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ingabroad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tudyingabroad ] in KIDS
글 쓴 이(By): woodykos (권 오 승)
날 짜 (Date): 1995년06월08일(목) 20시30분41초 KDT
제 목(Title): [체험수기] 비자 인터뷰 딱지 받기 (1)



6월 5일 (월)

아침 5시 50분, 이른 시간이기에 무리없이 비자 인터뷰 딱지를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미 대사관에 도착했다.  어? 그런데 이게 뭐야?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거다.  어떤 사람들은 신문지를 깔고 덮고 자고있고...

설마, 이 사람들이 다 밤을 새며 줄을 지킨건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줄의

맨 끝으로 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혹시...  이게 비자 인터뷰 날짜 딱지

받는 줄인가요?"  나보다 조금 더 어려보이는 여대생으로 보이는 아가씨의 차가운

대답은...  "그래요."  으악!!  나는 엄청 놀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미국에

가기위해 이 꼭두새벽부터 줄을 서고 있다니...

그때 친절한 어떤 사람이 "저기 앞에가면 A4용지가 붙어 있을 거예요.  가서 거기에

이름을 적도록 하세요.  그 순번이 딱지 받는 순번이예요."  나는 부랴부랴 그 줄의

맨 앞으로 갔다.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리스트를 보니 내가 423번째였다.

기가막혔다.  이렇게 일찍 왔는데 내 앞으로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다니...

게다가 내일은 휴일이기 때문에 오늘 못하면 모레 해야하지 않는가!  하지만 별 수

없었다.  기가 막혀 맨 앞에서 약간 눈이 풀려 앉아있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저씬

언제 오셨어요?  세상에..  어제 오후 4시에 왔단다.  이건 말도 안돼...

한숨을 쉬며 맨 뒤에 가서 줄을 섰다.  423번째 자리에..

거기엔 온갖 소문이 다 돌았다.  오늘은 200명만 준다는 둥, 그리고 나머진 그냥 

집으로 갔다가 모레 다시 이 고생을 해야 한다는 둥...  하지만 제일 지배적인 썰은

하루에 400명에게 딱지를 준다는 거였다.  하지만 앞에 선 사람들 가운데에는 가족

중 한 사람만 와서 가족 5명 걸 다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300번이 조금 지나서 

끊긴다는 거였다.  말도 안돼.  설마 그럴리야 있을라구..

그런데 그 말은 사실이었다.  여행사 등 비자 수속 대행 업체에 400개, 개인에게 400

개가 미 대사관에서 하루에 발급하는 양이었다.(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나는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줄을 계속 서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줄을 서 있다보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다음편에 계속..


  ..... 그래, 집으로 가자, 집으로.
            거기, 우리 집에선 우리 아버지가 날 기다리고 계실거고,
                    거기, 우리 집에선 이런 서러움 따윈 없을거야......
                                                            == woodykos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