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veNfrei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qkim (김 용 운) 날 짜 (Date): 1994년02월06일(일) 15시17분48초 KST 제 목(Title): 위에 글 세 개... 위의 세 글에 나오는 얘기들에 구구절절 공감을 하는데...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읽어봐도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모습인 것 같다. 나는 이 말을 아주 부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본래의 말뜻이 가지는 아름다운 모습이 어찌 부정적으로 느껴지느냐 반문하겠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또 하나는 뭐더라.... 그런 모습이 떠오른다. 인간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으며 천하무적이 될 수도 없는데 실수없고 철저하며 완벽한 천하무적의 여성이어야 될 수 있을 현모양처의 모습에 동의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여성이 싫다는 것은 아니다. 구구절절 공감을 한다는 사실에서 보아도 그렇다. 그러나, 여성도 평범한 보통 한 사람의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의 본모습에 먼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그건 남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남자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아내를 바란다면 똑같은 인간으로 똑같은 고통에 직면해 있을 아내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남편의 지혜도 함께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신체적 구조는 다를지라도 남자나 여자는 똑같은 존재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나는 반대한다. (여기서 존재라는 말은 일반적인 뜻이 아니라, 어떤 현상이나 사실에 대해 반응하는 주체로서의 좁은 뜻.) 감성적 반응에서의 차이가 존재하며, 이것은 어릴 때부터 여자로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생긴 차이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본성적 차이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 똑같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 남자와 여자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바라는 모습 그대로를 여자도 남자에게 바라며, 남자가 저지르는 실수를 여자도 그대로 저지를 수 있으며, 그 실수를 이해받기 바라는 그대로 여자도 그러하다는 사실, 나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그대로 여자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고, 내 오랜 친구들을 그리워 하고 만나고 싶듯이 여자도 그의 오랜 친구들을 그리워 하고 만나고 싶어하며, 고통에 힘겨워하는 나를 누군가 가슴으로 안아주길 바라듯이 여자도 자신의 아픔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주길 기대한다는 사실, 남자와 여자는 똑같은 생로병사 희노애락을 느끼는 평범한 보통 한 사람의 존재들이란 사실, 그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여성평등주의자도 아니며 더더구나 여성해방주의자도 아니다. 앞서 현모양처의 모습에 구구절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하였으며, 내 아내도 그런 모습이길 바란다. 그러한 이중성을 나는 갖고 있다. 3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가지게 된 그 속성과 지금 가치관과의 이중성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 30여년의 세월동안 상처받고 쓰라려하며 인내하고 삭히며 살아갈 지난한 세월을 예감한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있으며 훗날 딸의 손을 잡고 들려주게 될 얘기가 하나 있다. 주부가요열창이란 텔레비젼 프로가 있다(있었다?). 학교 다닐 때 대학가요제에 나갔다가 떨어져서는 그때의 노래를 갖고 다시 도전한 것이었다. 1등을 차지한 소감에 대해 신문기자들이 묻자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저는 남편에게 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