고 빨래를 걷는다. 
빨래를 걷으면서 비를 쫄딱맞는 양순. 

#14 / 기태 거실(밤) 
소파에서 자고있는 기태. 
악몽을 꾸는 듯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하며 
소리도 조금씩 입에서 새나오기 시작한다. 

인서트) 기태의 꿈 

빨래를 들고 들어오는 양순. 

양순 왜 이렇게 맨날 온집안 불은 다 켜놓고 잔데?.... 
(한쪽에 빨래를 내려놓는데) 

소파에서 자고있는 기태, 악몽을 꾸는 듯 소리지른다. 

양순 (놀라서 기태 앞으로 간다) 
기태 (더욱 가위눌리는 듯 식은땀 흘리며 소리지른다) 
양순 (기태의 양팔을 꽉 잡고) 
왜 이래유! 괜찮아유. 아무일 없어유. 괜찮아유. 
기태 (눈을 뜬다) 

기태의 얼굴 앞에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자신의 팔을 잡고있는 양순. 

양순 (기태의 팔을 풀고 뒤로 물러선다) 
기태 (양순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양순 이마에 식은 땀 닦으세유. 
기태 너 물기나 닦아. 

#15 / 기태 거실(밤) 
소파에 담요 두르고 앉아있는 양순. 
물컵을 가지고 오는 기태. 

기태 (물컵 주기싫다는 듯 툭 주며) 
뜨겁다. 
양순 고마워유.(호호 불면서 마신다) 
기태 너 이집에 와서 한게 뭐 있냐? 
내 잠 깨운거밖에 더 있냐? 
양순 아까 빨래만 걷었어도 오밤중에 이꼴로 이러고 있지는 않아유. 
근디 무신 꿈을 꾸길래 그렇게 험하게 가위에 눌린대유? 
기태 몰라도 돼. 
양순 뭔 비밀이 그렇게 많아유? 
나도 맨날 이상한 꿈 꾸는디. 
지는 말이에유. 맨날 백마 탄 왕자가 나를 찾아와유. 
기태 (코웃음) 너는 꿈도 촌스럽냐? 
결국에 왕자가 너를 구해간다는거 아니냐? 
양순 모르면 가만 계세유. 
왕자가 맨날 위험에 빠지구유, 지가 왕자를 구해줘유. 
기태 꿈속에서도 끼리끼리 노는구나. 
양순 내 꿈에 나타나는 왕자는 왜그렇게 한심스러울까. 
기태 그런 놈은 그냥 발로 차. 차서 보내버려. 
양순 그래도 지는 내 꿈이 좋아유. 
왕자가 나를 구하는거는 별루 맘에 안들어유. 
한심스럽더라도 내가 왕자를 구하는게 좋아유. 
기태 그런 애를 구해서 어따 쓰냐. 
양순 아 참, 또 물어볼게 있어유. 
밤에 온 집안에 불이란 불은 왜 맨날 다 켜고 자는거예유? 
전기값 아깝잖아유. 
기태 (대답 피하고, 창밖 보고) 
양순 (창 밖 보고) 워매 그새 동이 트네. 

#16 / 기태 마당(아침) 
기태, 야구공 던지고 있다. 

양순 (나와서) 아침 식사하세유. 
기태 지금 안먹는다. 
양순 왜유? 
아침 7시까지 아침식사 끝내기루 한거 잊었어유? 
기태 그거는 어쩔 수 없이 너하고 했던 약속이고. 
양순 그러면 약속 지켜야지유. 
기태 (버럭) 시골집으로 내려 간다면서! 
(화가 나서 공을 세게 던진다) 

그물망에 뻥하고 꽂히는 야구공. 

양순 저기 있잖아유. 오늘 저녁 식사 차려드리는 것이 
이집 일 마지막인거 같은디유. 
기태 저녁 필요없어. 아침도 됐으니까 지금 가.(다시 공을 던진다) 
양순 .... 그래도 그런것이 아닌디, 
저녁은 꼭 차려놓을게유. 그러니께, 
(버럭) 아 사람 말하는디 왜 자꾸 공을 던져유! 
공 던지는게 그렇게 좋아유! 
기태 (빨리 공 던지면서) 화나고 
(또 공 던지며) 신경질나고 
(또 공 던지며) 기분 더러울 때 스트라익 던지면 
기분 좋아진다 왜! 
양순 (공을 주으며) 공 던지면 진짜 기분 나아져유? 
기태 (팔짱 끼고 외면하듯) 
양순 (공을 던진다) 

그물망에 못미쳐서 앞에 톡 떨어지는 공. 
옆으로 빗겨가는 공. 
또 옆으로 빗겨가는 공. 

기태 뭐하는거냐 그게? 
양순 공이 낡아서 그러지유. 
기태 스트라익 못 던져? 저기 그물망 동그라미가 
싫어하는 사람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던져. 
잘 봐. 저 얼굴이 양순이 니 얼굴이다. 
(공을 던진다) 

정확히 동그라미에 맞는 공. 

양순 (황당한 표정) 
기태 (손 털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양순 (아직도 황당해서).... 
(얼굴을 만져본다) 

#17 / 문사장 안방 
문사장, 출근복 입고 있다. 

문사장 뭐? 약혼식? 
나희 기태 오빠랑 약혼식 시켜달라구. 
문사장 기태가 너 졸업하면 한다고 했잖아. 
나희 그거야 내가 어리구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랬지. 
그래서 내가 이번 공모전에 1등할려고 그랬단 말이야. 
근데 엄마가 안뽑아줬잖아. 
문사장 (달래듯) 그정도면 잘 했어. 
나희 기태 오빠도 약혼식 하자고 했단말이야. 
문사장 정말? 
나희 엄마도 기태오빠랑 나랑 빨리 결혼시키고 싶잖아. 
문사장 그렇지만 기태가. 
나희 오빠랑 얘기 다 끝났다니까. 
문사장 그래? 그럼 이따가 사람들 모였을 때 발표를 할까... 

#18 / 학교 가는 길 
양순 등교한다. 
뒤에서 뛰어오는 보배 루비. 

