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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itary ] in KIDS
글 쓴 이(By): Asteau (언젠간학생)
날 짜 (Date): 1998년 9월 15일 화요일 오후 03시 04분 46초


레드 볼 익스프레스
파리 시민들이 해방의 감격에 환호하고 있던 그 시각에도 북부 프랑스의 각 
전선에서는 연합군 부대들이 앞다투어 세느강을 건너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세느강 기슭에 도착하면 일단 부대를 정지시키고 재보급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이 전쟁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독일본토 
진공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충전 한다는 것이 연합군 사령부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독일군이 너무 빠른 속도로 퇴각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이 전열을 
가다듬을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연합군도 덩달아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판에 한가하게 강뚝에 주저앉아 휴식을 취할 여유 따위는 꿈도 꿀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진격은 점점 더 가속도를 붙였다.
연합군 병사들은 전차, 트럭, 지프, 심지어는 노획한 독일군 차량에 이르기까지 
바퀴가 달린 것이라며 아무것에나 올라타고 오직 앞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이제 완전히 무인지대를 질주하는 자동차 경주처럼 되어버린 이 전쟁에서 유일하게 
연합군 병사들을 괴롭히는 적은 비포장의 시골길 가득히 피어 오르는 흙먼지와 
사정 없이 내려 쬐는 한여름의 태양 뿐이었고, 도망치는 독일군이 가로수를 
쓰러트리거나 도로 한가운데 설치해 놓은 장애물 정도가 고작이었다.
연합군이 다가오기도 전에 대부분의 독일군 부대는 스스로 중화기를 해체하고 
병영에 불을 지른 다음, 식량창고에 난입하여 각자 들고 갈 수 있을 만큼 식량을 
챙겨 들고는 재빠르게 흩어져버렸다.
지휘관의 통솔 아래 부대의 건재를 유지한 채로 진행되는 질서정연한 철수작전 
같은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병사들이 앞다투어 군복을 벗어 던지고 가까운 
민가에서 약탈해온 사복으로 갈아입고 뿔뿔이 흩어지는 그 광경은 이미 전면적인 
대파국의 조짐을 역력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간혹 고립된 독일군의 소부대가 악착같이 싸움을 걸어오기도 했지만, 그 조차도 
어떤 일관된 명령계통이나 연계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놈들은 단지 탈출로를 뚫어 그곳에서 빠져나가야 겠다는 일념으로 개인적인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이 노르망디에서 그토록 완강하고 끈질긴 
투혼을 발휘하던 바로 그 적군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간다면 히틀러는 우리가 라인강에 도달하기도 전에 항복해햐 할 것 같았고, 
포로가 된 독일군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았다."

8월 31일 아침, 패튼의 제3군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파리 동쪽 240km 지점의 
'콤메르'시를 점령했다.
이날 정오경에는 뮤즈강을 건너 벨기에 영내로 진입했고, 거기서 독일 국경까지는 
불과 90km 남짓을 남겨두고 있을 뿐이었다.
패튼은 자신만만하게 호언했다.
"다른 것은 필요없다. 그저 가솔린만 충분히 보급해 준다면 우리는 열흘 안에 
베를린을 점령해 보일 수 있다."

연합군의 진격이 이처럼 지나치게 빨랐던 탓에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희극적인 사태가 도처에서 벌어졌다.
영국군과 함께 벨기에의 중앙부를 향해 쇄도하고 있던 하지즈 장군의 미 제1군도 
눈부신 선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파리 근교에서 출발하여 세느강을 도하한 제1군은 '소아슨'시를 통과하고 있을 때, 
그곳의 프랑스인 역장이 미군 전차대를 불러 세웠다.
조금 있으면 독일군의 정기 군용 열차가 들어올 시각이며, 그 열차를 통해 프랑스 
전선으로 파견되는 독일군의 증원병력이 실려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제3기간사단 대공포 중대의 '홀리스 버틀러' 상사는 잠시 망설였다. 과연 
독일본토, 혹은 동부전선에서 출발한 그 기차가 목저지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 버린 
줄도 모른채 꾸역꾸역 소아슨으로 들어와줄 것인가?
주력 전차부대가 이 믿기 힘든 정보를 무시하고 그대로 달려가 버렸으므로, 버틀러 
상사는 '속는 셈치고' 자신의 포대를 철로변에 배치했다.
잠시후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어났다. 정말로 독일군의 군용열차가 요란한 
기적소리를 울리며 역을 향해 미끄러져 들어온 것이다.
하늘에서 독일 공군기가 사라져 버린 바람에 지난 수주일 동안 단 한발도 발사하지 
못해 몸이 근질거리던 미군의 고사포가 열차를 향해 불을 뿜었고, 객차 안에 타고 
있던 독일군은 영문도 모른채 열차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우리가 베를린에 도착한 뒤에도 독일놈들이 기차를 타고 계속 이리로 오는 거 
아냐?"

