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veNfrei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chaos (수리샛별) 날 짜 (Date): 1994년02월22일(화) 04시05분30초 KST 제 목(Title): <부부일기> 질투는 필요악? 제 목 : <부부일기> 질투는 필요악? 지금은 결혼을 한 A씨는 어릴 때부터 질투가 심했었다. 자신이 사귀고 싶은 친구가 다른 애랑 친하게 지내면, 그걸, 말로 표현도 못 하고 혼자서 몸살을 했던 적이 많았다. A씨의 남편 B씨가, 연애중반기에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두었을 때, A씨는 그 사실을 확인하기 전부터 막연한 질투감에 휩싸였고, 그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을 때는 가슴이 온통 타버릴 듯한 질투심을 느꼈 다. 그일 이후에 B씨를 다시 받아들인 다음에도, B씨가 3일만 연락이 없으면 나쁜 상상을 하고, B씨가 자신이 모르는 어떤 여자이야길 하면 질투심에 불타올랐다. 그러나, 왜인지는 모르나, 어릴 때부터, 질투를 드러내면 친구 를 잃는다는 두려움을 A씨는 가지고 있게 되었고, 그래서 연애를 하면 서도 A씨는 A씨의 질투심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자신을 감추려고 무진 애를 써 왔었다. '그는 저렇게 초연한데, 나는 왜 이럴까?' 질투를 한다는 사실때 문에, 그런 자신이 열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역시 견디기 힘 든 것이었다. '나는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 는 평상시의 의연함도 질투심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자취를 감추었다. '안돼! 그가 다른 사람과 좋아져서 A씨와는 남남이 된다는 건 상 상만 해도 끔찍해.' A씨는 B씨가 내게 가진 불만을 곰곰 생각하고 반 성하기도 하고 B씨에게 더 상냥하게 대하기도 한다, 경계경보를 해제 시켜줄 사실확인( 며칠간 계속 술을 먹느라 늦어서 전화를 할 수 없었 다거나, 급한 일로 고향에 다녀왔다거나)이 있기까지는 말이다. 이러한 질투가 남자인 B씨에게도 있다는 건 매우 놀라운 사실이 었다. 결혼이야기가 제기된 후의 어느날인가, A씨가 대학원 同學들과 모임을 갖고 밤11시가 넘어 들어온 날, 들어서자마자 전화벧이 울렸 고, 따가운 목소리를 들어야했다.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B씨도 A씨와 마찬가지로 내가 늦도록 전화를 안 받으면, '온갖 불길한 그림'이 다 떠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놀랍고도 기분좋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B씨가 질투를 한다는 사실을 알기전 부터 A씨는 B씨의 질투를 유발하는 여러가지 행동을 얼마나 자주 했으 며, 그 이후에도 얼마나 자주 B씨를 자극하는 데에 질투를 활용했는지 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질투가 관계유지에 해롭다고 주장하고 그런 경험을 했다고 주장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분명히 사실이다. 질투가 상대방을 얼마 나 피곤하게 하고 지치게 하는지는 다시 말할 필요도 없다. 질투때문 에 관계 자체가 끝장난 커플도 아마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러나 A씨처럼 질투를 관계의 유지와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 록 활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A씨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 보기로 하자. "결혼 전에, 연애할 때, 나는 그의 질투심을 유발시켜서 그가 내 게 좀더 집중하고 몰입하도록 만들어 왔던 것 같아요. 이런 거죠, 저 여자는 다른 사람이 접근할 만큼 매력적이다, 조심해야 한다... 근데, 나중에는, 내가 늦도록 전화를 받지 않으면 그는, 예쁘고 새침한 여자 보다 나처럼 못생기고도 이야기하기 편안한 여자를 더 좋아하는 '미 친 자식'들 때문에 불안하다고 하더군요. 결혼이 결정된 다음에는 내 가 조금만 늦게 귀가하면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나는 행동하기가 많이 불편해져 버렸지요. 내가 판 함정에 내가 빠진 격이 되어버린 거죠." 결혼한 지금도 A씨는 질투를 표현하여 B씨를 행복하게 할 수 있 는 방법을 연애시절과 마찬가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A씨의 전략이었음을 B씨가 알게 되면 더이상 그 전략이 효과가 없어질 수도 있는데, 이 비밀을 A씨의 허락하에 여러분들에게만 살짝 공개한다. B씨가 다른 여자 이야길 해서 가슴속에 질투가 무럭무럭 김을 내 며 익기 시작하면, A씨는 웃으며 살짝 눈을 흘긴다. 그리고 이렇게 말 한다. " 우리 신랑이 너무 섹시해서(매력적이어서, 여자들한테 인기가 있어서 등등 그때그때 내용을 바꿔야 그가 전략을 눈치채지 못한다) 고민이야. 그 아가씨 예뻐요? 착해요? 말 잘해? 다른 여자들이 붙으면 어쩌지? 다 데려와, 한판 붙자고 해요. 내가 다 무찌를거야. 근데 그 아가씨 힘 세?" 질투는 필요악이다. 내 소중한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의 호감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이다. 오히려, 내 소중한 애인에게 나 이외에는 아무도 관심있는 사람이 없다면 나는 정말 불행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성립한다. 그러나 질투가 심하면, 그것은 병이 된다. 의처증, 의부증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혹시 자신에게 그런 요소 가 없는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내 가슴속에 질투심이 생길 때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아무리 쓰레기통에다 버리려 해도 버려지지가 않는 희한한 물건이다. 따라서 그것을, 애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잘 되살려 재활 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할 것이다. 어떤가? A씨처럼 해 보면? "아이고, 사랑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워요? 정말 머리 쓸 일도 많 기도 하네요, 치사하게 이것저것 작전도 구사해야 하고?" 그래? 힘들이지 않고 얻은 사랑이라면 그만큼 덜 소중할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겠다, 이해하기 바란다. 손쉬운 사랑을 원하는 사람은 하늘에서 목욕하러 내려오는 천사를 기다렸다가 날개옷을 감추어 두었 다가 결혼하든지, 아니면 연애 00번에 이혼 00번이라는 훈장을 달고서 남은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하나의 방법은, 연애 혹은 결혼이라는 형식은 그냥 두고서 두 사람이 무미건조한 생활을 해 나가 는 수 밖에 없다. 선택은 자유! 그 책임은 그 누구와도 함께 질 수 없는 자신만의 몫! 어떻게 살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