보배 양순아. 양순아. (뛰어와서 덥석 어깨동무한다) 
축하한다. 우리 오빠한테 들었어. 
루비 축하해 언니. 
양순 그려 고마워. 근디 좋은 일만은 아니라서 참말로 섭혀. 
보배 왜? 
양순 나 내일 우리 고향집으로 내려갈라고. 
보배 내일? 
양순 우리 할머니도 안계신 집 나라도 가 있어야지. 
집을 지키고 있어야 언젠가는 우리 엄니 아부지랑 
같이 살 수 있지않겠는감? 
보배 그럼 오늘 수업은 못하겠다야. 
루비야 어떻게 생각하냐? 
루비 제껴야죠 보배언니. 
보배 가자. 이별 파티라도 하자. 
양순 아녀 아녀. 시방 회사에 가봐야되는구먼. 시상식이 있댜. 

#19 / 회의실 
문사장, 나희에게 상장과 상금봉투 준다. 
박수치는 참석자들. 
오전무, 주수봉, 기태, 준태, 앉아있다. 
양순, 수상자 자리에 앉아있다. 
나희, 수상자 자리로 돌아간다. 

준태 (눈으로 나희를 쫓고있다) 
나희 (양순 옆에 앉으며 외면한다) 

사회 보고있는 영찬. 

영찬 다음은 스노이 공모전 영예의 대상입니다. 
대상에 차양순양입니다. 
양순 (일어나 문사장 앞으로 간다) 
기태 (눈으로 양순을 쫓는) 
나희 (그런 기태를 바라본다) 
준태 (그런 나희를 바라본다) 

양순, 상장과 상금 받는다. 
박수받는다. 

#20 / 회사 로비 
뷔페음식 차려져있다. 
시상식 참석자들 접시에 음식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희 주변에 많은 사람들 모여서 얘기한다. 
양순, 혼자 음식 담고있다. 

기태 (양순을 본다) 
양순 (기태와 눈이 마주친다) 

기태, 나희에게 가서 얘기한다. 

양순 (다시 혼자 음식을 담는다) 
주수봉 (옆에 와 음식 담으며) 어떻게 풀만 담았어요?(씩 웃는다) 
양순 (웃으며) 야. 
주수봉 화장품으로 그림 그림 (엄지) 이거였어요. 
양순 (고맙다는) 야. 
주수봉 야밖에 대답할 줄 몰라요? 
양순 야? 
주수봉 고3 이라면서요? 대학은 무슨과로 진학할 거예요? 
양순 왜 고3은 다 대학을 간다고 생각하세유? 
주수봉 (한방 얻어맞고) 아.. .그러면 취업이구나. 
화장품 그거 디게 재미있는데 한번 배워볼 생각 없어요? 
양순 글씨유.... 
주수봉 (명함 주며) 생각 잘 해보고 연락 한번 꼭 줘요. 
양순 야.(명함 받고 인사한다) 

마이크 앞에 서는 문사장. 

문사장 식사 중에 미안합니다. 
여러분께 축하받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 딸 윤나희와 한기태 사업본부장이 약혼식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참석자들 박수친다. 
기태 준태, 놀란다. 
양순, 놀란다. 
나희, 자연스럽게 기태 옆에 선다. 

문사장 앞으로 윤나희와 한기태, 두 사람을 애정으로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기태 (나희를 쳐다본다) 
나희 (당당하게 마주본다) 

#21 / 회사 현관 
기태, 나희 끌고 나온다. 

나희 오빠 왜이래. 
기태 너 지금 무슨 짓한거야? 
나희 내가 뭘? 
기태 약혼식 얘기가 왜 나와? 
나희 궁금하면 오늘 저녁 7시까지 마리로 와. (간다) 
기태 (씩씩거린다) 

#22 / 회사 복도 
헤메며 찾는 양순. 

양순 사장님실이 워디랴.... 

이 때 준태가 급히 전무실로 들어간다. 

양순 아이구 저 아저씨 아녀? 물어봐야 쓰겄네. 아저씨. 

양순, 전무실로 쫓아들어가는데 고함소리에 멈칫 선다. 

오전무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기태하고 나희가 결혼하면 힘만 더 커지는거 몰라! 
황후 제조법이 기태 손에 다 들어가게 된다구. 
준태 (느긋하게) 아버지, 한기태 1년 안에 망합니다. 
양순 (놀라서 문닫고 나가는데 문소리 쿵 난다) 
준태 (놀라서 뛰어나간다) 
(문을 확 여는데) 

문 바로 앞에 서있는 양순. 

양순 안녕하셔유. 사장실이 어디래유? 
준태 축하가 늦었네. 축하해요. 
사장실 내가 안내할게요. 

#23 / 회사 복도 
걸어가는 준태 양순. 

준태 우리 기태형 잘 챙겨주는거 같은데 고마워요. 
양순 (의아해서 당황스럽다) 아 아니예유. 
준태 앞으로도 우리 기태형 좀 잘 부탁할게요. 
양순 야... 말씀해주시면 지가 찾아갈게유. 
준태 그래요. 저기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예요. 
양순 야.. 감사해유. 

인사하고 걸어가는 양순. 

양순 (혼란스런 표정으로) 

#24 / 사장실 
상금봉투 내미는 양순. 

양순 사장님 그동안 고마웠어유. 지 월급으로 미리 땡겨주신 돈 지금 갚네유. 
고맙구만유. 
문사장 꼭 고향에 내려가야 되겠니? 
그냥 우리집에 머물면서 우리회사 아카데미에서 화장품좀 배워보면 어떻겠니? 
학비 걱정은 말고. 
양순 생각해주셔서 참말로 감사해유. 
하지만 꼭 우리집에 가야 쓰겄네유. 
문사장 그래 알겠다. 언제라도 마음이 있으면 돌아오너라. 
양순 야. 사장님. (일어나며) 건강하셔유. 

#25 / 회사 현관 
나오는 양순. 
심호흡 한 번 하고 걸어간다. 

#26 / 스포츠 매장 
야구공 사는 양순. 

#27 / 재래시장 
이것저것 반찬 사는 양순. 