사태가 이런 지경이었으니, 승리에 대한 확신과 낙관적인 희망이 열병처럼 
번져나간 것은 당연했다.
"최소한 크리스마스 이전, 잘하면 가을이 끝나기 전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
이처럼 쾌조의 진격을 계속한 제1군은 '라옹'시를 해방시키고 '몽스'부근에서 
벨기에 국경을 넘었다.
그리고 여기서 독일 본토를 향해 철수하고 있던 2만500여명의 독일 제5장갑군 일부 
병력을 포로로 잡았을 때는 신중한 성격의 군사령관 하지즈 장군마저도 이렇게 
선언했을 정도였다.
"열흘 - 열흘 안에 이 전쟁은 끝난다."

미군의 왼편에서는 영국군과 캐나다군이 해안선을 따라 진격을 계속했다.
8월 30일에는 캐나다 제1군단이 '루앙'을 해방시켰고 9월의 첫째주에는 '르 
아브르', '브르타뉴', '깔레', '덩케르크'가 차례로 떨어졌다.
특히 파드깔레는 런던을 향해 발사되는 V-1 로켓의 기지가 있는 곳이고, 
덩케르크는 4년전에 만신창이가 된 영국군이 독일군에 쫓겨 정신없이 도망쳐 온 
회한이 서려있는 바로 그곳이었으므로 그들의 감회는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었다.
몽고메리의 영국 제2군은 8월 31일에 '아미엥'을 해방시키고 벨기에 국경을 
돌파하여 9월 3일에는 수도 '브뤼셀'에 입성했고, 그 이튿날에는 '안트워프'항구를 
상처 하나 없이 고스란히 접수하는 횡재를 낚았다.
영국 육군성도 비록 '최근의 진격 속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9월 28일까지는 베를린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측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이런 장미빛 희망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회의를 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단 한사람, 총사령관 아이젠하워 장군만을 이런 승리의 행진에 불안한 
눈길을 던지고 있었다.
"이건 별로 좋은 조짐이 아니야. 흡사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 같아 보인단 
말이야..."
아이젠하워가 우려한 가장 큰 문제는 보급이었다.
전쟁은 이제 한대의 전차보다도 한대의 트럭이 더 요긴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연합군이 보유한 모든 트럭이 풀가동하여 정신없이 탄약과 연료를 실어 날났지만, 
선도 전차부대의 진격속도는 항상 그보다 한발 앞서 달려나가고 있었다.
마침내 최후의 연료 한방울까지 완전히 떨어져 그 자리에 멈추어 선 패튼이 길길이 
날뛰었다.
"내 부하들은 하다못해 가죽허리띠를 뜯어 먹으면서라도 진격을 계속할 수 있지만, 
전차란 놈은 기름이 없으면 꼼짝도 못한다."
게다가 이런 사태를 불러온 배경에는 몽고메리의 영국 제2군과 미국 제1군에게 
보급의 우선 순위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더욱 그의 분통을 돋구었고, 
특히 영국군이 사용하고 있던 1400여대의 영국제 '베르포드'트럭이 엔진에 중대한 
결함이 발견됨에 따라 제3군의 몫으로 할당되어 있던 미군제 트럭이 영국군에게로 
돌려져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러지 않아도 몽고메리에 대해 치열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던 패튼은 거의 적개심에 가까운 감정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나는 이 전쟁에서 두개의 적과 싸우고 있다. 그 하나는 물론 독일군이고, 다른 
하나는 변변찮은 주제에 기름이나 퍼먹는 영국군과 그 자들을 끼고 도는 연합군 
총사령부다"

아이젠하워 총사령관의 특명에 의해 특별수송부대가 조직되었다.
도로가 정체되었을 때 최우선 통행권을 가지며 헌병의 검문에도 응할 필요가 없고, 
왠만한 교통사고 같은 것은 그냥 무시하고 질주해도 좋다는 총사령관의 
특별허가증을 앞유리에 부착한 미국제 GMC 트럭들이 전속력으로 노르망디 해안과 
최전선사이를 왕복했다.
주로 흑인 운전병들에 의해 24시간 쉴틈없이 가동되는 이 특별수송대의 트럭이 
어둠 속에서 앞차에 매달린 붉은 불빛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주하는 장관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었고, 이들에게는 곧 '레드볼 익스프레스'(붉은 공 
특급)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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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 o n g m u d o h a             公無渡河 公竟渡河 陸河而死 當泰公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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