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t ] in KIDS 글 쓴 이(By): hammer (메멘토모리) 날 짜 (Date): 2010년 03월 29일 (월) 오전 11시 18분 54초 제 목(Title): 합방. 이번주는 무슨 일인지 토끼장이 금방 더러워졌다. 베란다 청소도 말끔히 끝내놓았던 터라, 겸사겸사 토끼를 베란다에 내놓았더니, 뭉뭉이 잽싸게 집에서 뛰어나와 나의 래빗의 토끼 엉덩이에 코를 대고 킁킁. 토끼는 싫다고 구석진곳에 꿈틀꿈틀 도망가 코를 벌름거린다. 보통 맘에 안드는 무언가가 있으면 잽싸게 날려뛰어 물어떼기를 하거나 발톱세워 양발교차할퀴기 수차례를 해야 나의 래빗의 토끼이거늘, 코만 벌름거리고 눈도깜짝 안하고 이쁜척 귀쫑긋 말짱히 있는다. 은근히 좋아하는건가 .. 싶었는데, 베란다 바닥의 물기가 채 마르지 않아서인지 개집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리곤 두마리가 개 집에 나란히 앉아 두눈 말똥말똥. 토끼는 개집의 이곳저곳의 냄새를 맡고 여기저기 물어뜯고 제 집인양. 뭉뭉인 토끼를 감싸앉아 턱을 괴고 엎드려 있는다. 허허. 합방일세. 아무리 그래도 느므한거 아닌가? 우리식구들이 자기 집에 손만 넣어도 까칠하게 날려뛰어 물어떼기를 해대면서 뭉뭉앞에선 묵직할 뿐이라니. 뭉이가 배고파하여 밥을 주었더니 토끼도 배고프다고 베란다 창문에 얼굴을 뭉개고 딱 달라붙어 있길래 한쪽 구석에 토끼밥도 주었다. 뭉이야 당근 재빨리 자기 밥을 먹어치우고선 토끼한테로 어슬렁어슬렁. 토끼밥통에 코를 슬쩍 갖다대곤 냄새를 맡더니 아무향이 없어서인지 그 옆에 털썩 앉아있기만 한다. 토끼는 뭉이가 밥통에 코를 갖다대건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건 역시나 눈도깜짝 아니하고 오몰오몰 깍쟁이처럼 먹어대기만 하고, 거의 다 먹을즈음 무슨 심사가 뒤틀렸는지 밥통을 입에물고 마구 휘둘러 깽판을 친다. 토끼밥이 사방으로 튀니 뭉이는 그제서야 일어나 토끼밥을 주워먹고. -_- 그리곤 한동안은 토끼를 따라다니며 그 옆에 엎드려 있더니, 그 다음부턴 토끼가 무엇을 하건 뭉이는 무관심, 거실의 나의 움직임에만 어리광부리며 따라다닌다. 결국, 토끼가 베란다의 깅기아란을 다 먹어치워도 그 옆에서 뭉이의 시선은 거실로만 향하고 .. 결국 토끼는 다시 토끼장행. 토끼가 달려도망쳤다면 뭉이가 잽싸게 사냥본능을 발휘했을텐데. 일단 두 마리가 같이 사는데엔 전혀 문제발생없을 듯 하니, 베란다의 화초들을 다 대피시켜놓은 어느날, 다시한번 시도를 해봐야 겠다. @ 뭉이를 어떻게 사납게 훈련시키나 .. 골몰.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잡을 수 없는 하늘의 별을 잡는다. ... 동키호테의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