#28 / 기태 방 
옷장에서 모든 와이셔츠를 꺼내 다리는 양순. 

#29 / 기태 거실 
- 청소하는 양순 
- 물고기 물끄러미 보는 양순. 

#30 / 기태 주방 
- 저녁을 준비하는 양순. 
- 잘 차려져있는 저녁 식사상. 
- 차려진 상 앞에서 기다리는 양순. 
새로 산 야구공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31 / 기태 집 앞 (밤) 
기태, 차 안에서 환하게 켜진 집을 바라보고 있다. 

양순 (#16)저기 있잖아유. 오늘 저녁 식사 
차려드리는 것이 이집 일 마지막인거 같은디유. 
(#16) .... 그래도 그런 것이 아닌디, 저녁은 꼭 차려놓을게유. 
기태 (자신의 마음이 어떤건지 잘 모르겠다. 
괜히 헤드라이트만 껏다 켰다 한다) 

#32 / 기태 주방(밤) 
-다시 상을 치우는 양순. 

#33 / 기태 집 앞(밤) 
기태, 차 시계를 확인한다. 
시간은 7시를 넘기고 있다. 
차 시동을 켜고 차를 돌려 출발한다. 

#34 / 기태 마당(밤) 
양순, 그물망에 공을 던진다. 
잘 안맞는다. 
양순, 가장 낡은 공을 하나 집어 가져간다. 
대문을 나서는 양순. 

#35 / 락바 '마리'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락바. (춤도 출 수 있는) 
다른 손님들은 없다. 
영찬, 진주의 손에 이끌려 춤을 추고 있다. 
진주 온갖 섹시한 포즈로 영찬에게 다가간다. 
영찬, 미치겠다. 
나희, 리듬을 타며 진주와 영찬 커플이 재미있다는 듯 보고 있다. 
준태, 그런 나희가 못마땅하다. 
음악이 끝난다. 

진주 (음악과 상관없이 계속 춤을 춘다) 
영찬 야! 야! 그만해. 너 한 곡만 추기로 했잖아. 
진주 오빠 한 곡만 더 추자? 응? (영찬에게 달라 붙는다) 
나희 (신나하며) 그래 영찬이 오빠! 
약혼발표 기념으로 내가 이 가게 통째로 빌렸는데 분위기 좀 내줘.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탄다.) 
영찬 징그러!(도망간다. 나가는) 
진주 (쫓아간다) 
나희 (영찬, 진주 보고 웃는다) 
(굳은 준태를 보고) 오빤 무슨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어? 
준태 (정색하고) 너 기태 형이랑 결혼 하지마라. 
나희 (분위기 무마 하려는 듯) 오빠 왜 그래? 
준태 왜냐면 내가 널.... (사랑하니까) 

이 때 기태가 들어온다. 
굳은 표정. 

나희 (분위기 파악못하고) 기태 오빠! 
준태 (멈칫하는) 
기태 (따질 듯 한 표정) 

#36 / 거리 (밤) 
양순, 보배, 루비, 석구 서 있다. 
보배는 통화중이다. 

영찬 (OFF) 야 지금 빨리와! 
보배 지금 내 친구들이랑 있는데. 
영찬 (OFF) 잘 됐어. 이 기회에 니 친구들이랑 내 친구들한테 까지 다 
공식화하자. 
그래야 진주가 믿지. 
보배 알았어. 지금 갈게. (핸드폰 끊는다) 

양순, 기태가 신경쓰인다. 

석구 우리 맛있는 저녁 먹으러 가자. 어때? 양순아 뭐 좋아하니? 
갈비 먹으러 갈까? 
양순 아무거나유.... 
보배 오빠! 그러니까 내가 오빠랑 세대차이 느끼는거야. 
양순이가 서울와서 무슨 구경을 했겠어? 
우리가 화려한 서울의 마지막 밤을 책임져줘야지. 
양순 (마지막이라는 말이 가슴이 아프다.) 
석구 무슨 말이야? 
보배 너 락바라는데 가봤냐? 춤추는데? 
양순 아니 못가봤는디.... 
석구 고등학생이 무슨 춤이야? 춤이? 
보배 양순이도 호적이 잘못되서 그렇지 21살이란 말이야. 나랑 동갑! 
석구 좋아. 오늘은 내가 보호자니까. 
보배 (기분 좋아서) 가자! 

#37 / 락바 '마리' 
기태, 준태, 나희 앉아 있다. 

기태 (크게 소리는 내지 않는다. 하지만 화가 많이 나 있다) 
윤나희,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영찬, 진주 피해 들어온다. 

진주 오빠! 오늘 화끈하게 한 번 놀아 보자니까. 
(안에 분위기 심상치 않다. 주변 살핀다) 
영찬 (진주 떼어 놓으며) 분위기 안좋다.(자리에 앉는다) 
진주 (앉으면서도 영찬 가까이 앉는) 
나희 (아무렇지도 않은 듯) 왜 이래? 다들 우리 약혼 축하해주러 왔는데.... 
기태 (약간 언성이 높아지는) 왜 그랬냐구? 
진주 (나희 찌르며) 너 기태 오빠랑 상의 한 거 아니었어? 
나희 오빠 정말 웃긴다. 오빠 나랑 결혼 안 할 생각이야? 
어차피 결혼 할 사인데 결혼식 하는것도 아니고, 
겨우 약혼식 하는것 가지고 뭘 그래? 
기태 (너무 화가 나는데 차마 말은 못하고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내리친다) 
누가 너랑....? 
나희 누가 너랑? 그게 무슨 말이야? 
기태 관두자. 
나희 뭐냐구? 
기태 관두자구. (폭발하는) 관둬. 관둬. 관둬. 

기태 밖으로 나간다. 
영찬, 기태를 쫓아 밖으로 나가고 진주도 영찬을 쫓아 나간다. 

나희 오빠 어디가? (쫓아 나가려 하는데) 
준태 (나희를 잡는다) 
나희 (준태의 손 뿌리치고 나간다) 

#38 / 락바 '마리' 입구(밤) 
보배, 루비, 석구, 양순이 들어온다. 
기태 나오다가 만난다. 
순간 서로 보고 놀란다. 
뒤이어 나오는 영찬, 진주, 나희, 준태. 
석구, 가볍게 기태에게 목례한다. 

