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tory ] in KIDS 글 쓴 이(By): chopin (** 쇼팽 **) 날 짜 (Date): 2007년 3월 11일 일요일 오전 04시 21분 10초 제 목(Title): Re: [펌]서만주왕조 요를 동만주 금이 대체 북방왕조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학관계를 들여다보면 과거에 의문이었던 일들이 많이 풀립니다. 고구려는 왜 백제 신라를 멸망시키지 않고 그냥 두었는가, 모용씨는 고구려 수도를 점령하고 왜 그냥 돌아갔나, 비슷하게 병자호란때 청나라는 왜 전쟁에 이겨놓고 그냥 돌아갔나 등등 궁금한 점에 답을 해줍니다. 북방왕조는 주로 힘이 강대해져서 대륙확장을 시도할 때 한반도를 침략해 왔는데 그 이유는 한반도지배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서쪽 대륙으로 확장을 하기 직전 후방을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어서였다는 것입니다. 모용씨는 고구려에 쳐들어와 왕 선조들의 무덤을 파가고 왕족포로들을 데려가 후방에서 공격당할 가능성을 없앴습니다. 마찬가지로 백제에 쳐들어와 수도를 함락시킨 광개토태왕도 대륙영토 확장이 목표였습니다. 때문에 후방전선은 항복을 받아두고 달래는 전술을 썼습니다. 병자호란때 조선을 침략한 여진족은 두번이나 조선 왕의 항복을 받고도 그냥 돌아갔습니다. 당시 청나라도 대륙영토확장에 바빴기 때문에 왕의 친족과 포로들을 잡아가서 후방으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렇게 북방왕조의 한반도 침략은 거의 그 목적과 이유 결과가 거의 공식화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금나라만은 고려와 친선관계를 유지하며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 했습니다. 금나라는 대륙확장시 후방이 두렵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요나라와 금-고려 연합 관계에서 찾아보면 답이 나올 듯합니다. 당시는 요의 고려침입으로 요와 고려가 적대관계였고, 여진족이 부흥하여 요를 몰아내고 금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금과 고려는 연합관계였습니다. 요나라는 이미 송-고려 연합세력을 동시에 물리치며 중국 대륙으로 영토를 넓혀놨기 때문에, 금나라가 대륙으로 영토를 확장시키는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요나라 영토를 빼앗는 것으로 금나라는 이미 광대한 대륙 영토를 얻게 됩니다. 송과 금나라는 연합하여 요나라를 물리쳤기 때문에 나중에 금과 송이 충돌하기 전까지 금나라는 중국 북부 대륙을 쉽게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송을 밀어부쳐 대륙의 영토를 더욱 넓힙니다. 결과적으로 금나라는 북방패권국 요와 대항하는 반대편에서 싸우다가 갑자기 북방패권국으로 뒤바뀌는 상황으로 전개 되었기 때문에 후방 한반도의 고려와 계속 친선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북방민족을 포용하는 새 역사관을 만들려는 시도에서 이 문제를 너무 쉽게 두 민족이 가까워서 친하게 지냈기 때문이라는 잘 못 된 해석을 내놓는 것을 종종 봅니다. 김운회의 대쥬신사에서도 여진족이 우리민족과 가까워서 금나라와 사이가 좋았다던가, 몽골족과도 민족적으로 가까워서 칭기스칸과 사이가 좋았다는 동화같은 순진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사이가 아무리 가까운 민족이라 하더라도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 싸우고 죽이는 것이 바로 국제관계입니다. 같은 동족인 남북한도 전쟁을 했는데 그보다 먼 관계인 여진족 몽골족이 설마 우리와 가까운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친하게 지내려 했겠습니까? 동아시아 역사는 북방왕조 중심으로 새로 써야 합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너무 휘둘려서 의도적으로 목적에 맞는 해석을 하는 것은 경계해야됩니다. 우리와 한뿌리에서 갈라진 선비, 말갈, 예맥족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싸우고 연합하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 모두 있는 그대로 역사에 포용해야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이해관계와 역학관계를 잘 분석하고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미래의 한반도의 역사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__ 쇼팽 http://brainew.com |