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poopoo (고등룸펜) 날 짜 (Date): 1997년05월16일(금) 10시04분29초 KDT 제 목(Title): 유격훈련 2 ------------------------------------------------------------ 병영추억 (#9649) 제 목 : [답변/9645] 유격훈련에 관하여! 올린이 : ipms (박만수 ) 97/05/16 01:30 읽음 : 39 ------------------------------------------------------------ 육군 유격훈련은요... 부대마다 틀린게 맞긴 맞답니다. 글치만 공통적인 요소가 많지요. 유격훈련은 대개 일주일가량을 받습니다. 유격훈련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PT 체조입니다. 이놈의 PT 체조가 사람을 죽여주죠. -_-; 막상 유격훈련 내용은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첫날은 아주 간단한 통나무 건너가기, 오르막 오르기 등의 아주 난이도가 낮은 것들을 받다가 점차 난이도가 높은 것을 받습니다. 유격훈련의 하이라이트는 막타워입니다. '헬기레펠' 이라는것도 있는데 아마 제일 질질싸는 것은 막타워일 듯 합니다. -_-; 인간이 가장 고소공포증을 느끼는 높이가 지상에서 11미터인데, 그곳에서 뛰어 내리는겁니다. 물론 안전장비가 있죠. 글치만 거기 안 올라서 본 사람은 절대 그때의 질질싸는 심정을 모르죠. -_-; 아래를 보면 까마득합니다. 그리고 조교가 옆에서 구령을 붙입니다. 아무래도 그냥 맹숭맹숭하게 뛰어 내리라고하면 더 공포심을 느끼니깐 옆에서 바람을 잡아줍니다. "애인있나?" "있습니다!" "애인 예쁜가?" "예쁩니다!" "애인 이름이 뭔가?" "갑순이 입니다!" "애인 이름을 삼회 복창후 원기 왕성하게 뛰어 내린다, 실시!!" "갑순아, 갑순아, 갑순아!! 사랑한다!!" 그리곤 훌쩍 뛰어 내립니다. 뛰어 내릴때의 그 짜릿함도 못 느낀 사람은 모릅니다.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채 약 50여미터를 쭈욱 가죠. 아주 뿌듯함과 카타르시스와 오르가즘(-_-;)을 느낍니다. 그 외에 힘든 코스도 있지만 막타워가 가장 짜릿(!)합니다. 유격의 말미는 복귀행군으로 장식합니다. 대개 야간행군을 하죠. 육군규정의 유격훈련의 복귀행군의 거리는 100Km 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FM 대로 하진 않습니다. 대략 60-70Km을 합니다. 그래도 거의 죽을맛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일주일내내 힘이 다빠질대로 빠졌는데 거기다가 완전군장을 하고선 걸어야하니 말이죠. 그래도 군바리는 해냅니다. 발바닥이 부르트고, 물집이 생겼다가가 터져서 피가 나도 걷습니다. 절대 유격복귀행군할 때 낙오하는 사람은 없답니다. 아마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듯... 유격훈련 확실하게 마스터하면 다른 훈련은 아주 우스워집니다. 그래서 전 쫄따구들한테 누누히 강조했던 것이 다른 훈련은 다 빠져도 유격훈련은 꼭 받으라고 했답니다. 정말 가치(?)있는 훈련이라 생각합니다. 일주일내내 소리, 아니 울부짖음이라고 하는게 옳은 표현일 듯 합니다. 소리를 박박 질러대서 목이 다쉽니다. 참고로 유격 훈련을 받을땐 훈련을 받는 사람은 "올빼미"라 칭합니다. 계급, 짬밥 철저히 깡그리 무시됩니다. 자신의 번호와 올빼미 구호만이 있을뿐이죠. 예를 들면 자기번호가 30번이라고 하면 조교가 부르면 "악!! 30번 올빼미!!" 라고 대답을 합니다. 악<=== 요건 "네"의 다른 의미죠. ('네' 자 붙이면 어케 되냐구요? 안붙여 봐서 모르겠습니다. -_-;) 정말 이거 제대로 받으면 뿅갑니다. -_-; 그리고 유격훈련장에서 본 조교의 눈이 살짝 가리워진 얼굴은 지금껏 제가 살아오면서 봐왔던 얼굴중에서 가장 무서웠고 차갑고 꽁꽁 얼어붙게 했던 것 같습니다. 한 번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해질 듯... 자, 박병장이 흥분해서 두서없이 늘어 놓았군요. 그때 생각하니 아주 감개가 무량하군요. -_-;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막타워가 문득 그리워지는 박병장 드림... Ideas won't be keep; something must be done about them. - Alfred N. Whitehead Think much, speak little, and write less. A cynic is not merely one who reads bitter lessons from the past; he is one who is prematurely disapponited in the future. - Sydney J. Harris [경고] 키즈는 중독성이 있으며, 특히 석사1년차와 신입사원에게 해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