기태 (양순이를 보니 화가난다) 
너 가정부 생활 끝났다고 인생 즐겁구나? 
니 일은 다 마무리 해놓고 싸돌아 다니냐? 
양순 (저녁 차려 놓았는데 기태가 안 온 것에 대해 화가난다. 기태를 째려본다) 
아저씨가 상관할 바 아니잖아유. 
기태 가정부면 가정부 답게 놀아. 
너 돈 있는 놈들 가진거 있다고 유세 떤다고 했지? 
너도 마찬가지야. 돈 몇 푼 벌어서 빛 갚고 나니까 이젠 즐기고 싶은거야? 
석구 (듣다가) 말씀이 좀 심하신것 같습니다. 
양순 석구 오빠, 대꾸를 하지 말아요. 
기태 오빠? (양순 한 번 쳐다보고 석구 한 번 쳐다보고) 
왜 같은 처지끼리 있으니까 마음이 편한가보지? 
양순 석구 오빠는 아저씨 같지는 않구만유. 남 무시하지도 않구유 
남 생각 할 줄도 알아유. 
누구처럼 지 멋대로 하지는 않는다구유. 
기태 그래 잘 들 놀아라. 
가정부랑 운전기사! 잘 어울린다. 
석구 (순간 열받는다) 
인간 같지도 않은 자식들. 
어디 터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나희 (석구가 기태에게 덤비는 것보고) 
(기태의 편을 든다) 송기사, 미쳤어? 짤리고 싶어? 
보배 아니 저게 우리 오빠한테.... (나희한테 덤벼 들려고 하는데) 
영찬 (보배를 잡는다) 
석구 부모 잘 만난 덕에 망나니 같이 사는 것들 같으니라고. 
기태 뭐라고 이 셰끼야! (웃옷 집어 던지면서) 
좋아! 
너 이제 우리집 운전기사 아니고 나 주인 아니야! 
남자답게 한 번 붙어봐! 
석구 너 같은 건 때릴 가치고 없어. 
기태 이 자식이! (석구에게 달려 들며 주먹을 날린다.) 
석구 (가볍게 피하며 기태에게 주먹을 날린다.) 
나희 악! 기태 오빠! 
송기사 너 가만 두지 않을거야! 너 짤렸어. 
어디 감히... 
(석구에게 달려 들려고 하는데) 
보배 (보다 열받고) 넌 뭐야? 우리 오빠한테.... 
(나희에게 달려든다. 나희 툭 치니까 밀리는데) 
이 기지배가....! 
나희 (쓰러지면서) 진주! 

진주, 보배에게 덤비자 
루비, 진주에게 달려든다. 
기태는 석구와 
보배는 나희와 
진주는 루비와 싸우고 있다. 
서로 엉켜 난장판이다. 
영찬과 준태, 싸움 말려 보려 하지만 
도저히 해결이 안된다. 

양순 (버럭) 그만혀유! 그만하라구유. 

양순의 소리에 모두 순간 멈춘다. 

양순 다 나 때문에 아니여유. 내가 가서 일하면 되잖아유. 
아저씨도 그만하고 석구 오빠도 그만혀유. 
지가 일하러 간다구유. 
(간다) 

석구, 기태 서로 씩씩대고 쳐다보고 있고 
보배와 루비 한 주먹거리도 
안된다는 듯이 나희와 진주 째려본다. 
나희, 훌쩍거리며 울고 있고 
진주, 영찬을 불쌍하게 쳐다본다. 

#39 / 기태거실 (밤) 
기태, 싸움 한 뒤라 옷이 엉망이다. 
화가 난 듯 쇼파에 앉는다. 

양순 (화가 나 있다) 시키 실 일이 뭔가유? 
하라는 거 다 하고 마무리 할거 다하고 떠날텐게 
빨리 말씀 하셔유. 
기태 (열받아 씩씩데고 있다).... 
양순 .... 
기태 (이게 아닌데 싶어 괴롭다.) 
양순 시키실 일 없으면 가겠시유. 
그동안 고마웠구만유. 

양순,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다. 
양순 나간다. 

#40 / 기태마당 (밤) 
양순, 씩씩대며 나온다. 

#41 / 기태 거실 (밤) 
기태 뭐라고 마지막 말은 해야 할 것 같아 뛰어 나온다. 

기태 야! 차양순. 

#42 / 기태 집 앞 (밤) 
양순, 나오는데 석구 문 앞에 서있다. 
석구, 얼굴에 약간의 상처가 있다. 

석구 아무일도 없었어? 걱정 돼서 따라 왔는데.... 
양순 (석구의 얼굴 보고) 
무슨 어른이 고로코롬 싸움을 한데유? 
다친데는 없시유? 
석구 미안하네. 서울에서 떠나는 마지막 날인데.... 
양순 괜찮아유. 가유. 

양순, 석구 같이 간다. 
기태, 나온다. 
석구와 양순 같이 가는것을 보고 차마 부르지 못한다. 

#43 / 공원일각 (밤) 
나희를 끌고오는 준태 

나희 왜이래 이거 놓고 얘기해. 무슨 얘긴데? 
준태 너 그렇게까지해서 기태형이랑 결혼하고 싶어? 
기태형이 너한테 마음없는거 몰라? 
나희 준태오빠가 뭔데 그런 말을 해? 
준태 널 좋아하는건 나야. 
나희 (순간 말문이 막힌다) 
준태 널 사랑한다구! 
나희 왜 이래. 
준태 기태형이랑 약혼식 하지마. 
나희 무슨 소리하는거야 정말. 
준태 분명히 얘기한다. 약혼식. 하지마. 
만약에 니가 약혼식 하면, 내가 어떤 짓을 할지 몰라. 
나희 (기막혀 무시하고 간다) 

#44 / 락바 '마리' (밤) 
영찬, 진주, 보배 셋이 앉아 있다. 
머리는 다 엉클어져 뻗쳐있는 진주. 
영찬, 얼음 수건을 만들어 진주에게 내민다. 

