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Nfrie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chaos (수리샛별) 날 짜 (Date): 1994년12월02일(금) 14시44분05초 KST 제 목(Title):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에게 - 시인 김초혜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에게 시인 김 초혜 결혼이란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서는 나름대로 한마디씩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한마디씩 옳은 말일수는 있을지 모르나 완성된 말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 그렇듯이, 우선 결혼이 란 사랑의 실천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혼이라는 전과정을 살펴보면 , 그 전에는 전혀 몰랐던 남녀가 어느 한 시점에서 사랑이라는 불꽃으로 서로를 밝혀 하나로 합쳐지면서 하늘이 허락 하는 만큼의 시간과 더불어 살아가게 되는 세월의 길이를 말하는 것이다. 그 세월 속에서 온갖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하고 갈등과 희비가 엇갈리는 인간의 삶을 엮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모든 삶의 역정을 순탄하게 다스리 고, 슬기롭게 이겨내고,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바로 사랑인 것이다. 모든 변함이 없는 사랑, 아니 날로 새롭게 피어나는 사랑, 그것의 실천이 결혼생활이 아닌가 싶다. 그럼 결혼생활을 통한 부부의 사랑은 무엇일까. 우리는 사랑이라는 그 추상명사를 대체로 아련하게, 아름답게, 신비롭게, 그리고 약간은 슬프게, 조금은 비애롭게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 그것은 감상이 전제된 사랑에 대한 일반적인 정서일뿐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은 아니다. 결혼이라는 것이 더할 수 없는 구체적 현실이듯 부부간의 사랑이라는 것은 이미 추상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인 것이다. 다시말해 그 것은 감상적인 것이 아니라 생활적인 것이며, 환상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 인 것이다. 부부간의 사랑은 생활 그 자체이고 현실 그 자체로 모습을 바꿈으로써 처 음의 형태 즉 연애기간이나 사귐의 동안에 만들어졌던 모양이 변하게 된다. 꽤나 많은 여자들이 연애를 할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자마자 '마 음이 변해 버렸다'고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거나 실망스러워하는 경우 가 바로 그 증거가 된다. 그건 남자가 변한것이 아니라 여자가 결혼과 함께 변화할 수밖에 없는 사 랑의 과정을 파악하지 못한 어리석음에서 나오는 말인 것이다. 그럼 부부 간의 사랑이란 무엇이며 어떤 것일까. 부부간의 사랑이란 연애기간의 사랑 처럼 반짝반짝 빛나지도 않고, 두근두근 설레지도 않는다. 다만 흐를 뿐이 다. 그 흐름도 콸콸 소리내는 산골짝 개울물의 흐름이 아니라 아무런 소리없 이 흐르는 넓고 깊은 강의 흐름이다. 그 조용한 흐름속에 물은 살아있고, 그 생명을 가진 물 속에 온갖 물고기들이며 벌레들이며 물풀들이 자라듯이 그 고요로운 사랑의 흐름속에 생동하는 삶의 온갖것들이 살아 움직이게 되 는 것이다. 그 자잘하면서도 소중한 것들의 발견을 끝없이 지켜낼 수 있는 눈, 그것 들을 모아 행복이라는 덩어리로 뭉쳐낼 수 있는 지혜로움이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의 참맛을 알게되고, 부부애의 덤덤함이 아닌 담담함의 깊은 아름다움 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결혼은 서로의 발목을 묶고 뛰는 뜀뛰기 경주다. 그 발목 묶고 하는 뜀 뛰기 운동은 운동이기에 앞서 <협동>이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하나 가 먼저 가려해도 넘어지고, 하나가 느리게 가려해도 넘어지는 그 운동. 서로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그래서 행동도 하나가 될 때 비로소 뜀뛰기는 가능해지고, 마음이 속력도 붙게 되는 것이다. 결혼도 그렇게 서로의 마음과 몸을 합하여 하는 경주와 별다름이 없다. 그 깨달음을 세월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고 간직하고 살아내면 결혼은 나 날이 새로운 꽃순을 돋아올려 때때로 만개한 꽃을 보게 할 것이고, 생활속 에서 일어나게 마련인 자잘한 갈등, 속상함, 고민거리마져 그 꽃향기로 삭 여질 것이다. 부부간의 사랑은 서로의 표내지 않는 믿음이고 존경이고 노 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