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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EncE ] in KIDS
글 쓴 이(By): Lennon (유정이아빠)
날 짜 (Date): 2001년 2월  6일 화요일 오후 03시 02분 56초
제 목(Title): Re: Higg's(?) 가 뭔가요?



아는 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실험을 하시는 분이 있으면 좀 더 자세한 얘기를 해주세요.

>입자 물리 하는 분들은 지금 관심사가 뭔가요?
>어떤 가속기가 건설되길 원하는가요?         

>세상에 입자물리용 가속기들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서로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 주실 분..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윗 분이 물어보신 Higgs 입자를 찾는 일입니다.
현재 입자물리학의 표준모델에서 아직 확인하지 못한 유일한
입자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입자들과는 달리 스핀이 0 인
입자이므로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네바의 CERN 연구소의 LEP 가속기부터 이미 Higgs 입자를 찾는
일은 가장 중요한 테마였고, 말씀하신 SSC 와 LHC 의 가장
중요한 목적도 역시 Higgs 를 찾는 일입니다.
그밖의 새로운 입자를 찾는 일들도 언제나 중요한 테마지요.
주로 관심을 갖는 입자들은 초대칭과 관련된 입자들, 
대통일 이론에서 나오는 입자들입니다.

현재 돌아가는 가속기중 가장 높은 에너지를 가진 것은 미국 시카고의
Fermilab 연구소의 Tevatron 입니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아마 올해부터 돌아갈 겁니다. (맞나?) 1.8 TeV의 CM 에너지에서
충돌하는 양성자-반양성자 충돌기입니다.
LHC 는 아직 돌아가지 않습니다. 2005년 6월인가 7월에 첫번째 런이 
있을 예정이고 제대로 데이타를 쌓는 것은 아마 그 다음해 부터겠지요.
CM 에너지는 14 TeV 입니다.
LHC 공사는 작년 말부터 시작되었고 따라서 같은 링을 (정확히
같은건 아니고 포개진 거라고 해야겠습니다만) 사용하는 전자-양전자
충돌기인 LEP 은 10여년에 걸친 실험을 작년 9월인가 10월인가에 종결했습니다.
거대 가속기로 그다음이 있다면 아마 소위 LC (Linear Collider)라고 부르는
선형 전자-양전자 충돌장치일 것입니다. 현재 유럽 (정확히는
독일 DESY 연구소), 일본 (KEK), 미국 (SLAC) 에서 프로포잘을
내고있는 중인데 아직 어디에 어떻게 지을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하도 큰 덩어리가 되다보니 옛날처럼 경쟁적으로 짓지는 못하고
현재 어디다 지을 것인지를 사전조율중입니다.  
LC 의 에너지는 대략 350 GeV (top quark 두 개 만드는 에너지) 에서
1 TeV 정도로 계획되고 있습니다. 

이상은 더 높은 에너지를 추구하는 가속기 얘기였고,
그밖에 지금 활발하게 돌아가는 가속기는 B 메존이라는 입자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가속기입니다. 일본 KEK 연구소와
미국 SLAC 연구소에 있습니다. 비슷한 역할을 하던 코넬의
CESR 은 요즘 살 길을 찾아 몸부림치는 모양입니다.
이런 가속기는 전자-양전자를 무수히 만들어 특정한 에너지에서
충돌을 시킴으로써 그 에너지에 해당하는 특정한 종류의 입자만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가속기들은 factory 라고 부릅니다.
K 메존, 타우-참 입자 등 많은 factory 들이 있습니다.
이런 가속기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면 충분하기 때문에
거대 가속기 주변에 초기 가속을 담당하는 가속기와 연계해서
실험을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속기의 종류라면 너무 막막한 얘기라서,
일단 몇가지만 얘기해 보지요.
충돌 방식에 따라 fixed target 이냐 collider 냐의 구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자는 입자를 가속시켜서 고정되어있는 입자를 때리는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이 방식이었지요. 기술적인 발전에 따라 collider 방식이
등장했는데, collider 는 이름 그대로 두 입자를 모두 가속시켜서 
충돌시키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더 높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요.
사용되는 입자에 따라 전자-양전자, 전자-전자 (실제로 존재하진 않습니다만),
양성자-반양성자, 양성자-양성자, 전자-양성자, 광자-광자등이 있습니다.
이건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자연계에 안정한 상태로 존재하는 
놈이 전자, 양성자, 광자뿐이므로 이놈들을 서로 충돌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는거지요.현재 뮤온-뮤온 충돌장치도 얘기가 되고있습니다만, 실제로
만들 것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각각의 중요한 특징을 요약해 보자면,
양성자 충돌장치의 경우 양성자의 질량이 이미 무겁기 때문에 
더 높은 에너지를 얻기가 쉽습니다. 그대신 양성자는 elementary particle이
아니므로 충돌과정이 대단히 복잡하고 충돌후의 시그널이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전자 충돌기는, 높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이 더 큰 링을
사용해서 가속을 시켜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낮습니다만,
충돌과정이 명확하고 깨끗한 시그널을 주기 때문에 분석이 더 정확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더 무거운 입자의 발견은 양성자 충돌기에서 주로
얻어지고 전자 충돌기에서 자세한 성질을 측정하는 식으로 실험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정확한 충돌에너지를 요구하는 factory 들은
모두 전자 충돌기입니다. 
뮤온 충돌기가 얘기되고 있는 이유도 이런 관점에서 입니다. 전자보다
뮤온이 200배쯤 무거우므로 같은 기술로 훨씬 높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밖의 변종들은 각각 고유의 목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양성자-반양성자가
아니라 양성자-양성자 충돌기에서는 양성자-반양성자 충돌기에서 일어나는
쿼크-반쿼크 충돌을 없애고 거의 대부분 글루온-글루온 충돌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특정한 과정을 집중적으로 보거나 할 수 있지요.
한편 링이 아니라 선형으로 가속기를 지으면 에너지가 높아짐에 따라
크기가 한없이 커지는 문제가 있어서 한동안 별로 지어지지 않았는데,
기술의 발달로 견딜만한 크기로 원하는 에너지를 얻을 정도가 된 모양입니다.
LC 는 그래서 계획되는 프로젝트인데요, 이경우에는 여러가지 잇점이
있습니다. 전자-전자 충돌이 가능하고, 충돌시키는 전자 (양전자) 빔의
스핀을 콘트롤하기가 쉽습니다.
한편 전자-양성자 충돌기는 목적이 좀 다릅니다. 이 실험은 전자를
양성자 속으로 쏘아서 양성자의 구조를 알아본다라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fixed target 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최근의 가속기인 독일 DESY 연구소의 HERA 는 전자와 양성자, 양쪽을
다 가속시켜서 충돌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실험은 새로운 입자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밖에 특이한 가속기로는 heavy ion collision 이라는 충돌이 있습니다.
가속기 자체가 특이한 건 아니고, 충돌시키는 입자가 납등의 무거운 원자의
원자핵입니다. 매운 높은 온도 (에너지) 상태를 만들어 quark-gluon plasma
상태를 만드는게 목적이지요. 현재 CERN 의 RHIC 이라는 프로젝트가
그것인데, 가속기를 새로 만든건 아니고 사용하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기인 SPS 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SPS 는 루비아가 W, Z 보존을 찾기위해 만든 가속기입니다.)
일일이 다 얘기하자니 한이 없군요. 팔이 아파서 그만 쓰겠습니다. 