진주 (훌쩍대고 있다) 오빠가 찜질 해주면 안돼? 
나 아프단 말이야. 
영찬 그러기에 왜 덤벼! 
(마음 약해져서 찜질 해주려는데) 
진주 (가슴 내밀며) 나 가슴도 맞았단 말이야. 
보배 (영찬의 수건을 뺏는다. 진주 옷 속에 얼음 수건을 넣는다.) 
진주 앗 차거! (일어서는데 온 몸이 쑤신다) 아~ 
(보배보며) 쟤 네는 다 깡패야! 
깡패! 여깡패! 
보배 (주먹 보이며) 어이고 이걸.... 
진주 오빠는 저런 애가 어디가 좋아서 여자친구래? 
영찬 난 강한 여자가 좋아. 
그러니까 너 나 자꾸 쫓아 다니지마. 
진주 (서럽게 운다) 엉... 엉... 
나 오빠 사랑한단 말이야. 사랑이 이렇게 아픈건 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했는데.... 
영찬 그건 맞아서 아픈거고. 
진주 오빠 정말 쟤 사랑해? 
영찬 응. 
진주 너도 영찬 오빠 사랑해? 
보배 응. 
진주 (거의 통곡에 가깝다, 엎드려 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 
영찬 (이제 진주가 포기하나 싶다. 보배에게 좋다는 싸인 보낸다.) 
진주 (울다 일어난다) 오빠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하면 안돼? 
영/보 어떻게? 
진주 우리 셋이 사귀자! 

황당한 영찬, 보배. 

#45 / 나희 집 외경 (새벽) 

#46 / 나희 거실(새벽) 
어둑어둑한 실내. 
양순, 가정부 방에서 나와서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이 때 거실에 불이 켜진다. 
나희 (불을 켜고, 친절한 어투로) 양순아. 너 이렇게 이른 새벽에 어디 가니? 
양순 (새로산 야구공을 뒤침에 감춘다) 기태 아저씨 집에 아침 차려주러 가유. 
나희 너 오늘 아침 기차로 고향 내려간다면서. 
양순 아침 식사는 7시 전에 끝나니께 상관없어유. 
나희 괜찮으니까 방에 들어가서 너 짐이나 꾸려. 
양순 짐 벌써 다 꾸렸어유. 
신경쓰지마유. 있는 시간까지는 할 일 할라구 그래유. 
나희 너도 알다시피 기태오빠랑 곧 약혼식도 할거구, 결혼도 할건데, 
이제부터는 내가 챙겨야지. 
양순 야... 
나희 양순이 너 고향집에 잘 내려갔다고 기태오빠한테 전해줄게. 
잘가라.(나간다) 
양순 (어쩔 수 없어 서있다) 

#47 / 기태 방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기태. 
벽시계를 본다. '7시' 
일어나서 불안한 듯 서성인다. 
똑딱똑딱 주방에서 칼질하는 소리 들린다. 
기태, 반가워서 방을 나간다. 

#48 / 기태 거실+주방 
주방에서 칼질하는 소리. 
계단을 내려오는 기태. 
기태, 주방으로 들어간다. 
기태 (멈칫하고 선다) 
나희 (칼질하다가 돌아선다) 오빠 일어났어? 
기태 니가 여기 왠일이냐? 
나희 오빠랑 아침 같이 먹을려고 왔지. 
빨리 씻고 와. 준비 다 됐어. 
기태 윤나희 요즘 너 왜이러는 거냐? 
나희 가정부도 인제 없는데 내가 아침좀 차려주면 안돼? 
기태 나 가볼 데가 있어. 
이왕 아침 차린거 먹고 가라.(나가는데) 
나희 양순이한테 가는거야? 
기태 (멈칫 선다) 
나희 양순이 새벽차로 시골 내려갔어. 
오빠 지금 우리집에 가봐도 걔 못만나. 
기태 내가 양순이 걔한테 왜 가? 

주방에서 나오는 기태. 
얼굴이 굳어있다. 

#49 / 나희 마당. 
짐가방 들고 나가는 양순. 
양순 그동안 신세 많이 졌어유 아짐니. 
안성댁 신세는. 내가 해준게 뭐가 있다구. 
시골 내려가서두 화이팅이다. 
양순 야. 건강하세유. 
안성댁 잘 가. 양순아. 
양순 야. 들어가세유. 
안성댁 그래. 멀리는 못 나간다. 
양순 저기 아짐니. 한가지 잊어먹었는디. 
기태 아저씨를... 못뵙고 가서 그라는디유. 
기태 아저씨한테 약혼식 축하드린다고 좀 전해주세유. 
안성댁 그래, 알았어. 
양순 (인사하고 돌아선다) 

#50 / 기차역 승강장. 
양순을 배웅하는 석구 보배. 
석구 (도시락을 준다) 이거 기차안에서 먹어라. 
양순 이게 뭐예유? 도시락이예유? 
석구 그래. 맛좋을거야. 한번 먹어봐. 
차에서 우리 사장님 오래 기다려야될 때, 가끔 사장님이 사다주시던건데, 
먹을 때마다 맛 좋더라구. 
보배 양순아, 우리 오빠 새벽같이 그 도시락집에 갔다온거 아냐? 
정성이 뻗치더라. 
뭐야? 둘이 좋아하는거야? 
석구 까불지마. 
양순 잘 먹을게유. 참말로 고마워유 석구 오빠. 
시간 됐나봐유. 저 갈게유. 
보배야. 나 가. 보배 너는 참말로 생각 많이 날 겨. 
보배 됐어. 닭살돋아. 빨리 가. 
양순 그려. 그라구 석구 오빠. 혹시 사장님댁에 우리 부모님이 찾아오면 
지가 고향에 있다구 꼭 좀 내려오라구 전해주셔유. 
석구 그래. 꼭 전할게. 어서 타. 
보배 야. 차양순. 눈물나기 전에 빨리 꺼져. 
양순 그려. 우리집에 놀러들 한번 와유. 
기차에 올라타는 양순. 
손 흔드는 석구 보내. 
서서히 움직이는 기차. 
기차에 탄 양순과 이별하는 석구 보배. 

