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Nfriendship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Getit (알고파..)
날 짜 (Date): 2002년 8월 12일 월요일 오전 12시 45분 56초
제 목(Title): 젊은 느티나무..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서 책이 가득 쌓여있는 뒤쪽 골방문을 열고
먼지를 투욱툭 털어내며 대략 열댓권의 두꺼운 책 밑에 깔려있는
고등학교 때 즐겨(?) 읽었던(읽을 수 밖에 없었던-_-;)
제목마저 거부감이 드는 '교과서에 나오는 시.소설' 이라는
두꺼운 책을 하나 힘차게 꺼내들었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을 보자면, 반을 뚝 갈라서 
아래쪽은 고등학교 때의 칠판을 연상시키는 (--;) 짙은 녹색 계열로,
위쪽은 연두색으로 칠해져 있고 맨 꼭대기 부분에는 당당한 글자로 
'고등학교 현장교사가 직접 엮은 책' 이라고 적혀 있다.  -_-;

문학을 상당히 즐겨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류의 타이틀이 걸린 책은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그때 여러 학교 국어 선생님들끼리 짜고치는 고스톱 분위기로 
학생들에게 강매를 했었는지 아니면 내가 그냥 편하게 언어영역 공부를 
하기 위해 샀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이 나이 되서 고향에 내려가자마자 이 정이 절대 안든 책을 굳이 꺼낸 이유는
내 기억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젊은 느티나무' 라는 소설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 나는 이 '젊은 느티나무' 를 읽으면서
아아니, 이런 통속스러운 분위를 풍기는 러브 소설이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하는 문학이라고 이 책에 실려있다는 사실에 
대단히 놀라워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아주 즐겨 읽었다.-_-;)
'강신재' 라는 분이 쓴 소설로써,
줄거리로 말하자면 ..
수많은 일본 순정 만화와 허리퀸 로맨스, 영화, 드라마의 밑줄거리로 쓰이는 
양아버지의 아들, 곧 자신과는 법적 형제이지만 생판 남인 오빠와 
서로에 대한 미묘한 감정, 사랑을 알아나가는 스토리.
게다가 그 와중에, 오빠의 질투심을 적절히 자극시키는 
이웃집 장관아들 의대생 총각이 한명 출연하고,(-_-;) 
이 오빠라는 인물은 무슨 일류대학 물리학도라는, 
가히 20여년 전쯤에 학력고사 최상위권 학생들이 기웃거렸던 학과를 적용시켜서 
상당히 스마트한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다.
또 주인공 여자 또한 미스 E 여고에 당선될 정도의 미모를 지녔다는 문구를 
통해 은근히 이 주인공 둘이 선남선녀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_-;
또한 여자는 18살, 남자는 22살이라는, 그당시 고등학생들이 
충분히 가슴뛰며 읽을 수 있을만한 나이 설정을 해놓고, 
상당히 깔끔한 문체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웃기는건, 이 소설은 교과서에는 커녕 수능시험에도 결코 나온 적이 없으며, 
수많은 언어영역 문제집, 수능 모의고사, 본고사 등에도 결코 출현한 적이 
없고, 같은 수능세대를 거친 우리집의 또 한 사람은 이 소설의 존재조차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얼마전에 접했던 것이다. (이 녹색책은 나만 읽었다.-_-;)
따라서 과연 이 소설이 실제로 그 녹색 책에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고민하다가,
(물론 본격적으로 앉아서 고민해다는게 아니라 그냥 언뜻언뜻 궁금해 했었다는 
소리임-_-)
이렇게 기회가 되어 빼들고 손에 침을 묻혀가면서 먼지 날리는 책장을 넘긴 
것이다.
나름대로 상당히 감명을 받으면서 읽었던 작품이고
(그당시 그 또래의 학생의 감성을 충분히 자극할만한 내용 아닌가)
작가의 깔끔한 감정표현, 전혀 저속하지 않은 문체가 맘에 들었었기 때문에
다시 그 소설을 찾아보는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

아..그런데 역시나 있었다. 책의 중간즈음에 '젊은 느티나무' 라고..
아..그리고 여전히 내 기억에 강렬히 남아있는 첫 문구,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있었다..그 소설은 있었다..

소설이 실제로 존재했음을 증명하게 된 나는 또 하나의 의문에 빠져든다..
도대체 이 시험에도 안나올법한, 아니, 실제로도 나오지 않은,
그리고 결코 고등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면 줬지 결코 도움을 주지 않을법한
이런 스토리의 소설을, 어찌하여 '교과서에 나오는 시.소설' 이라는 뻣뻣한 
타이틀의 시험 대비 책자에 실었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런 가정도 있을 수 있겠다. 
'학생들이여,,,앞뒤의 무미건조하면서도 암울한 분위기의 일제시대 배경 소설을 
읽다가 좀 지칠때쯤 되면 이런 소설도 한번 읽어서 기분을 업 시켜보려무나..'
물론 헛소리다.-_-;


키즈에 오시는 수능세대 여러분들이여..
과연 이 '젊은 느티나무' 를 읽어보신 경험이 있으신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나, 개인적으로 취미삼아 읽으신 분들 말고..
실제로 언어영역 대비용이라는 명목하에..고교 시절에 읽으신 분이 있으신지
무척이나 궁금해서 이렇게 글을 올린다..
물론 나랑 같은 지역, 같은 년도에 고등학교를 나오신 분들은
경험이 있으실지도 모르겠다..-_-;;
궁금하도다...궁금하도다...



(간만에 진짜 길게 썼다.--;;)












 


시그 없~~따!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