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hess (채승병) 날 짜 (Date): 1996년05월21일(화) 19시59분10초 KDT 제 목(Title): [A] 소련이 독일을 지원한...... 네, 약간 정황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신 부분이 있어서 정정해 드립니다. 독일-소련의 전차문제 합작에 있어서는 독일이 소련에 도움을 더 많이 줬습니다. 독일은 당시 스탈린이 일국사회주의 운동을 벌이면서 각종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중공업 진흥에 힘을 쓰던 것에 발맞추어 독일의 기술을 시험할 테스트 파트너로 소련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이 상호 공조체제 하에서 독일은 주로 소련에게 독일의 우수한 기계설계 및 제어 기술을 상당히 많이 제공했으며 소련의 전술교범 연구에 있어 중요한 일익을 맡아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소련은 반대급부로 독일군 장교들이 소련에 파견되어 연구한 각종 전술체계들을 직접 시험하게 하였으며 베르사이유 조약에 위배되는 많은 실전 차량들을 완제품 또는 반제품 형태로 제조해보도록 하였습니다. 이때 상당히 아이러니컬했던 점은 훗날 독소전에서 독일군 최고의 전략가로 그 명성을 유감없이 떨친 에리히 폰 만슈타인이 1920년대에 소련 파견 무관으로서 하르코프 전차공장이나 쿠빙카 전차시험장 등에서 소련 전차의 기술적 문제를 토의하고 교관으로서 소련 장교들에게 이러한 전술들을 교육시켰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소련은 독일로부터 영감과 기술적 기초를 얻어 투하체프스키 원수가 주동이 된 그룹에 의해 사실상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형태의 기동전략 및 전술을 발전시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1937~38년의 대숙청 기간에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죽었지요.....) 그리고 독일로부터 전수받은 중기계 설계 능력 등이 미국의 크리스티의 연구와 접목되어 급기야는 개전 당시 단연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던 T-34를 보유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독일의 전차들이 T-34와의 기술격차를 없애는데는 무려 개전후 2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티거나 판터같은 우수한 전차들이 나온 후에 말이죠) 독일은 어쨌든 전쟁의 어간에 있어 소련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아주 진보된 전격전 사상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양면에서 크게 발전시키는데는 성공했으나 거꾸로 그 와중에서 소련의 기술력을 크게 향상시켜 종국에 소련과 일전을 벌일때 엄청난 고전을 겪고 독일 패망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흠흠.... 이거 무슨 최근의 반도체 시장 전쟁 역사 보는 것 같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