#51 / 산골 양순 집 
평상에 앉아서 집 계약하는 만복 엄지 남자1 이장. 
만복 (계약서에 지장 찍는다) 
남자1 (현금다발을 주며) 삼백오십 확인해보세요. 
만복 (현금을 엄지에게) 확인혀봐. 
엄지 예. (돈 센다) 
만복 어쨌거나 집 거간 노릇 하니라 박이장이 고생혔네. 
나중에 막걸리 한통 묵자고. 
이장 만복이 자네 어무니 사시던 데고 또 양순이도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디 
집을 판다니께 내가 섭하더라고. 
만복 우리 양순이는 이집 보다 백배는 좋은 집에서 살고 있은께 걱정말어. 
엄지 삼백오십만원 맞아예.(핸드백에 쑤셔넣는다) 
만복 그려 그라믄 집 매매는 끝났구만? 

#52 / 나희 거실 
차를 내오는 안성댁. 
마주앉은 기태 문사장. 
문사장 (찻잔을 들며) 마시자. 
기태 예. 
문사장 기태 너를 부른건 너희들 약혼식 문제 때문이야. 
우리 나희 졸업 후로 미뤄놨던 약혼식이지만 어차피 몇 개월 앞당기는 것이니까 
나도 반대는 안한다. 
기태 사실은 그 문제 때문에 말씀을 드릴려고 했어요. 
문사장 괜찮다. 약혼식 준비는 다 나한테 맡겨. 
기태 (얼른 말을 못한다) 
문사장 기태 너하고 우리 나희가 약혼식을 올리는 날에는 내가 주책스럽게 
눈물이나 
안보일지 모르겠구나. 
기태 니가 아홉 살에 너희 부모님 한꺼번에 잃고 혼자 됐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난게 뭔지 아니? 
너희 부모님하고 살아 생전에 웃으면서 했던 약속이었다. 
기태 너하고 나희 크면 꼭 결혼시켜서 같이 살자던 두 집안 약속 말이다. 
너희 부모님 영정 앞에 그 약속 꼭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기태 (아무말 할 수가 없다).... 
문사장 (눈물 훔친다) 이거 약혼식 날도 아닌데 벌써 이러는구나. 
약혼식은 다음 주말로 잡았다. 연락할 사람 있으면 연락해라. 
기태 (난감하다) 

#53 / 양순 산골 집 
짐을 들고 들어오는 양순. 
마당을 둘러보는 양순. 
양순 할머니.... 
할머니.... 양순이 집에 왔어유. 
(하늘 올려다보며) 할머니 우리집 하늘 위에 계시지유? 
양순, 평사에 가방을 올려놓고 앉는다. 
이 때 들어오는 이장. 
양순 (벌떡 일어나며) 안녕하셨어유 이장님. 
이장 오냐 그려. 양순이 너도 같이 내려왔다는 말은 못들었는디? 
양순 야? 
이장 너그 엄니 아부지 시방 여기 있었는디 워디 갔냐? 
양순 야? 우리 엄니 아부지가 왔어유? 
이장 몰렀어? 너그 아부지가 시방 이 집 팔았잖어. 
양순 (놀란다) 야? 이 지을 팔았다구유? 이 집을유? 
이장 그려. 일주일 후에 새 주인 들어오기로 했다. 
양순 (평상에 털석 앉는다) 
이장 너그 아부지 오면 나 왔었다고 해라.(간다) 
양순 (정신이 멍하다) 
막막해서 집을 쳐다보는 양순. 

#54 / 산 길. 
허망해서 걷는 양순. 
손에 새로 산 야구공 들었다. 
야구공을 바라보는 양순. 

#55 / 시골 우체국 
양순, 공크기에 딱 맞는 박스에 야구공을 넣는다. 
양순, 소포창구로 가서 박스를 내민다. 

#56 / 회상씬 몽타쥬 
- 양순, 시골 들판을 걷는다. 
벌판에 세워져 있는 스노이 화장품 간판. 
- 기태 마당에서 스트라익 연습을 하고 있다. 
- 양순, 양순집 툇마루에 걸터 앉는다. 

회상씬) 

#57 / 기태 사무실 
기태, 의자를 돌려 등받이에 머리 기대고 
상념에 괴로운 기태. 
여직원, 소포 상자 들고와서 
기태 책상 위에 놓고 나간다. 
기태, 문득 이상한 생각에 서둘러 상자를 뜯어본다. 
야구공과 쪽지가 나온다. 
양순(E) 야구공 하나가 모자라지유? 
모르고 내가 가지고 왔구만유. 보내드려유. 
기태 (야구공 쳐다보며) 없어진 공은 낡은 헌 공이야. 
기태, 쪽지와 야구공을 들고 일어난다. 
이 때 들어오는 영참. 
영찬 내일 약혼식 준비는 다 됐어? 
기태 어? 어... 
영찬 내일 약혼식 뒤풀이 때문에 너한테 상의하러 왔는데. 
기태 다음에 얘기하자.(급히 나간다) 
영찬 (멍하니 보다가) 약혼식이 내일이라니까. 

#58 / 국도 
달리는 기태의 차. 
기태, 휴대폰의 전원을 꺼서 주머니에 넣는다. 

#59 / 산골 양순 집 
집안에서 이불 보따리, 박스들 책들 등 들고나오는 양순 이장. 
경운기에 이미 이삿짐 실려있다. 
양순 (짐 올려놓으며) 이게 대충 마지막이예유 이장님. 
이장 이 짐들이야 우리 헛간에 갔다놓으면 된다쳐도, 양순이 니는 당장 
워디서 잠잘겨? 요량은 하고 짐 들어내는겨? 
양순 (웃으며) 내일 이사올 사람덜한테 집 먼저 비워주는게 우선이지유. 
걱정마세유. 잠잘 데 많아유. 
경운기 지가 몰고 갈가유? 
이장 내가 몰고 갈테니께 뭐 빠진거 없나 한번 돌아봐. 
양순 야. 그럴게유. 

