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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rdue ] in KIDS
글 쓴 이(By): Arendt (Hannah)
날 짜 (Date): 2001년 2월 23일 금요일 오전 08시 19분 03초
제 목(Title): 아아 미친 XX


마케팅 수업시간에 팀작업을 같이 하던 인도애가
'기분이 안좋아 일을 못하겠다'며 그야말로 배를 째길래
며칠간 '아 ...나쁜 X, 미친 X'하고 궁시렁 거리면서
나머지 팀멤버들과 보고서와 발표준비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여기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있느냐'며 타박을
주기도 했지만 일 안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돌릴 뾰족한
수는 아무래도 없었다.

드디어 오늘 보고서를 마무리 짓고 발표를 해야했는데
명색이 팀이라고 아침에 파워포인트 수정하는 내 옆에 
와서 앉더니 요즘 자신이 일을 못하는 것은 동료 인도애들
이 초능력을 발휘해서 자신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둥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컴퓨터를 들여다 보느라고 무슨이야기인지
대충 흘려들었는데 점점 듣다보니 이 애가 정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오후에 친한 인도애에게 슬쩍 물어보았더니 얼마전부터
초능력이니 불길한 힘이니를 운운하며 동료학생들의 가족에게
까지 전화를 걸기까지 해서 학교에 보고하거나 가족들에게
연락해 인도로 데려갈것을 권유하려한다고 말해줬다.

우리학교가 좀 들들 볶긴 하지만 정신을 나가게 할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하긴 이 애는 첫 학기부터 공부를 해야하니
침대는 필요없고 책상만 있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녔으니
학교의 책임은 없다고 해야겠다.

그러나 저러나 병적이라니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었던 화는 
사그라지고 측은한 마음이 든다. 나이도 23밖에 안되었는데.

흠....그러고 보니 내 다사다난한 유학생활의 대미는
피해망상증 환자와의 팀워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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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perity always commits suicide; resurrection is born in

depression - Forbes, 15 April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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