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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dicineClinic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안드로메다) <211.191.98.82> 
날 짜 (Date): 2000년 8월 18일 금요일 오후 02시 32분 00초
제 목(Title): [펌] 영국아줌마



08/18 (금) 13:30



영국에 사는 한 아줌마가 

보건복지부와 일부 의료정책을 연구하는 분들이 선호하는 영국식 의료제도를 
경험하고 쓴 글입니다. 

저는 영국에 살고있는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작금에 의약분업으로 몹시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저는 그 어떤 전문가도 아니자만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또 언제 
병원에 가야할 지 모르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가감 없이 제가 사는 환경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캅?했지만 남편의 주장에 따라 가입했습니다. 당시에는 그 
돈이 너무 아까웠지만 지금은 그때 남편의 선택이 얼마나 현명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의약분업도 전국민의료보험(이하NHS)도 진작에 실시 이미 안정되어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제 제 경험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NHS는 이런 제도입니다. 모든 국민은 동네마다 있는 GP(가정의)라는 곳에 
등록합니다. 6개월 이상 거주하게 되면 누구나 가입 할 수 있죠. 그리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GP의 소견서를 받아서 소개해 주는 전문의에게 갈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무료이구요. GP는 나라에서 대가를 지급합니다. (약은 돈 내고 
사야합니다) 

춥고 음산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겨울이 시작될 즈음에 도착한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GP에게 갈 일이 생겼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무릎에 통증을 느꼈죠. 
병원에 전화를 하니 친절하게도 예약시간까지 지정해 주었습니다. 다음날 
갔습니다. 의사가 3분 이상 진료를 해주더군요. 친절했구요. 진찰을 한 의사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성장기의 소녀에게 종종 발생하는 일이니까 걱정하지 말라' 
였습니다.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10년도전에 성장이 끝난 2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물론 의사의 챠트에는 제 나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나이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 이니 병의 조기발견이나 신속한 치료는 기대하기가 힘듭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GP는 대부분 인도인이거나 파키스탄인등이 대부분입니다. 영국인도 
있다는데 저는 아직 실제 영국인 GP에 등록했다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답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이 NHS라는 제도가 시행될 때 실력 있는 의사들은 모두 
미국으로 도망갔다는군요. 

그럼 중동의 부호가 다닌다는 그 유명한 할리 스트리트는 뭐냐구요? 있죠. 
입구에는 제복 입은 수위가 예약을 확인하고 대기실로 안내하고 각종 잡지가 
비치된 우아하고 편안한 ?0-40만원을 청구합니다. 이건 그냥 진료비구요, 거기에 
시술이나 검사를 할라치면 건당 10-6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제가 피검사 한번 
하는데 400파운드(64만원)내봤습니다.(나중에 개인의료보험회사에 청구하여 
환불받았습니다만) 절대 들은 얘기가 아니라구요. 물론 이런 의사들도 '봉사'로 
NHS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일주일에 1-2일쯤 진료하기도 합니다. 다만 NHS를 통해서 
진료를 받으려면 기약이 없고(무료니까), 개인적으로 진료를 신청하면 다음날도 
가능(돈내니까)하답니다. 

어느날 한국에서 의료시장 개방이라는 얘기가 들리더군요. 시간당 30-40만원씩 
받는 의사가 갑자기 슈바이처 박사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1만원정도 받는 
우리나라로 올까요? 설사 이런 숭고한 희생을 결심했더라도 정말 의사가 없어서 
속수무책인 오지로 갈 겁니다. 정부와 국민이 의사를 모두 떠나보낸 나라에는 오지 
않을 겁니다. 그럼 어디서 의사를 수입할까요? 

아마도 이곳 영국처럼 제3세계에서 수입해야겠죠. 절대 제3세계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평균적인 의료수준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또한 제3세계 의사들에게 
우리나라가 그다지 매력적인 이주 희망국가가 아니라는 얘기도 하고싶구요. 이런 
의사들의 진료는 어떠할까요? 이곳의 GP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소화제와 
진통제만 처방하는 의사 말입니다. 아 그럼 약국에서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을테니 금상첨화겠군요. 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약분업을 실시하면서 
대체조제, 임의조제 다 허용하고 기록을 남기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서 
'의료시장개방' 그만하면 훌륭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얼마전 이건희 삼성회장님은 그룹 산하의 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치료하러 가시더군요. 우리 의사들 다 떠나고 전업하고 나면 제3세계의사 데려다가 
정말 아프면 우린 어디로 가야하나요? 우리 모두 미국으로 가야 하나요? 여러분 
모두 그런 경제적, 정신적 여유가 있으십니까??? 참고로 이런 상황을 만들고 있는 
힘있는 분들은 그런 능력 있으실 것 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냉정합시다. 
꼼꼼이 따져 보십시오. 의약분업 해야겠지요. 하지만 철저히 준비하고 그 취지를 
잊지 맙시다. 누구를 위한 의약분업입니까? 

우리나라 의사들 돈에 눈 먼 사기꾼들 아닙니다. 그 사람들 오랜 시간 열심히 
교육받고 훈련받은 전문가들입니다. 여기 돈 많이 버는 의사들에 비하면 그들은 
그냥 평범한 생활인이며 우리의 이웃입니다.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면, 그들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손실입니다. 그들의 
생활을 한번 지켜보십시오. 그들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잘 
한번 들어보십시오. 아마 깜짝 놀라실 껍니다. 잘 이해가 안 되시면 의사들과 
진지한 대화를 한번 해 보세요. 애들이 싸워도 양쪽의 얘기를 다 들어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건 우리 모두의 생명이 달린 일입니다. 신문에 의료서비스를 못받아서 
투신자살했다는 기사는 정말 가슴아프고 의사들에 대한 깊은 원망을 자아내지만, 
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였는지 누가 이런 사태에 책임져야 하는지 한번이라도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셨습니까?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의약분업을 보다 긴 
안목에서 합리적 생각해 봅시다. 

저는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부디 이번 기회에 정말 제대로 된 진료환경에서 
친절한 인술을 펼치는 의사님들을 만나고 싶군요. 더 이상 피곤에 지친, 제도에 
밀려서 허둥대는 의사들이 아니구요. 의사선생님들 힘내십시오. 그리고 선생님들의 
주장을 얘기 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어느 
대중매체에서도 선생님들의 의견을 들을 수 없더군요. 모 잡지에서 작금의 사태에 
의사들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파업사태에 대한 반성이나 미안함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의사들도 이 상황을 곤혼스럽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아울러 한국 대중매체가 그런 비난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군요. 
조금만이라도 공정할 수는 없습니까?(그게 매체의 기본의무 아니던가요) 

의료시장개방이 된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정말 두렵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서 
약사님들을 정말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한약도 파시고 기본비상약품도 
슈퍼에서 못 팔게하시는 거론 부족하십니까? 휴일에 갑자기 비상약이 필요할 때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아세요? 이 사회에서 힘 쌔셔서 정말 좋으시겠어요. 정말 
대단하십니다만 그만 하시지요. 

P.S. 의사선생님들 좋은 나라에서 스카웃제의 오면 받아들이세요. 거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힘들게 일하시고, 박봉(계산해 보니, 전공의 시간당 임금이 3000원도 
안되던데요)에,욕먹고. 

[ 신동훈 : drdoogi@chollian.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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