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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bret ()
날 짜 (Date): 1994년08월09일(화) 17시35분06초 KDT
제 목(Title): 나도 이제...2



기다림을 경험해본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기다림이란 괴물이 너무 짖궂다는

것을 안다. 한 주일은 마치 물먹은 솜을 진 당나귀의 발걸음 같이 느릿했다.

강박관념의 정글에서 공부라는 맹수와의 싸움은 해 본 사람만이 아는 고통이었다.

쉴틈없이 펼쳐지는 그놈의 '밑줄 쫙!'... 난 내 메마른 가슴에 나뭇가지로 밑줄을 

그어갔다.


저 끝쪽 마루에 그녀가 앉아 있었다. 한 녀석이 뭐라고 열심히 기도하고있을때

난 그녀를 보았다. 얌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 짧지

않은 단발머리가 무척어울려 보였다. 아멘 소리는 나의 상상을 가차없이 깨어버렸다.

전도사님의 설교소리가 웅웅거리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재즈음악같았다.

난 그 재즈음악을 귀밖으로 흘리며 나의 우상을 바라보았다.

사실 '순' 모임이라는 것 그래서 성경공부하는 것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난 그저 그녀를 볼 수 있다는 희망하나로 토요일 마다 꼬박꼬박 참가했다.

그녀는 순모임에서 순장이라는 직책을 가졌다. 난 애석하게도 그 순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걸로도 만족 스러웠다. 우리 순 바로 옆에 

그녀가 앉아있었으니까.... 그녀가 알고있는 난 너무 착하고 또 문학적으로 

조예(?)가 깊은 모범학생이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그대로

내가 되어야 했다. 난 그녀를 실망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은광여고를 다니고 있었다. 늘 들고 다니는 빨간 가방은 그녀의 

상징적 물건이었다. 나의 순진해 보이는 모습과 내가 되어버린 그녀의

나는 그녀와 쉽게 가까워 질 수 있는 매개가 되었다.

어른스러움이 선망이고 목표일 수 있던 시절, 난 그 어른스러움을 

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내가 다행스러웠다.

그애와 나눴던 많은 어른스러운(?) 이야기들... 우린 삶, 죽음, 도덕,

문학, 음악, 종교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애당초 미팅이나

유흥적 오락은 우리사이의 화제에 낄 자격이 없었다. 그만큼 그녀가 

풍기는 분위기는 차분하고 고상하며 차라리 신성하기 까지 했다.

누구라도 그녀앞에 서면 착해질 수 밖에 없는 그녀... 남의 아픔에 

진실로 걱정해서 눈물 흘릴 수 있는 그녀...그녀는 나의 종교였다.

그녀의 성격을 단정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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