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Nfriendship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bret ()
날 짜 (Date): 1994년07월30일(토) 14시20분23초 KDT
제 목(Title): 나도 이제 미워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터벅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서 난 어린시절 병원에서 본 다람쥐 생각이

났다. 뱅글뱅글 거리며 쳇바퀴를 도는 그놈은 내가 쳐다보자 구석에가 웅크리고 

앉았다. 그리고 날 빤히 쳐다본다. 클로로포름 냄새가 갑자기 역겨웠다.

난 마치 취한듯 손가락을 담람쥐 틀안에 집어넣어 그놈을 만져보려고 했다. 

갑자기 뜨끔하는 느낌과 함께 내 손은 빨간 아주 짙은색의 물감으로 물들여

졌다. 난 울지 않았다. 얼른 손가락을 뺀게 어쩌면 후회스러웠을지도

모른다. 그후 엄마의 수선스런 소리, 간호원, 내 피보다 더 빨간 머큐롬

그리고 하얀 붕대.... 왜 병원은 하양 아니면 빨강일까?

규칙적인 내 발자국 소리에 난 진저리가 났다. 괜히 빨리 걸어보고

또 천천히 걸어보기도 했다. 그때 차라리 다람쥐에게 물려서 죽었다면

어땠을까? 난 장미가시에 찔려 죽었다는 릴케생각이 났다.

집은 학교에서 겨우 5분거리에 있었다. 옥상에서는 운동장이 다 보인다.

망할놈의 운동장... 교련이 제일 싫었다. 괜히 그 무거운 플라스틱제 

M16모의 소총을 들고 앞으로~이 가! 뒤로도라~이 가!를 하고 있었지...

'야 진짜 총도 이렇게 무겁냐?' '이것보다 더 무겁다 그러더라 우리 삼촌이..'

'큰일이다 군대가면.. 이거 어떻게 매일 들고 다니지?' 우린 이렇게 얘기하다

괜히 겁을 먹곤 했다. 

이제 선생님들은 학생을 완전히 둘로 구분해 놓고 가르킨다. 대학 갈 애 와 

포기한 애로. ' 공부하기 싫은 놈들은 그냥 엎드려 자, 괜히 딴사람 방해하지 말고'

앞자리 너댓명만 열심히 선생님과 눈을 맞춘다. 뒷자리는 완전히 무너진

왕조의 궁성터 같았다. 앞자리에도 안앉고 공부도 안하면서 고개 

빳빳히 세우고 뒤에 앉은 사람은 붜야...?  난 가끔 힐끗거리고 뒤를 돌아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건방진 녀석...! 

쉬는 시간은 완전히 전쟁터다. 여태껏 잠들어 있던 군인들이 일시에 고개를 들고

전투를 시작한다. 날아다니는 빗자루..백목조각.. 그래도 공부하는 인간은 

또 뭐야...? 난 엎드려 잠을 청했다. 빨리 토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토요일.. 나의 천사, 우상, 나의 신을 만날수 있으니까....

창하.. 그녀는 나의 우상이었다. 이세상 사람같지 않은 너무너무 착한 그녀를..

난 주말마다 만났다. 

-계속-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