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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fractal (욱 이)
날 짜 (Date): 1997년09월30일(화) 19시52분20초 ROK
제 목(Title): [SG] 시가전(5)



 9월 30일

 이즈음 독일 제6군 사령관 파울루스는 엄청나게 많은 전문을 제B군집단 사령부로 
타전했다. 이는 6군의 격심한 피해에 관한 것이었다. 이미 6군의 1만명이상이 
전사했고 4만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이는 6군 병력 전체의 10%에 달하는 
손실이었다.

 시가전이란 특별한 종류의 전투이다. 독일군은 원래 전격전의 대가이다. 
전격전이란 공군과 육군의 유기적인 협조하에 빠른 기동력으로 적을 제압하는 
고도의 전술이다. 적은 더 많은 병력을 가지고도 효과적인 공군의 지원과 빠른 
공격앞에 속수 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하지만 시가전에선 그러한 독일군의 장점이 
빛을 발할 수 없다. 독일의 장갑 부대는 광할한 평원을 가로지르며 적의 전선을 
돌파하고 후방을 교란해야 함에도 스타린그라드 시가지의 폐허속을 간신히 
움직이며 여기저기 건물 잔해 속에 숨어 있는 소련군 대전차포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거다. 공군의 지원도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이제 소련군과 
독일군이 한데 뒤엉켜 있기 때문에 공습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었다. 

 소련 전차를 30대나 격파하고 기사훈장을 목에 걸고 있는 제24사단의 한 척탄병은 
러시아 초원에서 소련 전차를 사냥하고 있는 대신에 스타린그라드 폐허를 뛰어 
다니며 따발총을 갈기는 소련군을 피해 다니고 있어야 했다. 최강 독일 6군은 
이와같이 자신들 병력의 반 밖에 안되는 소련 62군을 상대로 꼼짝도 못하고 붙잡힌 
상태가 된 것이다. 

 물론 소련군의 피해는 극심하다 못해 처참할 지경이었다. 현재까지 투입된 병력의 
75%가 전사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대가를 치루며 독일 제6군과 제4전차군을 
스탈린그라드에 묶어두는데 성공했다. 그들은 주로 밤에 공격했다. 낮에는 독일 
공군 때문에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인 것도 있겠으나 독일군의 수면을 
방해하기 위해 10분 간격으로 돌아가며 끊임없이 독일군을 공격했다. 어차피 낮이 
유리한 독일군은 낮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공격을 해야 했기 때문에 수면 부족으로 
미칠 지경이 되어갔다.

 전격전에 능한 독일군이 근접전엔 잘하지 못했다는 말은 거짓이다. 독일군은 
근접전에 있어서도 소련군을 능가하고 있었다. 느린 속도이긴 했지만 차근 차근 
지루한 작업을 반복하며 한발짝 한발짝 끊임없이 진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종류의 전투가 강요되었을 때 5개월 동안 끊임없이 조금씩 진격할 수 있는 
군대가 몇개나 될까? 더구나 그들의 피해는 10%였다. 소련군의 피해는 75%이고..
그래도 제6군은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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