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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Asteau (언젠간학생)
날 짜 (Date): 1998년 7월  3일 금요일 오후 05시 52분 40초
제 목(Title): 노르망디 전선의 종결 - 36 (1)


기병 돌격전
1944년 7월말
노르망디 전역에서 연합군과 마구 뒤섞인 채로 혼전을 계속하던 독일군이 
'팔레즈'와 '아르장탕', 그리고 '모르탱'을 잇는 비교적 좁은 지역안으로 밀려 
들어감에 따라 비로소 양군 사이에는 명확한 '전선'이라는 것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앞으로 전개될 전투의 양상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한 사람의 
미군장성이 노르망디 전선에 모습을 나타냈다.
'조지. S. 패튼'중장은 그 누구보다도 연합군이 유럽본토에 상륙하는 그날을 
열망했던 사람이지만, 그 전해 8월 시실리 전선에서 꾀병으로 야전병원에 입원해 
있던 병사를 두들겨 팬 그 유명한 구타사건으로 인해 보직에서 해임되어 근신하고 
있던 처지였다.
프로이센 귀족출신의 독일 장군들 보다도 더욱더 귀족적이고 권위적일 뿐만 
아니라, 천성적으로 지나칠만큼 왕성한 공격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있어서 
이 일년여의 할 일 없는 대기발령 기간은 실로 감옥살이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런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그동안 연합군은 미군으로 구성된 제1군과 영국, 캐나다 연합군의 제2군으로 
편성되어 있었지만, 이제 전선에 돌파구가 열림에 따라 대대적인 부대의 재편성이 
단행된 것이다.
미군으로 편성된 제3군이 추가로 투입됨에 따라 브래들리 장군은 이 3군과 1군을 
총괄하는 제12집단군 사령관으로 격상되었고 제1군은 '코트니. H. 하지즈'중장이, 
그리고 제3군의 지휘를 패튼이 맡게된 것이다.
따라서 편제상으로 본다면 패튼은 군경력으로 자신의 후배이며 이탈리아 
전선에서는 직속 부하이기도 했던 브래들리 중장의 지휘를 받게 된 셈이지만, 
불같은 성격으로 인해 자칫하면 그대로 군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뻔했던 그로서는 
다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만도 감지덕지 하고 있는 판이었다.
이런 패튼이 노르망디로 날아온 것은 상륙작전이 있는지 딱 한달후인 7월 6일로, 
연합군이 폭우와 생나무 울타리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채 허우적거리고 있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런 식의 싸움은 패튼이 타고난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거니와, 그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도 아니었다.
누가 무어래도 패튼의 장기는 무모할만큼 과감한 돌진이고, 바로 그런 점을 가리켜 
브래들리 장군도 훗날 술회한 바 있다.
"프랑스 전선에서 우리가 이룩했던 눈부신 진격은 오진 패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독선적이고 과격한 성격을 가진 패튼이 내 밑에 들어오게 된다는 
사실에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지만, 타고난 저돌성에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더해진 패튼은 브르타뉴 반도의 전투에서 실로 무서운 
돌파력을 발휘해 주었다.
하여간 이런 임무에서 패튼 이상의 적임자는 없었다."

