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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ei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jpark (정박)
날 짜 (Date): 1993년12월15일(수) 06시39분14초 KST
제 목(Title): 내 생각 ;이성과우정이현실상불가능할이유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는 이성과의 우정이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정말 그 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나름대로 생각합니다.

1. 이성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부족.

   이성을 존중치 않는다는 말은 남녀평등 어쩌구 저쩌구 식의 남녀차별만을

   뜻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Sexual Object로 생각하는 -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아닌 - 것을 말합니다.  물론, 이성을 하루 24시간 계속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인간은 없겠지만...  결국, 성욕이라는 것이 본능으로 인간 안에

   있는 한, 아무래도 이성을 동성을 대할 때 처럼, 하나의 인격체로 좋아할

   기회가 줄어 든다고나 할까....

   애해의 부족이라는 말은, 설명이 필요 없겠죠.  성전환수술을 받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 누가 이성의 감정을 완벽하게 이해 하겠습니까.  그러나,

   여기에는 또 다른 뜻이 있읍니다.  이성을 이해하지 못 하기 때문에

   차이점을 인정하지 못 하고, 동성인 친구들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무리하게

   바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성간의 우정이 부족해 보이고, 결국에는 

   이성간의 우정은 우정으로서 자격미달처럼 되어버리죠.  왜, 흔히 남자들끼리

   술먹고 자기 바람 놓은 여자 씹으며 '역시 남자끼리 말이 통한다..'는 등의

   소리를 하는데 (경우야 다르겠지만, 여자들도 여자들끼리 통하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이성의 친구들은

   동성의 친구들이 가져다 줄 수 없는 나름대로의 무엇인가가 또 있다는 사실을

   잊는 것 같습니다.

2. 우리 세대 (우리 이전의 세대서 부터 우리 세대까지 - 더 정확히 말하면)가
   가지고 있는 Moral. -음, 한국 말로 Moral이 뭐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가치관이 아래 두가지 중 하나로 바뀐다면

   이성간의 우정은 더이상 영화에 나올 만큼 보기 드문 일도 아닐껄요?

   A. 이성간의 Sex는 아침 인사 주고 받는 정도의 일이다.

      다시 말해 성이 무지무지 문란 (지금 우리의 기준으로) 해 진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친구끼리야 뭐 꼭 사랑하지 않더라도 한 쪽에서 

      고프다면.... 히히히.  그리고, 일을 치른 뒤, 우정에 금이 갔네 어쩌네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B. 마음으로 좋아하고 음욕을 품는 것은 죄가 아니다.

      이 경우는 A의 경우처럼, 지금 우리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좀 그렇긴 하지만... 어쨋든 많은 분들이 속으로 욕을 

      품는 것을 죄로 여기거나, 적어도 순수하지 못 하다고 생각하시기에

      지금 우리 사회의 가치관도 그분들의 생각같다는 가정하에 썼습니다.

      한 밤 중에 여자인 친구와 단둘이 앉아서 TV를 보는데, 갑자기

      미니스커트 아래에 나와있는 그녀의 쭉 빠진 다리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동'하겠지요.  그러나 그 순간 다리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건 아니고... '순수한' 친구로서 감히(?) 음욕을 품었다는 번뇌따위는

      안해도 되니, 우리의 우정은 지속 되겠지요.  만약 내가 순간의 유혹을

      용감히 실천으로 옮기지만 않으면.


음... 또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앞뒤없이 한 말만 되풀이한 기분이네요.

어쨋든, 1의 경우는 우리만 자각하면 언제라도 실천이 가능하고, 2의 경우는..

A는 내 살아 생전에 실현 되는 것을 보기 힘들겠고 (아닌가?), B의 경우라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답게 순간의 충동을 자제하는 이성(본능의 반대말)을 가지며,

정말 그렇게 속으로만 음흉한 마음을 품는 것을 죄로 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세상에 완벽하게 성에 대한 욕구에서 벗어난 사람이 몇 분이나 

되겠읍니까?  (얼마전에 한 분이 입적하셨으니, 어쩌면 하나도 안 남았을지도..)

위에서 제가 말하기를, 이성간의 우정에서 우리는 동성간의 우정 만큼 많은 것을 

찾으려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이성간에 우정에서 '더' 많은 것을

찾으려 노력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성간의 '영원한' 우정, '완벽한' 우정을

꿈 꾸기 전에,  동성간에, 아니 이성 동성을 떠난 친구간의 우정은, 우리가 

이성간의 우정을 평가한 바로 그 자로 재어 보면, 과연 그렇게 영원하고  

완벽했나요?

음.. 내 생각에 혼자 너무 열 받았나.
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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