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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clone (한시적좌파)
날 짜 (Date): 2003년 8월 31일 일요일 오후 07시 47분 28초
제 목(Title): Re: 각개전투?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겠지만 보병들이 땅바닥을 기기 시작한 것은 후장식
라이플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다음이겠죠. 전장식 총은 아무래도 엎드려 쏘기가
불편하니까요.

1866년의 쾨니히그레츠 전투는 이런 양상이 처음 나타난 전투가 아닐까 합니다.
전장식 라이플로 무장한 오스트리아 병사들은 기껏해야 무릎쏴 정도 밖에 할 수
없었지만 드라이제 니들건으로 무장한 프로이센 병사들은 엄폐물에 기대고 참호에
엎드려서 사격을 했으니까요. 한 오스트리아 장교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 이후 전 유럽 군대의 총기가 후장식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죠.

1900년의 보어전쟁에서는 이전의 밀집 대형을 사용하던 영국군이 산개대형과
매복전술을 적절히 활용한 보어군에게 박살이 나면서 오늘날과 같은 보병전술이
확립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돌격시에 넓게 퍼져서 적의 화력을 분산시킨다던가,
또한 넓고 얇은 대형으로 화력을 최대한 투사할 수 있도록 한다던가, 위장과
참호를 통해 방어력을 극대화시킨다던가 하는 등의 전술은 이때 이미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보어전쟁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엄청난 피해를 입어야 했던 영국군은 이후 'Thin red
line' 으로 일컬어지던 밀집대형 전술과 빨간 군복을 포기하고 카키색 군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사실 영국군이 고루하기 짝이 없어서 그시대에도 그러고 있던 것이지
다른 나라 군대들은 이미 어두운 색 군복과 산개대형을 채용하고 있었습니다.

러일전쟁이나 1차대전에서 엄청난 숫자의 사상자에도 불구하고 돌격이 실패하곤 한
것은 기관총과 철조망, 포병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방어선의 강력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격하면 뚫린다'는 식의 후진적 사고를 가지고 있던 지휘관들의 실책이지
보병들이 각개전투 기술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이미 말씀드렸지만 이
시기에도 보병들은 포복하고 참호파고 할 거 다 했습니다. 1차대전의 무지막지한
사상자 숫자는 앞서 말한 지휘관들의 무지와 방어선을 돌파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했던
당시의 기술적 수준에 원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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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지 않는 돼지는 그냥 돼지일 뿐 "

                                                        - Porco Ross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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