이런 패튼이 한달여동안 지켜본 노르망디의 전황은 한마디로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었지만, 아직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가지도 없었다. 그 시각 제3군은 
아직도 영국에 집결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굿우드 작전과 코브라 작전이 성공함에따라 돌파구가 열렸고, 
마침내 제3군도 프랑스에 도착하여 준비를 끝냈다.
6개 보병사단과 3개 기갑사단으로 구성된 패튼의 제3군은 8월 1일부터 행동을 
개시했다.
브래들리가 제3군에 내린 첫 명령은 브르타뉴 반도를 종단하여 점점 늘어나고 있는 
보급물자의 양륙을 위한 항구 몇개를 확보하라는 것으로, 이 임무를 위해 패튼은 
휘하의 9개 사단중에서 '가장 자신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2개의 기갑사단을 
선봉으로 내세웠다.
제6기갑사단은 반도 끝으로 돌진하여 브르타뉴 최대의 항구인 '브레스트'를 
탈휘하고, 또 하나의 전차부대인 제4기갑사단에는 장차 연합군의 보급기지가 
건설될 예정인 '로리앙'과 '반느'항구를 점령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이어진 것은 전광석화와도 같은 돌진 - 바로 그것이었다.
서부의 미개척지를 누비던 기병대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미군 기갑부대들은 
모처럼 저 그리운 선배들의 호쾌한 전통을 이어 받았다.
제4기갑사단은 8월 1일 '퐁트볼'을 출발하여 단숨에 84km를 주파, '레느'교외에서 
급조된 독일군의 방어선에 부딪쳤지만 제8보병사단에게 이들을 소탕하는 임무를 
넘겨주고 이 도시를 우회하여 그대로 질풍같은 돌진을 계속했다.
제4기갑사단장 '존 우드'소장은 눈 오는 날 웃통을 벗어던지고 눈밭에 뒹구는 것이 
유일한 취미라는 기인(奇人)인 동시에 패튼과 비슷한 기질을 가진 다혈질의 
사나이였지만, 이 사람은 패튼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는 진격 그 자체보다도 
'독일놈을 한명이라도 더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난 전투광(戰鬪狂)이라는 차이점이 
있었다.
따지고 보면 브레들리 장군이 패튼에게 브레스트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내린 의도는 
두말할 것도 없이 쓸만한 항구를 확보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명령을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최단시간 내에 가장 멀리까지 달려 나가는 돌격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 버린 패튼이나, 그저 호시탐탐 싸움터로 뛰어들고 싶어 안달이 난 
예하 사단장들이나 그 양쪽 모두가 브래들리 장군의 의도와는 거리가 먼 것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상반되는 직속 상관의 명령과 지나치게 원기왕성한 부하들의 의견을 
조율하여 작전이 '적절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일은 자연히 
제8군단장 '미들톤'소장의 몫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런 군사령관과 군단장의 판이하게 다른 지휘 스타일로 인해 혼란이 
빚어지는 경우도 왕왕 벌어졌는데, 그 좋은 예가 제6기갑사단의 브레스트 
공략작전이다.
8월 1일, 몸소 퐁트볼의 교차로에서 꼬리를 몰고 밀려드는 차량과 전차들을 
교통정리 하느라고 쩔쩔 매고 있는 '로버트. C. 그로우' 사단장 앞에 별 세개를 
그려넣은 3/4톤 차량 한대가 요란하게 급정거했다.
거기에 반짝이는 락카칠을 한 철모의 턱끈을 단단히 조여매고 구김살 한점 없이 
빳빳한 군복을 차려입은 패튼이 성큼 내려섰다.
그리고 그 권위의 상징과도 같은 지휘봉을 흔들어대며 성큼성큼 걸어 오더니 
사단장을 향해 한마디를 던졌다.
"그로우, 자네는 내가 5파운드를 따먹을 수도록 좀 도와줘야 겠어. 나는 방금 
우리가 나흘안에 브레스트에 도달할 수 있나없나를 두고 몽고메리와 5파운드를 
걸고 내기를 하고 오는 길이야."
신바람이 난 그로우 소장은 호쾌하게 경례를 올려 붙인 다음 전차대를 이끌고 
브레스트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방금 가장 기병대다운 장군으로부터 가장 기병대다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목표는 브레스트다!"

하지만 패튼은 이 내기에서 지고 말았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앞도뒤도 돌아보지 않는 패튼과는 달리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을 가진 미들톤 소장은 제6기갑사단이 퐁트볼에서 매우 가까울 뿐 아니라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가진 항구도시 '생 말로'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우회해 버린 
것을 알아차렸고, 즉시 그로우 사단에게 방향을 틀어 생말로를 공격하도록 
명령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패튼이 다시 나타난 것은 그로우 사단장과 그의 참모들이 
어느 밀밭 언저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생말로 공략계획을 의논하고 있을 때였다.
"도대체 자네들은 여기 자빠져 앉아서 뭘하고 있는거야? 내가 브레스트로 가라고 
하지 않았다?"
그로우 장군은 군단장의 명령서를 흔들어 보이며 브레스트 공격계획이 
중지되었음을 설명했지만, 그것은 성미급한 패튼의 분통을 더욱 돋구어 놓았을 
뿐이다.
"군사령관인 내가 높아? 아니면 군단장인 미들톤이 더 높아? 잔소리 말고 지금 
즉시 꽁무니에 불이 붙도록 브레스트로 달려 가기나 해!"
그리고는 뒤돌아서며 혼잣말처럼 한마디를 덧붙였다.
"맞아, 놈은 보병출신이었지..."
패튼이 말한 '놈'이 누구인지는 너무나도 뻔했다.
최후의 적병 한명까지도 세심하게 찾아내어 차근차근 섬멸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보병출신의 미들톤이 기병대 특유의 호쾌한 돌격전을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는 뜻을 
담은, 다분히 경멸적인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 혼란으로 제6기갑사단은 꼬박 24시간을 허비했고, 드디어 8월 6일에 브레스트 
교외에 도착했지만 패튼은 단 하루 차이로 몽고메리와의 내기에서 지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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