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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hshim (맨땅에헤딩맧)
날 짜 (Date): 1998년03월26일(목) 12시09분10초 ROK
제 목(Title): Re: 라임라이트님께


라임라이트님, 득도 하셨군요 (농담이 아닙니다...) :)

> 왜 제 입장을 물리는지 판단 배경을 좀 설명하지요... 예전에는
> 이것이 좋은 것이다라고 알려주는데, 그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
> 있으면 기어코 좋은 것임을 알려주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 좀 더 생각해 보니 이게 우스운 상황이더라고요... 그 사람에게
> 애를 쓰고 좋다는 것을 알려줘도 나한테는 득되는 것 없고 그
> 사람에게 더 득되는 것인데, 그 사람은 고자세로 거부하고 저는
> 뭐가 아쉬운 사람처럼 매달리고... 이런 게 우스운 상황인 것을
> 깨닫고 나서는 그 사람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인데 거부하면
> 억지로 권하지 않습니다... 내가 손해나는 것 아니니까요...

저도 느끼기는 하는데 잘 되지는 않더군요.

끼어들 자리가 아닐지 모르는데, 캡춰에 대해서는 저도 한말씀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몇 줄 적겠습니다. 캡춰를 하는 입장에서 기본적인 생각은 "이건 보존해야 
한다"라기 보다는 "글은 지워져서는 안된다"입니다. 후자가 전자보다 더 본질적인 
것이지요.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캡춰는 글이 지워지는 것을 예방함과 동시에 
지워진다는 사실에 대한 항의의 뜻도 있습니다.

지워져서 마땅할 글이요? 물론 있습니다. 제가 봐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럼 그런 
글은 지워도 되지 않느냐? 안됩니다. 

어떤 글은 지워도 되고 어떤 글은 지워서는 안되는지의 판단을 누가 합니까? 
건전한 상식에 맡기자는 얘기 따위를 하기에는 키즈는 너무 크고 복잡해졌습니다. 
제가 보기엔 적당한 글도 다른 분이 보기엔 못봐줄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성적인 내용이 조금만 들어가면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섹스라이프 보드와 펀보드의 상당수의 게스트 글들은 남아나지 않을 
겁니다. 무차별적으로 게스트 글을 다 지우는 "삭제객" 게스트를 비난한다면, 
선별적으로 게스트글을 지우는 사람도 비난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수천명의 사용자가 있고 수백건의 조회가 이루어지는 키즈에서 자기만의 판단으로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지운다면 오만도 이만저만이 아니라 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런 모든 논의를 빠져나가는, 미꾸라지같은, 지워져서 마땅한 글들이 
있고, 그것도 요즘은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지워져서는 안됩니다. 그런 글들을 참고 놔두어야 하는 게, 자유로운 키즈를 
사용하는 우리의 댓가입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닙니다. 글 내용이 마음에 안들거든 
따지고 싸워야 합니다. 지워서는 안됩니다.

나쁜 글을 지우자는 의견에도 충분한 정당성이 있고, 저 역시 감정적으로는 그 
쪽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제 의견에 반대하시는 
분들이라도, "판단은 누가 하는가?" 하는 생각은 해보시기 바랍니다.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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