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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inxs ( 肉棒先生)
날 짜 (Date): 2012년 09월 30일 (일) 오후 08시 17분 19초
제 목(Title): 만원




이십대 후반때의 일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야근 철야 야근 철야의 끝무렵...

 

홀가분한 마음으로 모처럼 동기들과 부어라 마셔라 새벽 2시까지 
달렸더랬습니다..

 

택시 뒷좌석에 꾸겨져서 코를 드렁드렁 곯다보니..

 

다왔다며 기사님이 깨웁니다...

 

울렁이는 속을 겨우 진정시키며 차문을 열고 나서려는데 순간...

 

정신이 확 맑아지는 좋은 향기(버버리향수였던듯..)와...

 

빠숑모델 싸다구 후려칠 정도로 늘씬한 여인의 뒷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약간은 휘청이며 걷는 그녀의 뒷모습에..꽐라로서의 동지의식을 느끼며...

 

취중용기를 내어 작업을 해보려구 작정합니다..

 

' 첫 대화가 중요하다..껀수를 생각해보자..'

 

순간 퍼뜩 떠오른 생각...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쥐고..그녀를 따라잡습니다..

 

"저기요...이..만원..그쪽이 흘린거 같은데요..."

 

긴머리를 살랑이며 뒤돌아 혀꼬부라짐의 증상을 보이며 그녀가 말합니다..

 

"아뉜데열"

 

"아..그럼 꽁돈도 생겼는데..캔맥이나 하나 따실래요?.."

 

윗니 4개를 드러내보이는 그녀의 미소는 OK싸인..

 

조금 과감해질 필요를 느낀 저는 냅다 그녀의 팔을 이끌고..

 

근처의 호프집에 입성합니다..

 

황금비율로 섞을 소주와 맥주를 시키고...

 

몇번의 실랑이 끝에 그녀가 골뱅이를 시킵니다...

 

이런저런 기억도 안나는 씨잘대기 없는 몇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몸도 마음도 소맥앞에 무너져 내리길 바라는 저....

 

하지만..그녀...주당이었습니다...

 

혀는 점점 짧아지지만...이성의 끈은 절대 놓지 않는듯 하더군요...

 

꽐라의 경지를 넘어 점점 좀비로 변해가던 저는....

 

흘러내리는 안경을 들어올리며...정신을 
차리려..애쓰는데....애쓰는데...애쓰는데..

 

 

" 아좌씨!!!!!!문닫을 시간이거덩여?!!!! "

 

굵직하고 짜증섞인 남자의 육성을 들으며...흠칫 놀라 잠에서 깹니다....

 

이런 지미...ㅠㅠㅠ

 

눈앞의 그녀는 안보이고...엎드려있던..제 머리맡에 놓인 곱게 접은 냅킨한장만 
보입니다...

 

뿌옇게 안보이는 눈을 비벼가며..냅킨을 펴봅니다...

 

" 끝을 안보려거든 시작도 하지마라...만원의 아이디어는 높이 사주마..."

 

분노의 빗자루질을 선보이는 종업원의 꿍시렁거림을 뒤로하며...

 

쓸쓸히..먼동이 터오던 그 호프집을 나서야 했습니다....

 

담번엔 수표로 함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ㅠㅠ
 




사람들은 돈에 제약을 받으면 소신을 펴지 못하고 비굴해집니다. 특히
샐러리맨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일 때는 할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기 싫은
일도 억지로 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돈의 제약에서 벗어나면 잘못된 것을
지적하면서 옳은 일을 밀고 나갈 수 있는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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