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ddaeng (김 경 철) 날 짜 (Date): 1995년07월12일(수) 05시18분31초 KDT 제 목(Title): 그녀의 모습.. 한때는 무척이나 보고싶었지만, 여태까지도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지 못했다. 저녁시간, 약속해 놓은 일을 위해, 시간을 맞춰 퇴근하여 한 제과점으로 향한다. 시간은 일곱시. 바로 한시간 후부터 해야 할 일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너무나 촉박하게 돌아간다. 한시간 내로 모든 준비를 마쳐서 여러 사람들 앞에 서야한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뭔가 불안하다.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하지만 찾는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나와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도 적잖이 바쁜입장이라, 아마도 시간을 지키지 못할것임을 인지한 듯, 그를 대신하여 한 여자분이 나와있다. 낮이 익은 얼굴. 하지만 나는 바로 기억해 내지 못한다. 약간의 대화가 오고간 후에야 비로서 인지한다. 만나기로 한 이의 부인되시는 분이다. 잠시간의 어색하고 초조한 시간이 흐른다. 빨리 가야하는데. 옆 테이블에 혼자서 신문을 뒤적거리는 여자를 훔쳐본다. 나와 같이 누군가를 기다리나 보다. 내가 좋아하는 헤어스타일. 시계를 본다 벌써 30분이 지났다. 여기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까지 가기에도 버거운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신문을 보던 여자가 기다리는 사람이 온것같다. 초조한 나의 기분과는 달리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눈다. 역시 익숙한 음성. 몇년 전에 헤어진 그녀의 목소리와 무척이나 닮았다. 조금은 허스키한. 무리하게 소리를 질렀는지 약간 목이 쉰것 같은. 어쩌면 저 옆테이블에 앉은 여자가 바로 에전의 그녀일지도 몰라. 하지만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볼 용기는 나지 않는다. 애꿎은 시계만을 무심하게 쳐다볼 뿐. 간단한 케익을 같이 먹는 듯 하다. 나도 앞에 놓인 컵을 여러번 건드린다. 목소리가 조금은 피곤해 보이지만 밝다. 그녀가 아마 지금쯤이면 저정도의 모습이 되어있으리라. 이상하게도 자주 만날 수 없는 환경에서는 그렇게도 서로 보고싶어하던 것이, 자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서는 오히려 시들해지고.. 그러면서 서로가 느꼈던 답답함. 결국은 그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박차고 나왔었지. 마지막까지도 그녀는 순수했었다. 나는 그렇지 못했고. 내가 먼저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그녀는 그런 내가 무섭다고 했다. 그땐 그런말을 할수 있는 나 자신이, 나도 무서웠다.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가 그녀인지 확인해보고 싶다. 하지만 제발 나를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동안 주말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전화가 왔었다. 아마 그녀였을것이다. 하지만 난 한마디 말도 할수 없었다. 하기 싫었을까?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먼저 내가 말을 꺼낼 용기가 없었다. 억지로라도 잘못걸린 전화라고 생각했었다. 신문을 뒤적이던 여자가 내쪽을 보는것 같다. 갑자기 옆 테이블 쪽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같이 있는 사람이 묻는다. "왜그래?" "... 메스꺼워" 그들이 함께 일어난다. 나가려나보다. 정말 그녀일까? 얼마나 바뀌었을까. 보고싶다. 하지만 내 모습을 보이긴 싫다. 결국 나는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지 못했다. -- (김 경 철)Kim, Kyoung-chul ddaeng7@glory.kaist.ac.kr Computer System Lab. #1 +82-2-958-3385 Dept. of Infomation and Communication, KAIST, Seoul, Kor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