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dsine ] in KIDS 글 쓴 이(By): sticky (><B-side><) 날 짜 (Date): 1998년 4월 20일 월요일 오후 01시 52분 57초 제 목(Title): [푸자]서른이 넘어 사랑한다는 것 오랜만에 어나니에 진솔한 글이 하나 올라왔기에 다른 쓰레기에 묻혀버릴까봐 여기 퍼다놓습니다. 오랜만에 보드성격에 맞는 짓 하는 것 같아 뿌듯한 스티키 [ anonymous ] in KIDS 글 쓴 이(By): 아무개 (Who Knows?) 날 짜 (Date): 1998년 4월 19일 일요일 오전 12시 41분 05초 제 목(Title): 서른이 넘어 사랑한다는 것... 서른이 넘어 사랑한다는 것... 서른을 넘기고 다시는 누군가로 인해 가슴설레임 같은 것은 없으리라. 아니 차라리 없어줬으면 하는 바램 아닌 바램, 그리고 다짐 아닌 다짐으로 살다가.. 이제는 섣불리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두려운 감정때문에 나도 모르게 문득 서성이게 된다. 서른을 넘기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한껏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주고 싶어지는 것... 참으로 서글픈 일인게야... 어릴때 어머니의 보석함을 뒤지면서..정사면체로 깎아낸 유독 마음에 드는 자수정을 발견하고는... 엄마, 엄마 나 크거든 이거 나한테 주라... 대학에 입학하고 어느날 퍼뜩 생각난 김에 어머니한테 그것을 받고서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손에 쥐어주리라... 다짐했었지... 하지만 지금 그 자수정은... 누군가의 사람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있다고 소식만 전해 듣게되는 어떤 사람에게 스물 다섯 되는 해에 주어버렸네... 내 노래를 내가 정말 좋아하던 시절... 등불이라는 노래를 알게되었을 때.. "넓고 외로운 세상에서 길고 어둔 여행길 너와 나누리..하나의 꽃을 만나기 위해 긴긴 밤들을 보람되도록 우리 두 사람은 저 험한 세상 등불이 되리.." 라는 가사를 내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들려주고 싶었고... 어쭙잖은 기타실력에 수 없이 연습을 하며 불러줄 사람을 기다렸어... 정말 내가 기자가 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회의가 범벅이된 하루하루를 살던 시절... 또 누군가를 만났고... 삶이 하냥 무섭기만 하고 세상의 모든 일은 두려움이었던 그 아이에게... 5년간 기다렸던 이 노래를 불러 줬을때 그 사람의 눈동자에서 내가 찾던 꿈을 발견 했지만... 그 사람은 이제 웬 다른 사람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시인을 쫓아서 아주 먼 나라의 꿈을 꾸고, 다른 현재와 다른 미래를 살고있네... 대학로의 스산한 일요일 밤을 사랑했던 시절이 있었지... 장마가 닥치기전 잔뜩 습기를 머금은 하늘아래, 파르스름한 가로등에 등을 기댄 플라타너스 나뭇잎들이 괜히 서글프게 흔들리는 날... 나보다 두살이나 많아서 무척이나 현명한 줄 알았던 그 사람이... 자정을 기다리며 뻥과자를 하나씩 뜯어먹다가..왈칵 울음을 터뜨려 버렸을 때, 슬픈만큼 아름다웠던 그 거리를 보며 이 순간이 내가 평생 꿈꿔왔던 동화의 순간인 걸 깨달았었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동양화가에게... 내 스물 셋의 순수를 모두 건네준 것을 알았어... 이제... 또 사람을 만나고... 또 무언가... 마냥 주고 싶지만... 서른해가 나에게 남겨준 것들을 모두 탕진해 버린 것을 발견하곤... 그저... 안타까움만...안타까움만... 그리고... 그 사람도 역시...서른을 넘어 나와 마주서서... 이 순간에 나에게 전해주고 싶지만...이미 누군가에게 주어버린 것들을 떠올리며... 당황하는 표정을 지을 때... 그저... 서글픈 웃음짓으로, 그저 멋쩍은 웃음짓으로 머뭇거려야 하나... 서른이 넘겨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이런 것인가 보다... >>>>So, you finally succeeded in erasing me from your brain <<<< >>>>Good to hear that.... <<<< >>>>okid@geocities.com ---- okid = orchid <<<< >>>>http://www.geocities.com/Augusta/669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