>입자물리에 대해 깊이 알고 싶지는 않지만 대강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 하면서 혹시 예산 집행에 관여할 수도 있을지 모르는 사람..
>한테 설명한다고 생각하시고 정책적(혹은 정치적) 관점에서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 분...

>예를 들면, SSC는 원래 무슨 목적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얼마가
>들어가는 프로젝트여서 의회에서 뽀작나고, 유럽에서는        
>LHC가 돌아가는데, 이건 무슨 목적이고 에너지 레벨상 경쟁자가
>있고/없고.. Fermi랩은 무슨무슨 콜라이던데 이정도 에너지 레벨에서는
>이런 걸 관찰할 수 있고, 이걸로 top을 보고.. 근데 앞으로는         
>비전이 있다/없다. 뭐 이런 식..
>spring-8 , SLAC, TTF.. 등도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알고 계신 분들..

당빠 그런 관점에서야 얘기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_-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그런 얘기를 해드릴 수 있을만한 사람들이
키즈에 들어온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한 관계로 
기왕 들어온 제가 아는대로 말씀드리자면 ^^

SSC 는 전술한대로 첫째 Higgs 입자를, 그리고 혹시 있다면 초대칭
입자를 찾으려는 가속기였습니다. 여기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전파과학사 문고중에 SSC 에 관련한 책이 
하나 있으므로 읽어보셔도 좋겠네요. 
예산은 100억불 정도가 얘기됐습니다. 공화당 시절의 거대 프로젝트중 
SDI (약 400억불?) 다음으로 큰 프로젝트였지요. 
SSC가 좌절된 이유는 외국의 (일본이나 유럽의) 협력을 
적절히 받지 않았다는 점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애초에 이 프로젝트가
부시가 (물론 아버지 부시) 애써서 자기 고향 텍사스에 유치한 거라는 것도 
이유의 하나라고들 합니다. 결국 민주당 정권때 (93년) 그동안 파놓은
굴을 메꾸라는 예산만 남긴채 끝장났지요. 당시 급히 프로젝트 종결이
결정된 이유는, 손익분깃점이라고 할까, 들어갈 예산이 
이미 들어간 예산보다 적어지는 시점이 가까와져서라고들 했습니다.
우연히 저는 SSC 최후의 날에 ^^ CERN 연구소에 있었는데, 전쟁이
났다는 소식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흉흉한 분위기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해하는 분위기였지요. 이유는 당연히
수많은 job들이 날아갔기 때문이고, 경쟁상대가 없어졌으니
LHC가 늦어지리라는 것도 이유중 하나였습니다. 위에 적은 이야기들은
그당시 줏어들은 이야기들이니 알아서 판단하시길.
당시 의회에서 흘러나온 아티클에는 예산의 방만한 집행등의
얘기도 있더군요.
새로이 가속기를 만드는 문제는 워낙 큰 일이라 이런저런 일들이
얽혀있어선지, 관계자들도 사실 공식적인 얘기 외에는 잘 안해줍디다.
DESY 대빵인 아저씨를 공항에서 데려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LC 에 관해서 물어보면 possible 정도의 표현도 안하더군요. 
얼마전에는 KEK 의 하 모 교수가 와서 세미나를 하는데, 
LC 는 연구소의 next-next project 이고, next-next project 에
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게 politically correct 하다던가...
LHC 와 Tevatron 에 관해서는 위에서 대략 말씀드렸으니 이만 하지요.
그런데 spring-8 과 TTF 는 뭐지요? 못들어본 이름들인데요.

혹시 특정한 부분을 알고 싶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아는한은
말씀드리지요.







     **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
                Misunderstanding all you see...
                                      -  John Lenn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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