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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KiDs (K i D s)
날 짜 (Date): 2002년 8월 17일 토요일 오전 10시 00분 03초
제 목(Title): 나의 토스트를 찾고 있음.




요즘 글을 끄적이기가 힘들다. -딴 생각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입안에 넣은 포도알을 포도씨와 포도껍질과 포도알갱이로 
분리한 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포도씨와 포도껍질은 뱉어지지
않고 계속 입 안에서 꿈틀댄다. 우물우물거리고 있는 포도씨와 
포도껍질를 어떻게 해야할 지 난처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입 안에서 우물거리고만 있던 포도씨와 
포도껍질은 뱉어야할 깔끄러운 이물질 내지는, 뱉을 수 없이 
삼켜야할 나의 일부가 되어버려 뱉을 수도 삼킬 수도 없는 
모호한 상태가 되고 바로 그 순간 포도씨와 포도껍질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당혹스럽다. 

그것들이 어디로 갔는지, 왜 사라졌는지, 가끔은 심지어 
모호하게라도 그것들이 뭐였는지 조차 기억할 수 없을 때가
있음으로.

눈을 깜빡인다거나 침이 조금씩 고이는 내 생리적 행동이
생각을 투명해지게 만드는 주술이나 묘약이 되어 내 포도씨와
포도껍질 -생각-을 투명하게 만들고 난 그 투명해진 포도씨와
포도껍질을 도저히 묘사할 수가, 그 포도씨와 포도껍질의 
기호를 해독할 수가 없게 되는 것처럼 교묘한.

그러나 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도씨와 포도껍질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대로 써보자면 이렇다.

의학사에서 보면 자신이 달걀 후라이라고 이상한 망상에 
빠져살아가는 사람의 사례가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찢어질까봐', 혹은 '노른자가 터져서 흘러내릴까봐' 어디에도 
앉지 못 하고 늘 공포에 짖눌린다.

어떤 진정제도 어떤 치료도 그를 낫게 할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이 달걀 후라이라고 굳게 믿었고 무엇도 그를 그 미망에서 
꺼낼 수는 없다.

그때 한 의사가 미망에 사로잡힌 그에게 제안을 한다. 
늘 [토스트 한 조각]을 지니고 다니라고. 그렇게 하면 의자에 
앉을 때 그 토스트를 깔고 앉고 그러면 노른자가 샐 염려가 
없을거라고.

환자는 그때부터 늘 토스트 한 조각을 지니고 다녔으며 대체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깐 이 이야기의 요점은 이렇다. 

사람이 미망(迷妄) -자신이 달걀이라는 믿음, 혹은 사랑- 에 
빠져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미망을 보완해주는 비슷한 
미망에 빠져 있는 연인, [그 한 조각의 토스트]만을 찾아낸다면 
그것이 무슨 공포겠는가. 그것이 무슨 문제겠는가. 그것이 무슨 
정신병이겠는가. 모든 일은 잘 될 수 있다. 

사랑이라는 매우 아슬아슬한 비누거품에 대한 믿음을 유지해나갈 
수만 있다면, 도대체 하늘이 연노란 달걀 반쪽 껍질이든, 괴물의 
붉은 눈에 아침부터 밤까지 태양이란 까만 눈동자가 반바퀴씩 
휘릭휘릭 돌고 있는거든 무슨 문제겠는가.

문제는 혼자서만 미망을 믿을 때다. [한 조각 토스트]도 없이 
'나는 달걀 후라이'라고 굳게 또 굳게. 그리고 비극은 시작된다.


포도씨와 포도껍질이 제대로 그려졌는지 모르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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