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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xLife ] in KIDS
글 쓴 이(By): limelite (가 맞음...)
날 짜 (Date): 1999년 1월 29일 금요일 오후 09시 20분 22초
제 목(Title): [펌]나는 처녀막증후군 환자이다


이화산부인과(http://ewha.doctor.co.kr/column7.html) 사이트에서
퍼옵니다. 위 정경숙산부인과 사이트와 저자가 같은가요? 비슷한
글이 몇 개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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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거기 병원이지요? 1989년 9월 차트를 아직 가지고 계시나요?"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50대쯤의 부인 목소리에 내 가슴은 벌써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한다.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이런 식의 전화를 받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어쩜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의사라면 누구나 함께 느낄 수 있는 일이리라.

요즘은 환자와 의사 사이에 아주 사소한 문제만 발생해도 대화나 순리에 의해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서슴없이 '고발'이라는 비장의 칼을 뽑아드는 세태여서 출근하여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받은 전화는 나에게 불길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론 차트는 보관돼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하자 전화기 저쪽의 부인은 
차트가
있다는 내 말에 자세한 내용은 얘기하지 않은 채 1965년생 김미선 차트가 필요하니 
찾으러
오겠다는 말만으로 전화를 끊었다.

김미선씨. 그래, 진달래색 실크의 예쁜 꽃무늬 옷을 화사하게 입었지만 얼굴은 
수심이 가득한
채 어머니와 함께 방문했던 그 환자였다.

"선생님, 저는 억울해요."

그때 하소연하듯이 들려준 모녀의 얘기는 이러했다.

미선씨는 중매로 만난 남편과 두달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건축업으로 부를 이룬 
부모 밑에서
고이 자란 E여대의 재원과 S물산 남자와의 맞선은 순풍에 돛단듯 착착 진행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했으면 오죽 좋았으랴! 신혼여행을 떠날 때는 마냥 행복에 
겨운
표정이었던 신혼부부가 돌아올 때는 서로 행복하고는 거리가 먼 상태가 되어 
버렸다.

첫날밤 25년간 고이 지켜온 순결을 남편에게 바쳤는데 흔히 처녀성의 상징이라 
말하는 혈흔이
없었단다. 첫날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운 새신랑은 신혼여행 며칠간을 꼬박 호텔 
방에서
담배만 피우며 신부에게는 말 한마디 건네오지 않았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분하고 
원통한
생각까지 들어 신혼여행지에서 곧바로 친정으로 달려온 미선씨는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털어
놓았다.

어머니는 매우 놀랐지만 "네가 첫날 피가 보이지 않아서 네 신랑이 화가 난 
걸거야. 너는
보증수표인데 아마도 네 신랑이 기술이 부족해서 널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그렇겠지"하며
위로를 하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며 병원에 가서 선생님과 의논해보자고 해서 날 
찾아왔던
것이다.

그날 그 모녀는 처녀막에 대한 내 설명을 듣고는 안심하며 돌아갔는데...

"우리 아이, 이혼하게 되었어요."

얼마 후 찾아온 미선시 어머니가 날 보자 매달리듯 꺼낸 첫마디였다.

잘 지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뜻밖이라 단숨에 이유를 물었더니 얘기인즉, 
결혼생활
2개월째에 마침 미선씨에게 아이가 들어서서 '이제는 잘 살겠지'하고 안심이 
되었는데 신랑의
태도는 여전했단다. '아기가 태어나면 괜찮아지겠지'하며 또 다시 기대를 걸고 
스스로 위로하며
지내던 차에 석달 전 딸아이를 낳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딸은 일주일 전 아예 
딸아이를 데리고
친정집으로 왔다는 것이다.

"엄마, 이제는 더이상 참고 못살겠어요. 결혼 첫날부터 지금까지 나를 다른 남자와 
관계가
있었던 더러운 여자 취급을 해요."

아기도 생기고 해서 웬만하면 견디고 살려고 했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대놓고 
'과거를
숨김없이 털어놔라'는 식으로 몰아붙인다고 한다. 참다못해 결국은 헤어지자고 
얘기를 끝내고
친정으로 와버렸는데 너무나 막막하던 차에 처음 우리 병원에 와서 진찰받은 
생각이 나서
찾아온 것이라고 한다.

"그때 선생님이 처녀막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죠?"

'처녀막은 질 입구에 있는데 둥그런 모양을 한 결체조직으로 사람에 따라 형태와 
크기가 많이
다르다. 결체조직이 두껍고 입구가 좁은 신부를 신랑이 첫날밤에 거칠게 다루게 
되면 피가 많이
나오고, 그 반대로 결체조직이 얇고 입구가 넓으며 신랑이 조심스럽게 대하게 되면 
피가 전혀
안나온다. 처녀막 주위의 근육조직은 유연성이 탁월하여 어떤 상황이건 그 상황에 
적당히
반응하는 기민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가 했던 말을 기억을 더듬어 
얘기하는데 한군데
틀린 곳 없이 정확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는 마음을 놓았는데..." 더이상 잇지 못하고 말끝을 흐린다. 
미선씨
어머니는 이혼수속을 밟을 때 가정법원에 제출하려고 한다면서 미선씨 차트를 
복사해 가지고
돌아갔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첫날밤에 혈흔이 없어 불행에 빠지는 신부가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딸이 첫날밤을 치르는 방의 이불 아래에 일부러 짐승 피를 
묻혀
놓는단다. 이 부족에게는 첫날밤 신부에게서 혈흔이 보이지 않으면 가차없이 
신부를 때리는
풍속이 있기 때문에 행여 우리 딸이 그러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나온 
발상이리라.

혈흔이 있다고 해서 처녀이고 그렇지 않다고 처녀가 아니라는 생각. 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판단인지!

결혼 전 이 남자 저 남자 거쳐가며 난잡하기 이를 데 없이 놀던 여자도 처녀막 
재생수술을
받고는 처녀 행세를 하며 결혼 후 남편에게 사랑을 받고 사는가 하며, 정말 
처녀성을 고이 지켜
남편에게 순결을 바쳤던 미선씨같은 처녀는 단지 혈흔이 보이지 않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이혼을 당해야 하다니... 이 모든 것이 남성위주의 가부장적 사회, 
남성들의 성지식
무지에서 비롯된 불행일 것이다.

이 시대의 젊은 남성들이여!

하루속히 처녀막의 환상에서 깨어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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