#60 / 산골 길 
기태의 차가 달려온다. 
기태의 차 지붕을 열고 달린다. 

#61 / 양순 산골 집 
양순, 착잡한 마음으로 마당을 둘러본다. 
양순, 울적한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한쪽에 놓여있는 낡은 야구공을 발견한다. 
양순 워미, 놓고 갈뻔했네.(공을 집어 든다) 

인서트) 기태 

양순, 공을 들고 건초가 들어 있는 
불룩한 가마니를 향해 던질 태세를 한다. 
뒤에 서서 보고있는 기태. 
양순, 가마니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공을 던진다. 
공은 빗나간다. 
양순 (실망해서 공을 주으러 가는데) 
기태 아직도 그 모양이냐? 
양순 (깜짝 놀라서 돌아본다) 
기태 (새 공 들고 톡톡 던지고 있다) 
양순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여기는 왠일이래유? 
기태 (잠시 머뭇거리다) 저기 저 산에 광고판 고치러 왔다. 
양순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기태 공 던지는게 아직도 그모양이냐고. 
던질 곳에 집중을 해야지 집중을. 
저 가마니때기가 싫어하는 사람 얼굴이다. 
(새 공 던진다) 
가마니 중앙에 맞는 공. 
기태 안돼냐 이게? 바보냐? 
양순 아저씨가 나보다 더 잘 던질지는 몰라도, 까기는 내가 솔찬히 깔텐디유? 

#62 / 빈 밭 
자치기하는 양순 기태. 
딱 하고 나무토막을 치는 양순. 
양순, 1루를 향해 전력질주. 
기태, 나무토막을 주워서 1루로 던진다. 
양순, 세이프 몸짓하며 세이프라고 한다. 
기태, 봐준다는 표정으로 끄덕여서 인정한다. 
공수가 바뀌어서 기태가 나무토막을 올려서 친다. 
양순, 기를 쓰고 뛰어서 1루로 던진다. 
기태, 세이프라고 한다. 
양순, 봐준다는 표정으로 끄덕인다. 
다시 공수가 바뀌어 양순이 친다. 
기태 1루로 던진다. 
아슬아슬하게 양순이 1루를 밟는다. 
양순 세이프라고 한다. 
기태, 아니라고 하며 양순 앞으로 뛰어간다. 
실랑이하는 양순 기태. 

#63 / 딸기 비닐 하우스 
들킬까봐 살금살금 들어오는 기태 양순. 
양순, 주위를 확인하고 기태에게 따라고 한다. 
기태 양순, 딸기를 따먹는다. 
기태, 허겁지겁 딸기를 따먹고 있는데 
비닐 밖으로 주인농부의 모습 어른거린다. 
양순, 기태를 툭 치고 튀자고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튀어나오는 양순 기태. 
걸음아 날 살려라 뛴다. 

#64 / 시골 길 
경운기를 운전하고 가는 양순. 
뒤에 타고가는 기태. 
덜컹거림에 괴로워하는 기태. 
기태, 운전하는 양순을 본다. 
양순, 괜찮냐며 돌아보면 
기태, 들킬새라 고개 돌린다. 

#65 / 산골 양순집 마당(밤) 
모닥불 피워놓고 감자 구워먹고 있다. 
양순 (불에서 감자를 꺼내 기태에게 준다) 드세유. 
저녁 대신이니께 많이 드세유. 
기태 (감자 먹으려다가 손 입이 뜨거워) 어으! 어 뜨거.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다) 
양순 하야간에 부산시러워.... 
기태, 상체를 세우면 목걸이 나와있다. 
양순 (기태의 목걸이를 본다) 
기태 (목걸이를 만지고) 이거? 
양순 돌아가신 엄니 아부지 결혼 반지지유? 
거실 가족사진에 엄니 아부지 손에 그 반지 끼고 계시더라구유. 
기태 .... 
나 불 켜놓고 잔다고 뭐라고 그랬었지? 
나 불 끄면 잠 못자. 
얼마전 새벽에 나 가위눌리는거 본적 있지? 
늘 그래. 
우리 어머니, 아버지, 나 아홉살 때 돌아가셨어. 
바다에서 내가... 내가 물에 빠졌어. 
부모님이 날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드셨는데 그때 두분 다 돌아가셨어. 
그 후로 그 집에서 나 혼자 살았어. 
아홉 살부터 지금까지 나 혼자 살았어. 
양순 (기태를 바라본다) 
기태 (분위기 바꾸는) 나 혼자 살아서 제대로 하는거 없다.(감자 내밀며) 
양순 아이구 참..(감자 받으며) 
아저씨 보면유 말 안듣는 어린애 같아유. 
(놀리듯) 앞으로 커서 뭐 되고 싶어유? 
기태 쓰... 
양순 (깐 감자 주며) 앞으로 하고 싶은거 없어유? 
기태 야구 시합. 
정식으로 아홉명이 한 팀 돼서 하는 야구시합 하고 싶다. 
너는? 
양순 지는 빨리 덜떨어진 왕자 찾아서 구해줘야지유. 
아이구 별도 많네. 
별을 보는 양순 기태. 

#66 / 산골 양순집 마당(새벽) 
서로 어깨 의지한 채 졸고 있는 양순 기태. 
꾸벅꾸벅 졸다가 머리 부딪히는 두 사람. 
놀라서 잠깨는 두 사람. 
기태 (시계 본다) 
양순 빨리 회사 가셔야지유. 
기태 그래. 
(머뭇거리다가 명함 주며) 연락할 일 있으면 연락해. 
양순 (받아들고).... 
기태 니네 집 전화번호 불러봐. 
양순 ... 우리집 전화 없어유. 
기태 (휴대폰 준다) 그럼 이거 갖고 있어. 
전화기에 이름 뜨면 받지말고, 아무것도 안뜨면 받어. 
양순 (얼떨결에 받는다) 
기태 간다. 

#67 / 시골 길 
가는 기태의 차. 
보고있는 양순. 

