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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Nfreindship ] in KIDS
글 쓴 이(By): namu (나무라니까,H)
날 짜 (Date): 1994년02월14일(월) 17시18분52초 KST
제 목(Title): 친구에게..




책상 서랍 한켠에는 받은 편지와 함께, 쓰다만, 혹은 다써놓고도 부치지 않은 
편지가 가득이다.

편지를 쓰고 싶다는 욕구와 이미 편지라는 매체가 너무 낯설어진 내 습관이 충돌을 
일으킨다.

무슨 말을 써야할 지도 막막해지고...

지난번 네 편지가 생각나 만년필을 찾아꺼내들고 잉크를 넣었다.

실로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던 파카 만년필은 어디 처박혀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 분명 아주 소중히 놔뒀을텐데 말이다. - 그래서 다음 타자로 그저 
쓸.만.한. 만년필을 찾아냈다.

만년필 찾으면서 내가 써두었던 편지도 하나 발견했는데.. 글씨에 무척이나 신경을 
썼더군.

반듯하고 예쁘게.

예전에, 만년필을 즐겨 쓸 때는 글씨를 예쁘게 쓰려고 무척이나 노력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내가 글씨체에 관심을 가졌던건 국민학교 때부터였다.

그것도 국민학교 1학년 때.

무지 오래된 일이지.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글씨를 아주 반듯하게 쓰셨지.  그 글씨가 너무 예뻐서 난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필기를 하시면 내용을 생각하면서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그 
글자들의 모양을 흉내내어 베끼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담에도 국민학교 선생님들은 대개 글씨체가 좋으셨지.  난 선생님이고 옆의 
짝꿍이고 할 것없이 예쁜 글씨만 보면 그 글시를 흉내냈었다.  그래서 내 글씨는 
해마다 모양이 다르지..  그 해의 내 모델의 글씨체에 따라서 말야.

참 우스운 일이지.  그래서 지금도 내 글씨체는 일정한 틀이 없다.

어떨 땐 제법 멋지게 쓰다가도 어떨 땐 아주 개발새발이지. ;)

요샌 그러고보니 글시를 쓸 일도 참 없다.

모든 글은 word processor 란 놈이 다 써주니...

이젠 글씨쓰기보다는 타이핑이나 연습해야겠지.

나란 인간의 운명도 내 글씨쓰기 연습과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이라도 이렇게 내 글씨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 ;)

내일은 나가서 예쁜 편지지를 살테다.

그리고 비록 내가 가장 아끼는 만년필은 아니더래도 이 만년필로 예쁘게 다듬어 
글씨를 써볼께...

좋은 꿈 꾸길.



... 이 편지를 우편함에서 발견할 때늬 너의 웃음 띌 그 얼굴을 생각하면서,

    내.가 썼다.





후기(?) : 나무가 친구한테 쓴 편진데... 그냥... 올려봅니다.

          이 친구가 알믄 펄쩍 뛰겠지만.. ;)




-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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