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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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t ] in KIDS
글 쓴 이(By): parsec (먼 소 류)
날 짜 (Date): 1999년 5월 11일 화요일 오후 10시 15분 14초
제 목(Title): PET

한 생물의 전 존재가 오직 남에게 보여지고 애무당하는
것으로 운명지워진다는 것은 어쩐지 서글프다. 생명이라는
것에 보편적인 기회주의적인 특징으로 보자면 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독립성과 자율성, 자존심
따위를 중시하도록 교육받은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그렇단 얘기다.
자유롭게 풀뜯어먹고 포식자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부지런히
도망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던 토끼라는
한 종은 작은 크기, 순종하는 성격 등으로 인간의 손으로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의존적인, 혹은 기생적인 종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그런데 고양이는 수천년간 인간과 생활해 왔으면서도 집을 나가면
언제든 야생화한다. 겨우 수십년간의 식민지 생활로 노예근성을
익히고 명에심을 잃어버린 어느나라 인간들과 대조해보면
놀라운 자존심의 화신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가축화하는 동물의 특징은 야생상태에 있을 때 군집생활을 하고
리더의 명령에 복종하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인간도 어떤 우월한 힘을 가진 존재(같은 인간이거나 아니거나)
가 나타나서 지배하기 시작하면 어느 동물종보다 쉽게 가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V"는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인류 지도자들을
세뇌하는 외계인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런 세뇌작업은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지능은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빨리 노예화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할 수 있을만큼 우수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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