#68 / 나희 집 앞 
나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준태의 차 온다. 
준태 (차에서 내려서) 타! 
나희 기태 오빠는? 
준태 (대답하지 않고, 나희를 차에 태운다) 

#69 / 준태 차 
나희는 약간 들뜬 표정이고 
준태는 굳은 얼굴이다. 
준태 나희야! 지금이라도 안 늦었다. 
기태 형이랑 약혼 하지마. 
나희 오빠 자꾸 왜 이래? 
준태 지난 번에 내 진심 말했잖아. 너 사랑한다구. 
나희 오빠, 차 세워. 
준태 아랑곳 없이 운전한다. 
나희 다시 한번만 더 그런 말 하면 나 오빠 안 본다. 
준태 약혼하지마! 사랑해. 
차, 신호에 걸려 서있다. 
나희, 준태 한 번 쳐다보고 
도로 중간에 내려버린다. 
준태 (자신의 심정을 알아주지 못해 안타깝다) 

#70 / 드레스 샾 
나희, 머리 올리고 있다. 
옆에서 시중 들고 있는 진주. 
진주, 드레스 들고 있다. 
머리 마무리 한다. 
진주 (나희에게 스레스 건네며) 나희야 이 드레스 너무 이쁘다. 
나중에 나 영찬이 오빠랑 약혼식 하면 나주라. 
나희 (준태 말이 신경 쓰여 영 불안하다.) 
진주 야 너 왜 말이 없어. 
나희 어.. 어. 
진주 근데 기태 오빤 안와? 
나희 오겠지.(좀 불안하긴 하다) 
진주야 내 핸드폰으로 오빠한테 전화 좀 해볼래? 
진주, 나희의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건다. 

#71 / 양순 시골 집 
양순, 집 마당으로 들어온다. 
한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다. 
마당에는 어제 밤 기태와 같이 
감자를 구워 먹었던 불이 재가 되어 남아 있다. 
양순, 불씨를 뒤집어 보는데 
바싹 탄 감자가 하나 나온다. 
이 때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울린다. 
이름이 뜬다. '나희' 
양순, 전화를 그냥 한 쪽에 내려 놓는다. 

#72 / 드레스 샾 
나희, 이미 드레스를 다 갈아 입었다. 
진주, 계속 전화기를 들고 있다. 
진주 전화 안 받는데. 
혹시 기태 오빠 도망간거 아니야? 
나희 (진주를 흘기며) 이리 줘 봐. 
나희,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73 / 양순 집 
기태의 핸드폰에 메시지 알림음이 들어온다. 
양순, 재를 치우다가 핸드폰 메시지를 확인한다. 
메시지 창에 문자가 뜬다. 

나희 (OFF) 기태 오빠. 오늘 1시가 우리 약혼식인거 잊어버린건 아니? 나희. 
양순, 나희 놀란다. 
갑자기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양순 오늘이 약혼식이란 말이여. 

#74 / 약혼식장 
문사장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전무, 주수봉, 지인들이 앉아 있다. 
영찬, 준태도 보인다. 
문사장 아니 시간은 다 되가는데 얘들은 왜 안 오는 거야? 
(영찬에게) 영찬아! 
나희한테 전화 좀 넣어 봐라. 
준태 나온다. 

#75 / 드레스 샾 - 피팅 룸 
나희,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서 앉아 있다. 
진주 나희야, 너라도 먼저 가자. 
기태 오빠 턱시도는 약혼식장으로 가져가면 되잖아. 
나희 조용히 해. 
준태 들어온다. 
진주 오빠! 
준태 진주야, 내가 나희 데리고 갈테니까 넌 먼저 식장으로 가있어. 
진주 알았어. (나머지 짐 챙겨서 나간다) 
나희, 준태를 보니 겁이 난다. 
나희 (먼저) 이상한 소리 할려면 나가줘. 
준태 (나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사랑한다는데 너 왜 내 말을 안 믿어. 
약혼식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나희 준태 오빠 정말 왜이래!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준태 기태 형 오더라도 너 오늘 약혼식 못해. 
이 말만은 안하고 싶었다. 
나희 .... 
준태 양순이 할머니 사고 니가 그런거 다봤어. 
나희 (놀래서 굳는다) 
준태 (안 주머니에서 비행기 티켓 꺼낸다) 지금 가면 바로 탈 수 있다. 
가서 한 1년 공부하다 와라. 
그러면 여긴 다 정리 돼있을거야. 


#76 / 도로 
기태, 차를 운전하는데 앞에 놓인 야구공이 보인다. 
차를 세워 놓고 근처 공중전화에 가서 전화를 한다. 

#77 / 양순 집 
양순, 짐들을 대충 꾸린 상태다. 
툇마루에 앉아 심란하게 앉아 있는 양순. 
핸드폰 전화벨이 울린다. 
기태 (OFF) 전화기에 이름 뜨면 받지 말고, 아무것도 안뜨면 받어. 
양순 (전화의 전원 끈다) 

#78 / 도로 
기태, 신호음은 가나 전화를 받지 않자 급히 차에 올라탄다. 
급하게 차를 돌려 오던 길을 간다. 

#79 / 약혼식 장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가고 
문사장, 오전무, 영찬, 진주만 남은 상태다. 
문사장 (가는 사람들에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 사람까지 나가자 주저 앉는다. 
진주 (문사장 부축하며) 어머니. 
문사장 아니 도대체 기태랑 나희 둘 다 어떻게 된거야? 

#80 / 인천 국제 공항 
나희, 비행기표 들고 출국장으로 향한다. 
나희, 출국장으로 향하는데 눈물이 난다. 
멀리서 준태가 바라보고 있다. 
준태, 마음이 아프다. 

#81 / 양순 집 
양순, 가방을 들고 집을 한바퀴 둘러본다. 
그리고 대문을 나서는데 아쉬운 듯 뒤를 돌아본다. 

#82 / 버스 정류장 
양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버스 양순 앞에 와서 선다. 
버스에 올라타는 양순. 
버스 출발한다. 
양순, 창 밖에 스노이 화장품 광고판을 본다. 
기태의 차 지나친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서로 지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5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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