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dsine ] in KIDS 글 쓴 이(By): eternity (invariant) 날 짜 (Date): 2000년 4월 30일 일요일 오후 10시 55분 21초 제 목(Title): 워크샵에서 돌아와 오늘 저녁까지 잤다. 난 자는 게 좋다. 엄마는 종종 자는 것처럼 죽었으면 하고 말씀하신다. 그럴때면 난 마구 화를 내고 엄마를 비난했다. 어차피 그렇게 바라지 않아도 때가 되면 다 그렇게 될텐데 뭣하러 그런 걸 바라냐고. 그런데 지금 난 잠 속에서 죽음을 생각할 수 있어서 잠이 좋다. 엄마를 향했던 비난의 화살은 어느새 나를 향하고 있다. 죽음을 생각할 때 가장 두려웠던 건 아무것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다. 내 몸도, 정신도, 그리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았던 나에 관한 기억까지도 모조리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생각이 두려웠었다. 그러나 지금 죽음에 관해 무엇보다 두려운 건 죽지 않고 살게 되는 것이다. 손목에 그은 칼날이 죽음이 아닌 보기흉한 상처만을 남기게 될 수도 있는 것 처럼. 사는 게 두렵다. 상처받는 것도, 상처주는 것도, 행복한 것도, 슬픈 것도, 아무것도 더 이상 남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멈춰서지 못하는 제어되지 못하는 내 마음도. 지금 내게 가장 가치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 Estrella del Amanec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