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w ] in KIDS 글 쓴 이(By): kelvin (정 상 희 ) 날 짜 (Date): 2001년 5월 22일 화요일 오후 06시 46분 13초 제 목(Title): 어느 부부의 이혼이야기 어느 부부의 '이혼'이야기 12년을 함께 산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습니다.아니,쑥맥인줄만 알았던 이 여자가! 남편은 화가 날 법도 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결코 침착을 잃지 않았습니다.왜 그랬을까요? 다음은 어느 부부의 ‘이혼’이야깁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한 것은 1987년이었습니다. 남편은 부모님이 운영하던 사업체와 자신이 따로 꾸린 사업 등에서 꽤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지금으로서도 거액에 해당하는 1천만원이나 되는 돈을매달 생활비로 아내에게 가져다 주었죠. 그러나 남편에게는 무서운 병,도박벽이 있었습니다.신혼에도 도박판에 끼면 2,3일씩 외박하기가 일쑤였죠.몇년을 지켜보다 참다 못한 아내는 시어머니께 이 사실을 고했습니다.“또다시 도박판에 끼면 돈한푼 주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불호령을 듣고서야 남편은 겨우 도박에서 손을 떼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건 서곡에 불과했습니다.앉아서 하던 도박을 못하게 된 남편이 이제는 ‘서서’하는 도박에 눈을 돌리게된 것입니다.골프를 배워 내기 골프에 빠져든 것이죠.아내의 머리는 계속 아파만 갔습니다. 남편은 친구들과 함께 나이트클럽 지분도 가지고 있었습니다.자연스럽게 다른 여자들을 대할 기회가 많았던 남편은결혼한지 꼭 10년째 되던 97년,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남편이 사랑한다는 여자는 자신과 같은 유부녀였습니다.어린 자식 둘을 생각한아내는 이혼만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남편은 “너도 나가서 바람 피우라”며 아내를 괴롭혔습니다. 이번에도 아내는 시어머니를 찾았습니다.어려서부터 아들의성품을 잘 알고 있던 시어머니는 늘 며느리 편이었죠.시어머니는 아들에게서 “이혼하면 한푼도 받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일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남편은 이제 대놓고 바람을 피웠습니다.심지어 아내에게 성병의 고통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괴로운 시절을 보내던 아내는 99년 우연히 놀러간 나이트클럽에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급속도로 가까워진 이들은 ‘불륜’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평소 외모에그다지 신경쓰지 않던 아내가 마사지를 받으러 다니고 자신과의 잠자리를 피하자 남편은 눈치를 챘습니다. 선수가선수를 알아본 것이지요. 아내를 미행해 그 남자와 여관에 투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남편은 오히려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왜 그랬을까요? 남편은 아내의 예금과 아내 이름의 가옥을 자신 이름으로명의이전시켰습니다.아내의 외도를 확인한후 2,3주안에 모든 일을 끝냈습니다.그후 남편은 아내와 그 남자가 함께 있는 현장을 덮쳐 이들을 간통혐의로 고소했습니다.아내와 남자는 구속되고 말았습니다. 구속된지 며칠 지나자 남편이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이 자신 명의의 재산을 명의 이전시켜 놓은 것을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남편은 구속으로 거의 심신미약의지경에 이른 아내에게 “이혼을 하게 되면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 권리를 포기하고 자신 명의의 은행 예금도 포기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써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노라 했습니다. 어쨌든 구금 상태를 벗어나고 싶었던 아내는 순순히 남편의 요구에 응했습니다.석방된 아내는 남편에게 잘못을 빌었습니다.그러나 남편은 아내가 협의 이혼해 주지 않는다며 이혼소송을 냈습니다.아내와 아내와 관계를 맺은 남자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도 냈지요.그러면서 ‘각서’의효력을 들어 한푼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부정’한 여자로 낙인찍힌 아내는 어찌해야 할까요? 하지만 그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습니다.특히 정신없이 써준 각서 한장 때문에 모든 재산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내 역시 맞소송을 냈습니다. 아내의 불륜을 약점잡아 재산분할 포기각서를 받아낸 남편은 의기양양하게 소송을 내던 때와는 달리 청천벽력과 같은 판결을 받아야 했습니다.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소송을 통해 외려 아내에게 2억5천만원의 재산을 나눠주라는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각서는 협의 이혼을 전제로 한 상태에서 작성된 것이므로 협의 이혼이 성립되지 않고 이미 소송 단계로 들어갔다면 그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당시 각서는 구금된 부인이 체념상태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비록 부인이 부정을 저지르긴 했으나 결혼이 파탄나게 된 데에는 남편의 책임도 상당히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가영 기자 2001.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