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terraic (치자와허브) 날 짜 (Date): 1999년 7월 11일 일요일 오전 01시 24분 20초 제 목(Title): '미사일 주권'의 명암 [이원섭칼럼] '미사일 주권'의 명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추가발사 움직임에 국제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번에는 남한 미사일 사거리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김대중 대통령은 2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대 180km로 묶여있는 미사일 사거리를 500km로 연장해야 한다고 요청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이 난색을 표명했다고 한다. 사거리 500km면 북한 전역을 포함하며 일본과 중국 일부도 걸친다. 정부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요구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단기적으로 본다면 이제까지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해왔던 미사일 분야에서 자주권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지난 79년 맺은 불평등한 `한미 미사일지침'에 따라 20년간 평양에도 못미치는 미사일 사거리 180km에 묶여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올해 초 미사일기술통제기구(MTCR) 기준인 사거리 300km까지 확대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양해가 이루어졌지만, 미국쪽이 개발단계의 투명성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번 기회에 최소 300km를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지닌다. 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이 서해사태의 연장선상에서 강력한 안보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미국은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한다는 이유로 사거리 연장에 반대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이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극심한 반발을 부르는 전역미사일방위체제(TMD)를 추진하면서 일본과 한국에 참여를 강권해온 논리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을 군사적 영향권 아래 두면서 자국산 미사일 판매 대상국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은 그래서 나온다. 우리로서는 미국의 이러한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미사일 문제에 남한과 북한, 그리고 일본을 각기 다른 잣대로 재는 미국의 이중성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미사일 사거리 확대는 미국이 반대 명분으로 내세운대로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없지 않다. 사정거리에 들어가는 중국이나 일본이 긴장할 것이다. 특히 `서해교전' 참패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민감한 시점에 나온 `미사일 주권' 추진은 북한을 자극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 이는 현안인 북한 미사일 협상을 꼬이게 할 염려가 있다. 미사일 주권의 양면성은 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창리 지하시설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핵 의혹이 해소된 마당에 북한으로서 미사일 개발 및 생산은 마지막 남은 군사적 지렛대다. 재래식 군비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한 처지에 몰린 북한에 미사일 개발은 전략적 가치가 크다. 어느 의미에서 본다면 미사일은 한국과 미국, 일본에 심리적·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위협용으로 더 요긴하다. 북한이 주장하듯 미사일 개발이나 생산은 핵 문제와 달리 자주권에 속한 문제이기 때문에 제3국이 관여하거나 제재를 가할 명분이 없다. 북한이 미사일 수출을 자제하는 대가로 상당한 경제적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맞는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는 주변국들의 경계심을 극도로 자극해 외교적 고립을 불러오고, 경제적 제재를 자초하는 측면이 있음도 엄연한 사실이다. 미사일 주권만을 고집할 경우 북한이 받을 불이익은 너무 크다. 큰 틀에서 볼 때 대량살상무기 운반수단인 미사일 개발은 군비축소 방향에 역행한다. 문제를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 남북이 저마다 `미사일 주권'을 강조하며 개발 경쟁을 벌인다면 막대한 투자비와 함께 이에따른 긴장 고조는 불가피하다. 남이든 북이든 미사일 사거리를 늘려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다고 해서 자신의 안전과 평화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남북은 군사적으로 상대방을 압도해 안전을 보장받으려 할 것이 아니라 신뢰구축·경제협력·군비통제 등 관계개선을 통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차관급 회담을 결렬시키고, 굶주리는 북녘 동포들을 살릴 비료지원을 늦추며, 남북화해의 상징인 금강산 뱃길을 가로막는 후유증을 불러온 서해교전도 결국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취약한 남북관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한반도 군축의 당위성과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논설실장 copyright(c) 1995-1999 한 겨 레 . Mail to: webmast@news.hani. 현대가 죽음의 시대인 이유는 대상과 주체의 완전한 분리가 실제 불가함에도 불구하고 관념적으로 자행되고 그것에 대한 반성적 사유가 마비되는데에 근원한다. 인간들은 체제의 이름으로, 자유의 이름으로 죽음의 야만성을 옹호하고 유지한다. 결국 아우슈비츠는 현대보다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가야겠다...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